[전시] 사진·조형작가 튜나리 개인전

복합문화공간 ‘플랫폼 몰탈’ 기획
재개발로 잊혀지는 공간 찾아
‘기억의 타임라인’ 오브제 작업

[사진제공=튜나리]
[사진제공=튜나리]

[고양신문] 20대 후반의 젊은 사진작가 튜나리(본명 이동원)의 개인전이 백석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플랫폼 몰탈(platform mortar, 대표 방성욱)에서 진행 중이다. 기존 사진작가들의 전시와 달리 사진과 오브제가 어우러진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는 사라져 가는 마을을 찾아 사진을 찍고, 그것들을 합성해서 출력한 후 잘라내고 조합해 유리돔 안에 넣었다. 구조물들은 재개발 현장에서 직접 채집한 흙, 유리, 시멘트 등 부서진 잔해들로 만들었다.

그는 역사적인 유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라져 가는 공간들을 시대의 관찰자로서 주목했다.  재개발로 소멸되는 공간을 ‘기억의 타임라인’ 위에 올려놓기 위해 재료를 수집했다. 현장 사진을 찍고, 건물 부스러기들을 채집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다시 이어 붙였다. 하나가 된 이 물체(오브제)가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역사적 증거로서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튜나리 작가.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튜나리 작가.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공간 역시 생성되고 사라지죠. 재개발이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고, 변화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모하기 전에도 특정 장소가 존재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해요.”

HND-수집한 사진,채집된 흙,철근,알루미늄,타일,콘크리트,아스팔트,에폭시레진,유리 [사진제공=튜나리]
HND-수집한 사진,채집된 흙,철근,알루미늄,타일,콘크리트,아스팔트,에폭시레진,유리 [사진제공=튜나리]

그가 하는 작업은 기억의 한순간을 캡처해서 꺼내는 것과 같다. 그는 폐기물이 돼서 버려지는 흙이나 잔해들에 조형 감각을 투영해 지금과 같은 작품을 만들었다. 재개발되는 동네를 전면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아, 동네 이름은 숨겨 공간 자체에 대한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작품명에서 HSD는 흑석동을, GPD는 개포동을, BBD는 방배동을 의미한다. 그의 작품을 본 비평가는 '진공 속에서, 시공간의 흐름 속에서 장소를 기록한다’고 소개 글을 썼다.

그는 사진 자체에 관심이 많지만, 사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힘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첫 작업은 서울에 있는 근대건물들을 촬영한 사진을 수집해서 자신이 찍은 사진과 콜라주한 후 프린트 한 것이었다. 앞으로도 주제에 역사성을 드러내면서 표현방식 역시 계속 변화를 줄 생각이다. 지금 동료들과 하고 있는 작업은 코로나시대를 기억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일본 기요사토 사진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플랫폼 몰탈의 방성욱 대표는 “사진 공부를 같이 한 친구들이 상주하면서 작업하고, 전시하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이곳을 만들었다”면서 “작년 1월부터 전시를 시작해, 올해는 튜나리 작가의 전시만 하게 됐다. 그동안 사진, 영상, 퍼포먼스 등 5명의 신진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전시했다”고 말했다.

현재 튜나리 작가의 사진, 조형물, 흙을 담아놓은 큐브들을 포함해 총 14작품을 전시 중이다. 9월 26일 시작된 전시는 11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유튜브를 통해서도 감상이 가능하다.

전시장소 : 복합문화공간 플랫폼 몰탈
          (일산동구 백석로 86번길 67, 지하1층)
관람시간 :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일요일 휴무)
문의 : 010-2475-9191

GPD_수집한 사진,유리,타일,콘크리트,ABS,에폭시레진,유리돔 [사진제공=튜나리]
GPD_수집한 사진,유리,타일,콘크리트,ABS,에폭시레진,유리돔 [사진제공=튜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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