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봄사회적협동조합 ‘아모르부티크 패션쇼’

내가 만든 옷 입고 패션쇼 주인공
자존감 되찾고 경제활동까지 연결
50대 이상 여성들 “옷 이상의 의미”

한양문고주엽점 갤러리 한에서 열린 '아모르부티크 패션쇼' 
한양문고주엽점 갤러리 한에서 열린 '아모르부티크 패션쇼' 

[고양신문] 중년 여성들이 한 명씩 붉은색 런웨이 무대를 걸어 들어온다. 얼굴에는 아마추어의 수줍음이 배어 있지만, 걸음걸이는 프로 모델들처럼 자신감이 넘친다. 재기발랄한 그들의 모습에 여기저기서 박수와 환호가 터진다. 14일 평범한 이들이 생애 처음 무대에 서는 패션쇼가 한양문고 주엽점 내 갤러리 한에서 진행됐다. 지난 5월부터 6개월 동안 진행된 ‘50+여성, 아모르부티크 인생맞춤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는 고양시 성평등기금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해봄사회적협동조합(이하, 해봄)’ 주관으로 진행됐다. 경력단절 여성과 ‘빈 둥지 증후군’을 앓는 50대 이상 여성들이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회적 연대감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역사회 여성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경제 활동까지 연계해 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20명의 참가자들 중에는 손재주가 탁월한 이들도 있었지만, 재봉틀에 처음 앉아보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이 전문 강사들의 지도를 통해 옷 만들기를 함께 배우고 재킷, 바지, 원피스 등을 완성했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끝낸 소감을 모아 작은 책자도 만들었다. 이날의 행사는 그 결과물로 출간기념회와 ‘인생 런웨이’까지 선보인 것이다.

후곡마을에 사는 박미경 씨는 “옷 패턴 만들기와 재단은 처음 배워보는 터라 두렵기도 했는데요. 좋아하는 퀼트를 이용해서 개성 있는 옷을 만들 수 있어서 기쁩니다. 저는 이 재킷을 ‘시간을 연결하는 재킷’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저의 기쁨과 걱정, 두려움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죠”라고 소감을 밝혔다. 일산동의 김진 씨는 “직접 옷을 만드는 것은 생각도 못 했는데,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뜻깊은 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면서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이 옷은 이제 ‘옷’ 그 이상의 의미가 되었다”고 말했다.

[사진=심양진]
[사진=심양진]

해봄의 허선주 이사장은 “코로나19와 오랜 장마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열정으로 이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었다”면서 “앞으로도 해봄은 여성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교육 활동을 할 생각이며,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시민참여형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봄은 아모르부티크 참여자를 중심으로는 소모임을 꾸려서 경제 활동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올겨울에는 ‘텃밭 예찬’(가제)이라는 프로젝트로 농사를 함께 지으면서 농업이 가지고 있는 문화 예술적 기능과 치유의 기능을 공부할 예정이다. “고양시 중년 여성들, 파이팅!”

옷만들기를 배우고 있는 프로그램 참가자들. [사진=심양진]
옷만들기를 배우고 있는 프로그램 참가자들. [사진=심양진]
"중년여성의 당당한 삶, 파이팅!" [사진=심양진]
"중년여성의 당당한 삶, 파이팅!" [사진=심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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