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현안 동분서주 / 일산 홍정민·이용우 국회의원 인터뷰
자족용지 있지만, 수도권 곳곳 규제에 가로막혀
지방세법개정, 특례시 법안으로 경쟁력 강화 필요
KBS 이전 방송영상밸리 활력, 미디어 생태계 조성
한예종 신규학과 중심으로 유치, CJ와 협력 필요
[고양신문] 국회의원회관에서 마주한 일산의 두 국회의원은 활력과 자신감이 엿보였다. 고양시와 일산의 미래를 위해 홍정민(일산동구), 이용우(일산서구) 국회의원은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수시로 소통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지역발전과 관련해 각자의 분야에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협력이 필요할 때마다 긴밀히 만나 해법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용우 의원은 최근 본지의 인터뷰 요청에 “그렇다면 홍 의원님과 공동으로 진행하면 좋겠다. 함께 전할 이야기가 많다”며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업유치와 관련해서는 최근 큰 진전도 있었다. 바로 KBS다. 특히나 홍 의원은 방통위를 담당하는 상임위 활동으로, 이 의원은 판교에서 카카오뱅크를 이끈 기업가로서의 역량과 경험을 충분히 발휘했다. 두 의원에게 KBS 이전, 한예종 유치, 일산테크노밸리 준비, 지역의 교통이슈 등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10일 이용우 의원실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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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산테크노밸리는 바이오메디 클러스터로 윤곽이 잡히고 있지만, 바로 옆 방송영상밸리는 큰 진전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KBS가 이전을 타진하게 됐다. 배경이 궁금하다.
홍정민 = 국회 상임위에서 방송통신위원회를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는 과방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어 KBS와 밀접하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다. 같은 상임위의 정필모 의원도 힘이 됐다. 이분이 KBS 부사장 출신이다 보니 자연스레 KBS 경영진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지난 국정감사에선 양승동 KBS 사장에게 일산방송영상밸리와의 협력가능성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에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현재 KBS는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는데다가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제작환경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돈은 없지만 이전이 필요한 시기다.
▮ 협상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이전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홍정민 = 이전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긍정적이다. KBS는 이전 부지로 일산을 1순위에 두고 있다. 며칠 전만 해도 저와 이용우 의원, 이재준 고양시장, KBS 부사장과 전략기획국장 등 핵심 인물들이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풀어야할 문제에 해법까지 제시한 상황이다. 이전 규모는 드라마와 예능 제작국이다. 현실적으로 본사 이전은 힘들다. 국회를 세종으로 옮기자고 하는데, 그러면 KBS도 세종으로 가게 된다. 하지만 실망할 이유는 없다. 본사라고 하면 재무를 담당하는 최소인력과 뉴스센터 정도다. 본사 인력은 지역의 방송산업이 성장하는 데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된다. 나머지 대규모 인력인 드라마·예능 제작국이 일산 이전을 생각하고 있다. 제작인력은 4000명 정도로 파악된다. 드라마와 예능 종사자들은 흩어지기 보단 집적화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다보니 외부제작업체 등 관련업종 사람들까지 같이 이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4000명 이상의 인력이 상주하게 되면 자연스레 일산에 방송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 KBS 이전과 관련해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고 했는데.
이용우 = KBS는 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영방송이란 이유로 상업적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고양시 입장에서는 일산 MBC와 같은 ‘먹튀’ 사례가 문제다. 일산의 제작인력이 서울 상암으로 떠난 것을 두고 비난이 많았지만 손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돈이 없는 KBS와 안전장치가 필요한 고양시의 입장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제안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사례를 일산으로 가져오면 되겠다 싶었다. 고양시와 경기도공이 건물에 대한 지분을 일정부분 소유하면 공동명의가 되기 때문에 기업이 마음대로 건물을 처분하고 고양시를 떠날 수 없다. KBS도 이런 제안에 동의했다.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고양시 지분참여, 가능한 일인가.
이용우 = 경기도공은 과거 판교 사례가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다만 고양시의 지분 참여는 지금으로선 조례가 필요하다. 조례 제정을 위해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조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고양시가 비용을 치러야 하는지, 추진과정에 대해 시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지금이 좋은 기회인 것 같다.
홍정민 = 이번 인터뷰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자세한 정보를 공유하고 싶었다. 관련 조례는 향후 다른 기업유치를 위해서도 필요한 조례이기 때문에 3기신도시 내에 자족용지를 준비 중인 덕양구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고양시 자족기능을 강화하는 조례에 야당의원들도 모두 동의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 입법기관에서 일하고 있으니 법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고양시는 기업유치가 절실하다. 하지만 여건이 좋지 않다. 수도권 과밀에 따른 규제가 2중, 3중으로 적용돼 있기 때문이다. 관련 법안을 개정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용우 = 가장 중요한 것이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이다. 개정안을 홍 의원과 함께 대표발의했다. 수도권은 규제 총량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현행법은 제정된 지 약 40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본래의 입법취지와 달리 수도권 내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고양시는 과밀억제지역인데, 바로 옆 파주는 성장촉진지역이다. 고양시에 자족용지가 있어도 기업유치가 힘들 수밖에 없다. 수도권 내 많은 지역이 이런 피해를 안고 있다. 참 오래된 이야기다.
수도권 규제 총량 자체를 줄이기는 어렵다. 이유는 비수도권 지역의 반발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방균형 발전과도 맞지 않다. 그래서 제안한 것이 수도권 총량은 그대로 두고, 수도권 내부에서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을 각 지자체간 적절히 다시 배치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수도권 내부조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 개정안과 관련해 경기 남부와 북부 국회의원들의 입장차가 크지 않을까.
홍정민 = 그 부분은 상당히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풀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수도권 내부에서는 고양시처럼 다중 규제에 묶인 곳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래서 조율이 가능하다. 수십 년 묶은 과제를 이번 국회에서는 꼭 풀어야 한다.
이용우 = 3기 신도시 내에도 자족기능이 있는데, 이걸 정비 안하면 기업유치가 어렵다. 산업용지를 가져와 봐야 안 된다. 법을 바꿔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 홍정민 의원님은 ‘지방세법개정안’을 지난 7월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도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홍정민 = 지역발전을 위해 ‘수도권정비법’이 가장 중요한 법이라면 두 번째로 중요한 법이 ‘지방세법’이다. 현행 지방세법에 따르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기업이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를 300% 중과하고, 취득으로부터 5년간 재산세를 500% 중과하도록 되어있다. 현재 고양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접경지역’이자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돼 있다. 앞서 말했지만 파주시는 같은 접경지역이지만 ‘성장촉진지역’이다. 고양시는 현실적으로 기업유치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개정안을 통해 이런 불합리한 지점을 없애고자 한다. 고양시 맞춤형 개정안이라고 평가절하해선 안 된다. 부당하기 때문에 바꿔야 하는 것이다. 접경지역 내 과밀억제권역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의 법안이라 동료 의원들 설득이 가능하다.
▮ 특례시 법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홍정민 = 원래는 100만 특례시였지만, 지금은 인구 50만 명으로 조정된 안이 추진 중이다. 고양시가 특례시가 되면 준광역시급의 재정, 행정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50만 도시에 특례시 권한을 주는 안으로 바뀌면서 동의하시는 의원들이 부쩍 늘었다. 의원 발의가 됐지만 사실 이게 정부안이라 보면 된다. 그래서 통과 가능성이 더욱 높다.
▮ 3개의 법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과연 통과되느냐가 관건 아니겠나.
이용우 = 이제부터 열심히 싸워야 한다. 대표발의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여야가 막론하고 서명을 한 이유는 현안을 같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개발되고 있는 3기 신도시도 법안개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 같다. 이런 법안들이 적극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적기가 바로 지금인 듯하다.
▮ 다음은 한예종 유치와 관련해 이야기를 듣고 싶다. 교직원과 학생들은 일산 이전을 달가워하지 않은 모양이다.
홍정민 = 학교 전체가 모두 일산으로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본교는 어렵지만 신설학과 중심으로 일산 이전이 가능해 보인다. 한예종은 현재 6개 원으로 구성돼 있다. 거기에 대중예술을 중심으로 한 2개 원을 신설하게 될 것 같다. 신설 원 포함 3~4개 원의 일산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한예종 유치를 위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나.
이용우 = CJ라이브시티 등 주변 여건과의 교류협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이미 CJ에 요청해 놓은 사안인데, 대학과 기업이 새로운 코스(커리큘럼)를 만들어 해외연수도 하고, 공부가 끝나면 기업에 바로 채용될 수 있도록 하는 안이 필요하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CJ 입장에서도 ‘아트디렉터’ 등이 필요한데, 어디서 쉽게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해외 유수의 대학원들이 다 이런 방식으로 시작됐다. 학교와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면 학생들도 만족할 것이다.
▮ 교통문제 이야기를 꺼야내겠다. 두 의원님 모두 각 지역의 중요한 철도노선 연장 문제를 떠안고 있다. 먼저 일산서구의 3호선(일산선) 연장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이용우 = 저의 입장은 단호하다. 가좌와 덕이가 모두 포함되지 않고서는 절대 추진될 수 없다. 반드시 두 곳을 다 가야한다는 것이 저의 답이고, 구체적 방법론은 파주시가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안 된다면 착공할 수 없다. 어디 하나를 버리고 갈 수는 없다. 현재 3호선은 파주시와 그 지역 국회의원이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조만간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즈음이면 큰 방향이 나올 것이다. 방송밸리와 CJ라이브시티, 테크노밸리의 교통도 문제다. 기존 교통체계와 차원이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이 지역은 중앙로와 3호선과도 거리가 있다. 그 지역을 중심으로 트램과 같은 신 교통체계도 생각해봐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서울9호선을 김포공항에서 킨텍스까지 연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조만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만나 이곳에 대한 종합적인 교통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 일산동구는 고양선 식사연장에 대한 열망이 강렬하다.
홍정민 = 고양선 식사역 동시착공은 반드시 관철시키겠다. 3기 신도시가 발표됐을 때 약속했던 고양선의 예타 면제가 왜 안됐는지부터 따져 물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신청된 공타(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만 볼 것이 아니라 종합평가 부분의 다른 요소들도 중요한 판단요소가 되도록 힘쓸 생각이다.
▮ 식사역 연장에 대해선 LH가 지금까지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는데.
홍정민 = 사실 LH의 의중은 중요하지 않다. LH는 국토부의 의견을 따르게 돼 있다. 고양선은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에 의사결정권한이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고양시 입장이다. 그런데 고양시는 지금 저희 의원실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함께 손을 잡고 이 문제를 돌파하는 중이다. 공타 완료시점이 미뤄지는 한이 있더라도 식사역 연장안을 꼭 포함시키겠다. 고양시가 원하는 방향으로 노선이 수정되지 않으면, 고양선은 물론 3기 신도시 분양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 일산테크노밸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홍정민 = 판교처럼 비슷한 성격의 기업들이 올 수 있도록 산업을 특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격에 맞지 않은 중견 건설사가 오거나 한다면 특화도 안 되고 성공하기도 힘들다. 방향을 처음부터 잘 잡아야 한다. 우리의 경우는 바이오, 메디, 미디어영상, 콘텐츠, AR·VR과 같은 것들이다.
이용우 = 일산은 테크노밸리 옆에 방송밸리, 킨텍스가 있어서 관련 산업을 특화하기 좋은 조건이다. 왜 카카오 같은 회사를 안 데리고 오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기업을 움직이려면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바로 인력이다. 우리 쪽에는 인력, 즉 관련 종사자가 없다. 지역에 인력풀이 조성돼야 회사가 움직인다. 결국 클러스터가 조성돼야 하는데, 단번에 되는 것이 아니다.
▮ 일산테크노밸리는 입지적으로 어떤 장점이 있나.
이용우 = 바이오클러스터라고 할 만한 곳이 두 곳 있는데 강원도 원주는 의료기기, 충북 오송은 제약회사가 몰려있다. 하지만 두 곳의 취약점은 병원이 없다는 것이다. 뭔가 개발하려면 임상이 중요하다 연구기능을 가진 인력과 데이터가 필요하다. 고양시에는 대형 병원이 6곳이나 있어 바이오·의료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이런 내용들을 잘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정민 = 접근성도 매우 중요하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에서는 디지털 핼스케어 분야를 유망사업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분야는 단순히 바이오 전문가만 필요한 게 아니라 AI 또는 IT 전문가들이 유입돼야 한다. 하지만 이런 업계의 종사자들은 수도권 외부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젊은 디지털 인력이 원하는 접근성 면에서 일산은 매우 우수한 조건에 있다.
▮ 일산테크노밸리 일대 사업구역의 네이밍 후보가 최근 선정됐다. 네이밍은 브랜드의 가치를 담고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공모작 1위가 ‘고양 K-밸리’이고 다음으로 ‘고양 미래복합지구’, ‘일산 하이테크파크’ 등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홍정민 = 만족스럽지 않다. 고양시가 100만이 넘는 거대 도시이고 지역별로 특색을 가지고 있는데, 꼭 고양이란 이름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이용우 = 같은 고양이지만 일산은 덕양과는 다른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일산이 가진 브랜드 가치를 살려야 하는데, 왜 그 장점을 죽이려 하는가. 일산 사람들은 자꾸 ‘고양’을 강요하는 것에 오히려 반발심을 가지고 있다. 하이테크파크라는 이름도 과거 제조업 느낌이다. 일산에서 준비하고 있는 바이오, 미디어, 마이스, 메티컬의 특징을 담아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네이밍이 잘못되면 아이덴티티도 죽는다. 브랜드 네이밍은 정말 중요하다. 그 지역의 특징, 확장성을 조화롭게 담아내야 하는데 이번에 고양시가 선정한 이름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우려스럽다.
홍정민 = 기업인 출신인 저희들은 네이밍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기업인들에게 끌리는 네이밍이 필요하다. 지금의 명칭으로는 일산테크노밸리의 홍보가 쉽지 않다. 네이밍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