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옷만들기 공방 ‘바느질세상’

성저마을 버스정거장 옆에 있는 바느질세상.
성저마을 버스정거장 옆에 있는 바느질세상.

실·원단·재봉틀로 채워진 대화동 공방
18년간 바느질해온 판명희 대표 운영
온라인카페 회원만 5만6000명 활동
“그날 디자인하고 완성해서 입어요”

[고양신문]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다보니 그에 맞는 취미생활을 찾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바느질 기억을 되살려 옷이나 마스크, 여러 가지 소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대화동 성저마을에 있는 ‘바느질세상(대표 판명희)’은 재봉을 이용해 이런 것들을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공방이다. 

30평 정도 되는 공간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홀, 수업을 하는 공간, 원단을 보관하는 방으로 분리했다. 바느질 공방답게 각종 실과 원단, 재봉틀이 각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곳곳에 판명희 대표가 만든 옷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진열돼 있고, 그가 쓴 3권의 책, 『행복한 바느질 세상 옷 만들기 DIY』, 『 판명희의 티메이킹』, 『생활 소품 DIY』도 서가에 꽂혀 있다. 

28년차 고양시민인 판 대표는 18년 동안 바느질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디자인을 공부했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취미로 시작한 재봉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일로 발전했다. 2003년에 다음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해 원단, 부자재, 바느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처음 동호회로 시작한 이 온라인 카페의 회원은 현재 5만6000명이나 된다. 

이곳 오프라인 공방에서는 판 대표가 매일 오전에 강의를 진행한다. 기초부터 배울 수 있는 정규반과 원데이 특강이 있다. 다른 공방과 다른 점은 그동안 한 번도 같은 강의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 달에 2~3가지 새로운 신상품을 계속 만들어 낸다.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공방을 하루도 쉬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 보니 10년 이상 그를 찾아 오는 회원들이 있다. 부산 롯데백화점 동래점에도 매장이 있는데, 그에게 옷 만들기는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것과 같다. 

매장에 전시된 판명희 대표가 만든 옷과 모자, 가방
매장에 전시된 판명희 대표가 만든 옷과 모자, 가방

판 대표는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보니 원단이나 패션이 무척 발달되어 있다”면서 “계절별로, 장르별로 내가 원하는 소재와 사이즈를 선택해서, 디자인을 하고 옷을 만들어 입는 것은 즐거움과 성취감을 준다”고 전했다.   

바느질세상 내부
바느질세상 내부

“이곳에 오시는 분들은 옷뿐만 아니라 가방, 모자, 파우치, 머플러 등 못 만드는 게 없어요. 신발만 사 신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손으로 하나 하나 완성해야 하는 뜨개나 퀼트와 다르게, 이곳에서는 재봉틀로 2시간30분 만에 어떤 작품이든 하나를 완성할 수 있어요. 누구나 그날 옷을 완성해서 입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옷을 사러가는 시간보다 더 빠르다고 할 수 있죠.” 

기자가 방문한 날 서울 도봉구에서 왔다는 한 수강생은 “앞치마를 만들고 싶어서 찾아 온 지 2년 정도 됐다”면서 “옷 만들기는 처음 배웠는데 작년 겨울에는 알파카 천으로 코트를 만들어 입었을 정도로 만족스럽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판 대표는 작년까지 매년 아람누리에서 회원들과 함께 전시를 했고, 가능하다면 내년 4월경에는 매장 앞 정원에서 오픈 플리마켓을 할 생각이다.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랫동안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바느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고, 그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쌀쌀한 계절을 맞아 정성을 담은 소품을 만들어 선물을 해도 의미 있겠다.  

주소 일산서구 일산로635번길 8-4
문의 010-9426-3830(연중무휴)

 

판명희 대표
판명희 대표
바느질세상 입구
바느질세상 입구
아기자기한 소품과 다양한 실들
아기자기한 소품과 다양한 실들
옷만들기 수업 중인 판명희 대표(왼쪽)와 수강생
옷만들기 수업 중인 판명희 대표(왼쪽)와 수강생
판명희 대표가 쓴 3권의 옷만들기 책.
판명희 대표가 쓴 3권의 옷만들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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