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랜선쿡!톡! 맛있는 평화통일’

[고양신문] 주엽커뮤니티센터에서 ‘랜선쿡!톡! 맛있는 평화통일’이라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평화통일교육 공모사업으로 고양시민회가 주관해 진행한 이 행사는 새터민에게 북한음식을 배우며 북한의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었다. 10월 24일부터 11월 14일까지 매주 토요일, 비대면으로 10가족이 참여해 진행됐다.
4회차 동안 농마국수, 두부밥, 인조고기밥, 펑펑이떡. 이름도 생소한 북한 음식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농마국수는 함흥냉면이고, 두부밥은 두부를 직접 튀겨서 밥을 넣고 양념장을 얹은 북한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인조고기밥은 콩고기 안에 밥을 넣은 것이고, 펑펑이떡(일명 속도전떡)은 펑펑이(옥수수의 북한말) 과자를 가루로 만들어 물을 섞어 반죽한 떡인데 인절미처럼 쫀득하다.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재료도 있어 참가자들은 센터에서 준비된 재료를 받아다가 방송을 보며 함께 만들었다. 

참가자들이 만든 음식 사진
참가자들이 만든 음식 사진

마지막 날인 14일, 방송을 마치고 환한 웃음을 웃고 있는 탈북자 이축복(가명)씨, 김바다(가명)씨를 만났다. 함흥에서 왔다는 이축복씨는 “북한의 대중음식이 많은데 더 많이 알려주지 못해서 아쉽다. 남과 북이 음식으로 하나되는 게 쉬울 것 같다”며 기회만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북한음식과 문화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청진 출신인 김바다씨는 “북한에서 먹던 음식이 남한 사람들 입맛에 맞을까 걱정했는데 정말 맛있다고 하니 한식 먹는 입맛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서 통일이 되어 남한 사람들이 북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 ‘랜선쿡!톡! 맛있는 평화통일’에 참가한 시민들.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 ‘랜선쿡!톡! 맛있는 평화통일’에 참가한 시민들.

북한음식배우기 프로그램은 당초 대면수업으로 기획됐다. 황희선 고양시민회 교육위원은 “코로나19 때문에 못하는구나 하고 포기하고 있다가 텔레비전에서 ‘백파더:요리를 멈추지 마’를 보고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온라인 방송 예산이 따로 없어서 영상송출하는 방법을 배워 직접 진행을 했다. 첫날은 음향이 나오지 않아 30분 늦게 시작하며 등에 식은땀을 줄줄 흘리기도 했는데 참가자들이 재미있다고 하고 회를 거듭할수록 더 열기가 뜨거워져 신나게 진행했다고 한다. 

이진희 주엽커뮤니티센터장은 “아이들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음식을 만들어 입에 딱 넣으면 바로 엄지척, 손 하트를 날리며 반응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그 모습을 보고 탈북민들의 얼굴이 활짝 피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며 “탈북민들이 이 작업을 통해 긍지를 갖게 되어 더 의미있고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음식배우기는 간단하게 배울 수 있는 음식들이라 30분 이내에 마치고, 주별로 북한의 음식문화, 북한의 교육과 사교육, 북한의 나들이, 북한의 일상생활에 관한 질문과 대답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북한에도 사교육이 있고, 장마당을 따라 돌아다니며 장사도 하는 등 우리가 알던 것과 많이 다른 실상을 탈북민의 입을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기회였다. 북한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고,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이미지를 바꾸는 계기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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