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작가 8명 『고양 골목 여행』 출간

이다빈 작가와 ‘골목여행 에세이’ 수업
재미 보람 행복… “또 쓰고 싶어요”

'고양골목여행' 출판기념식을 함께 연 이다빈 작가(가운데)와 공저자들.
'고양골목여행' 출판기념식을 함께 연 이다빈 작가(가운데)와 공저자들.

[고양신문] 소소한 일상을 그리워하며 지냈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장거리와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혼자, 혹은 둘이서 동네로 여행을 떠났다. 고양시민 8명이 3개월 동안 고양시 구석구석을 여행한 체험을 에세이로 쓰고 글을 모아 『고양 골목 여행』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8명 시민작가들의 에세이를 모은 『고양 골목 여행』
8명 시민작가들의 에세이를 모은 『고양 골목 여행』

한양문고 주엽점에서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월요일 오전에 진행된 ‘골목여행 에세이 쓰기’는, 고양테마여행기 『소소여행』을 쓴 이다빈 작가의 진행으로 고양시를 여행한 후 그 느낌을 써서 책으로 출간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첫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이후에는 한양문고에서 대면 강의로 진행되었다. 수강생들은 여행 에세이 쓰는 법과 사진 찍는 법을 배우고 각자의 경험을 글로 썼다.

여행지는 내가 살고 있는 고양시 골목, 공원, 카페, 왕릉 등 다양했다. 완성한 글을 함께 읽고 합평, 첨삭, 퇴고, 교정을 거쳐 책으로 완성했다. 30일 열린 출판기념식은 이다빈 작가의 사회로 단출하게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내용은 감동적이었다.

이다빈 작가는 “그동안 책 만드는 강의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더 편안했다”면서 “이런 시국에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자고 했더니, 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다가온 것 같다. 책도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더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북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김기섭씨(왼쪽).
북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김기섭씨(왼쪽).

수강생 중 한 명인 김기섭씨는 그림책명상학교 대표로 활동하며 ‘나를 찾기 위한 명상 여행’이라는 주제로 글을 썼다. 그는 매주 일산호수공원 연지(자연학습원)에 가서 1시간 정도 머물며 사진을 찍었고, 그것에 명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더했다. “여행 경험을 글로 쓴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 참신하고 색다른 경험이 되었다. 앞으로 자주 쓰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심리상담가이면서 ‘여성의 지평을 넓히는 열린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계수정씨는 “고양시를 너무 몰라서 고양 골목을 다녀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이런 결과물이 나왔다”면서 “언젠가는 글을 써보고 싶었다. 미흡하고 습작수준이지만 바랬던 것, 좋아하는 것, 추구했던 것들을 해본 느낌”이라고 말했다.

북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계수정씨.
북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계수정씨.

고양영상미디어센터 영상제작단 감독이면서 ‘소현세자의 꿈이 유폐된 서삼릉’이라는 제목으로 쓴 장남진씨는 “촬영을 위해 많은 곳을 여행해서 가지고 있는 자료가 많지만, 에세이 쓰기는 생소해서 부담이 컸다”면서 “앞으로 자주 써서 글쓰기가 낯설지 않게 하겠다”고 후기를 전했다. 이종철씨는 “20년 넘게 수영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매출이 꺾여 마음이 힘들 때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됐다. 작가라는 호칭이 무척 어색하지만, 인생 마지막에는 책을 써서 하나뿐인 딸에게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숙영씨는 “5년 전까지는 가족들이 여행을 많이 다녔다. 부족한 글이 책으로 나오니 쑥스러운데 기회가 되면 또 책을 쓰고 싶다”, 윤성혜 씨는 “혼자 다니면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다른 분들이 쓴 에세이를 아껴가며 읽다 보니 출간 이후가 더 행복하다”, 최상혜 씨는 “여행을 많이 해서 추억은 많지만 글은 처음 써봤다. 이렇게 책으로 출간된 것을 보니 뿌듯하고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양문고 주엽점이 주관하고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행사로 책과 예술, 지역 문화 활성화에 일조했다.

북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이숙영씨(왼쪽).
북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이숙영씨(왼쪽).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