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헌 자인메디병원장의 건강칼럼

김병헌 자인메디병원장

[고양신문] 여름철 패션의 디테일은 신발에 있다고 본다. 시원한 옷차림과 함께 깔끔한 샌들이나 날씬한 힐로 패션을 완성하는 젊은 층으로 인해 여름 신발 시장은 항상 대목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무지외반증 환자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에 변형되는 흔한 질환으로 보통은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돌면서 검지발가락 밑으로 들어가는 모양으로 변형이 온다. 무지외반증은 변형된 발 모양 때문에 대부분 미용 목적으로 병원을 찾지만 의사 입장에서는 미용보다는 하체 건강 차원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질환으로 여긴다.

무지외반증을 방치할 경우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걷지 못하기 때문에 검지·중지 발가락 밑의 발바닥에 티눈 또는 굳은살이 생기게 돼 보행이 점차 어려워진다. 아울러 엄지발가락 변형이 심해지만 검지발가락이 탈구되는 현상까지 생길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무지외반증은 발모양만 보면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질환에 비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하지만 외관으로는 크게 못 느껴도 무지외반증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있어서 병원에서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엑스레이 촬영으로 발가락의 각도를 재고 진단을 한다. 보통 엄지발가락의 변형된 각도가 15도 이내이면 정상이며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의 벌어진 각도가 9도 정도가 정상 범위다. 하지만 두 발가락 사이 각도가 13도를 넘어가면 무지외반증으로 판단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측면의 뼈가 돌기되면서 옆에 있는 점액낭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빨갛게 붓는 정도에서 통증으로 걷기가 어려울 정도까지 다양한 통증을 유발하며 보행에 지장을 주게 된다.

무지외반증의 원인은 신발 착용 습관에 있다. 예쁘다는 이유로 볼이 좁은 신발을 자주 신는다든지, 하이힐을 신게 되면 무지외반증이 가속화된다. 이 밖에도 비만으로 인해 무지외반증이 오는 경우가 있으며, 발의 작은 근육인 내재근의 힘이 떨어져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무지외반증의 치료는 증상이 경미하면 약물 치료를 하지만 변형 각도가 어느 정도 이상이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수술을 하게 된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엄지발가락과 중지 발가락 사이의 구조물을 풀어주고, 엄지발가락 쪽의 관절낭을 열어 튀어나온 뼈를 절제한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볼이 좁은 신발이나 하이힐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하이힐을 신었다면 1~2시간 후에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아울러 발의 근육이 약해지지 않게 운동을 하고, 초기 무지외반증의 경우 발바닥 앞 쪽에 깔창이나 패드를 대서 힘을 분산시키는 방법도 있다. 발은 신체를 지탱하고 있는 기초가 되는 부위이므로 평소에도 잘 관찰하고 조금이라도 통증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김병헌 자인메디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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