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풍동 ‘엘피조 커피’

멋스러운 건물과 밝고 화사한 인테리어 
통창 너머 펼쳐진 아름다운 숲속마을 풍경 
그림, 재즈, 책… 곳곳에 숨은 예술감각

창가쪽 테이블
풍동에 자리한 '엘피조 커피'의 창가쪽 테이블

[고양신문] 커피 한잔을 마시더라도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곳이 있다. 커피 맛은 물론 내부와 외부 풍경이 매력적일 때 그 생각은 더하다. 애니골 입구 사거리를 지나서 풍동 초입의 빌라 단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흰색 건물이 나온다. 이곳 1층에 있는 ‘엘피조 커피(대표 황현진)’는 미술관처럼 외관이 고급스럽다. 회색 벽돌로 지어진 카페 건물과 커다란 철제 출입문은 심플하면서 단정하다. 테라스를 포함해 80평 규모의 이 카페는 1년 전에 오픈했다.

계절의 아름다움 보여주는 창문들

20대 후반의 황현진 대표는 프랑스에서 영화 이론을 공부하던 중 작년 초에 귀국했다. 이후 차근차근 카페를 준비하고 매일 커피를 배운 후 카페를 열었다. 공간은 디자이너인 동생과 함께 의논해서 꾸몄다. 간판과 명함, 일러스트는 모두 동생이 디자인한 것들로 젊은 감각이 묻어난다.

카페 내부는 밝고 화사한 하얀색의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곳곳에 놓여 있는 녹색 식물들 덕분에 쾌적하다. 내부 벽은 회색 벽돌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도 하고 흰색 칠이 돼 있기도 해서 서로 다른 느낌을 준다. 회색과 흰색의 조화가 세련됨을 더한다. 배관이 드러난 천장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조명을 설치해 화려하고, 3면의 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바깥 풍경은 계절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특히 탁 트인 전면 통창으로 보이는 ‘숲속마을’의 교회가 이국적이다.

숲속마을 풍경이 건너다뵈는 좌식 테이블. 
숲속마을 풍경이 건너다뵈는 좌식 테이블. 

콘셉트 차별화한 다채로운 공간

황 대표는 책, 영화, 음악, 그림 등을 좋아해서 매장에 예술적인 분위기를 담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자신이 취미로 그렸다는 그림과 여러 작가들의 프린트 작품을 곳곳에 진열했다. 부드러운 재즈 음악이 늘 실내에 퍼져서 여유로움을 준다. 밤에는 카페 내부 오른쪽 벽면의 커다란 스크린에 영화나 그림 영상을 틀어 놓아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별도의 미팅룸에서는 회의나 단체 모임을 하기에 적합하고, 창가 바 형태의 좌석은 혼자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바로 뒤편 책장에 비치된 책과 DVD, 영화잡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카페 입구 왼쪽에는 푹신한 소파를 배치해 안락함을 준다. 창가에서 야외의 무성한 화초들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좌식 자리도 독특하다. 공간마다 콘셉트를 차별화했음을 알 수 있다.

“오래 머물러도 부담 없다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세요. 이곳에 오셔서 작업을 하든 대화를 나누든 의미 있는 무언가가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공부를 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창작을 하기에 최대한 편안한 공간이면 좋겠고요. 책장에 있는 책이나 DVD를 매개로 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지요.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를 발견할 수 있도록 곳곳에 여러 가지를 배치했어요.”

커피와 어울리는 ‘빅토리아 케이크’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수제 바닐라빈 라떼’는 바닐라빈으로 직접 끓여 만든 시럽을 사용해서 깊은 바닐라 맛이 느껴지고, ‘브라운 슈페너’는 윈터 멜론이라는 열대과일로 만든 크림을 얹어 고소한 맛이 난다. ‘콜드브루 헤이즐넛 슈페너’는 향이 풍부한 콜드브루에 헤이즐넛 시럽과 생크림을 얹어 부드럽고 달달해서 커피가 부담스러운 이들이 마시기 좋다. 커피 외에 다양한 수제차와 허브티가 있다. 

시그니처 메뉴인 콜드브루 헤이즐넛 슈페너와 빅토리아 케이크.
시그니처 메뉴인 콜드브루 헤이즐넛 슈페너와 빅토리아 케이크.

디저트로는 크로플과 케이크, 스콘 등이 있다. 그 중 ‘빅토리아 케이크’는 황 대표가 직접 만든 것으로, 파운드 시트에 버터크림과 베리잼을 넣어 버터의 풍미가 살아있으면서 꿀을 넣어 촉촉하다. 커피나 차와 잘 어울린다. 황 대표는 종일 카페 일에 전념하면서 손님들이 좋아하는 맛을 찾기 위해 여전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서 앞으로 이곳에서 작은 강의나 책모임, 영화모임, 드로잉 클래스 등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모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호 ‘엘피조(ELPIZO)’는 ‘희망하다, 바라다’라는 뜻의 그리스어인데, 조만간 황 대표의 희망이 이뤄지길 바란다. 

주소 : 고양시 일산동구 애니골길 14-23
문의 : 031-908-2200

아기자기한 취향이 묻어나는 소품들.
아기자기한 취향이 묻어나는 소품들.
미술관 같은 카페 외관. 
미술관 같은 카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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