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모·김은주 ‘햇살농원’ 대표

[고양신문] 신고배를 10년째 키우고 있다는 이학모·김은주 부부 대표는 “과즙이 많으면서도 단단하고 아삭한 맛을 내는 배를 본격 수확하는 요즘이 1년 중 가장 행복한 때”라고 말한다.

덕양구 원당역에서 의정부 방향 낙타고개 내려가서 왼쪽에 원당골 마을이 나오고 고개 너머로 햇살농원 배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작은 야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배 농장은 큰 차도에서도 20분 남짓 들어간다. 마치 강원도에 온 듯 온도 차가 느껴질 정도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50년 수령된 배나무들이 7000평 면적에 600주가 자라고 있는데, 작업하기 좋게 Y자 형태로 배나무를 전정해두었고, 바닥에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적당한 풀들도 함께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도 4000평 면적에 300주를 더 키우고 있단다.

이 대표는 “된서리가 오기 전 10월 말까지 모두 수확해서 선별 후 영상 6~7도의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저온저장고로 들어간다”며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농장에는 주말을 맞아 작업을 도와주러 온 직장 다니는 막내 아들을 비롯해 일손을 돕는 이웃들까지 모였다.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수확해서 선별작업까지 꼼꼼히 진행 중이다. 배농사 하면서 도입한 작은 탱크 바퀴가 부착된 작업차량은 배농장 언덕을 쉽게 올라가서 운반과 소독할 때 큰 힘이 되고 있다.

배는 추석 무렵부터 조금씩 수확했는데, 수확량의 약 80%가 원당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인 성사점과 원당역점, 그리고 고양축산농협, 벽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판매된다. 나머지 20%는 농장에서 직거래로 소진된다.

수확한 후에는 나무들이 휴식을 하게 두는데, 사람으로 치면 열심히 일한 후 잠을 충분히 자는 것과 같다. 12월~1월에는 배나무 가지 유인과 전정 작업을 해준다. 나무의 생식 생장을 발달시켜서 더 좋고 큰 과일을 생산하기 위해서, 또 적당한 높이로 키워 작업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 작업이 중요하다. 이러한 작업을 한 후에는 잘 발효된 왕겨퇴비를 겨울과 봄 사이 바닥에 잘 뿌려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꽃 피기 전에는 유황 등으로 소독 작업을 해둔다.

부지런한 농부의 정성으로 영양을 충분히 받은 배나무들은 5월 15일 전후로 어여쁘게 배시시 하얀 꽃을 활짝 피우게 된다. 이렇게 온갖 정성과 손길로 키워진 배나무는 특별한 자연환경에서 쑥쑥 자라난다. 때로는 수확을 앞두고 비가 자주 오면 까만 점이 생기는데, 먹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고 겉모습에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흠집배’로 조금 저렴하게 판매된다.

원당농협 조합원 15년째이고 과수작목반 총무인 이학모 대표는 “서늘한 환경에서 자라는 저희 신고배는 한입 베어 물면 ‘어머 달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며 “그 명성을 변함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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