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종 기자의 하루여행] 고양시 벚꽃 8경

일산은 호수공원, 화정은 성라공원
물길 따라 이어진 창릉천·대화천 둑방길
이왕이면 벚꽃 터널 아래 드라이브
삼삼오오 돗자리 펴고 느긋한 봄소풍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난 일산호수공원 아랫말산 풍경. 고양시 최고의 벚꽃경관 중 하나다.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난 일산호수공원 아랫말산 풍경. 고양시 최고의 벚꽃경관 중 하나다. 

[고양신문] 벚꽃나들이는 누가 뭐래도 타이밍이다. 하루 이틀만 늦어도 “뭐야, 벌써 다 져버렸어?”라는 탄식과 함께 땅바닥에 나뒹구는 꽃잎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한다. 올해 고양시 벚꽃은 유난히 짧았다. 한창 피어날 무렵 봄비가 내려 분분한 낙화를 재촉했기 때문이다. 

고양시의 봄을 화사하게 물들여준 벚꽃 명소 8곳을 소개한다. 독자들이 지면을 펼칠 때면 이미 꽃잔치가 진작 끝났으리라는 걸 모르지 않지만, 짧아서 더 아쉬운 시간들을 사진으로나마 감상해보자. 혹시라도 ‘내년에는 부지런히 계획을 세워 고양시 벚꽃 8경을 다 둘러볼리라’ 다짐하는 독자가 있다면, 이 기사가 1년 후에 쓸모를 찾을 수도 있겠다.   
    
❚대화천 산책로(일산서구 대화동)
대화천 둑방을 환하게 밝혀주는 벚꽃 개화는 대화마을 주민들이 일 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경관이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천변 둔치에는 연둣빛 풀이 돋아나고, 노오란 개나리도 꽃망울을 터뜨리기 때문에, 새싹과 개나리와 벚나무가 층층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모습을 선사한다. 
대화천은 애초 일산신도시의 빗물 배수로로 만들어졌지만, 오늘날에는 탁 트인 물길을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돼 인근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서오릉(덕양구 용두동)
서오릉은 조선왕릉의 품격있는 아름다움과 화사한 벚꽃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진입로에서부터 20여 그루의 키 큰 벚나무들이 방문객을 반긴다. 능역에서는 명릉에서 익릉으로 이어지는 숲길 중간에 벚꽃 터널이 최고의 포토존이다.    
나지막한 능선으로 서오릉을 감싸고 있는 산은 고양시 창릉동과 서울 은평구의 경계를 이루는 앵봉산이다. 서오릉 산책과 앵봉산 나들이를 연결해 일정을 짜도 좋다. 신록이 움트는 앵봉산 중간중간 햐얀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 산벚나무가 피어있는 풍경을 마음에 담아갈 수 있다.

❚원당 마상로(덕양구 주교동)
마상로는 원당중학교에서 출발해 마상근린공원 언덕을 넘어 성사주교지하차도로 연결되는 마을길이다. 이 중 원당중~원당초교까지 약 1km 구간 양쪽에 벚나무들이 도열해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벚꽃 개화 시기에 주교동 주변을 지날 일이 있다면, 일부러라도 마상로 길을 택해 꽃길 드라이브를 즐겨보길 권한다. 
좀 더 여유로운 나들이를 즐기고 싶다면, 마상근린공원과 배다리공원에 차를 세워두고 주교동 뒷산을 한바퀴 돌아 공양왕릉까지 이어지는 배다리누리길을 걸어보자. 

❚정발산공원(일산동구 정발산동·마두동)
정발산공원은 일산신도시 녹지축의 중심에 자리한, 작지만 소중한 숲이다. 이곳에도 빠뜨리면 섭섭할 벚꽃 명소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정상에 자리한 평심루 주변에서 멋진 벚나무들을 만날 수 있고, 마두도서관 뒤편 오르막길 중턱에는 우아한 수양벚나무가 봄나들이의 흥을 더한다. 정발산을 둘러싼 마두동과 정발산동 마을길에도 한적한 공원과 쉼터들이 이어진다. 특히 햇살로와 무궁화로로 이어지는 정발산 북쪽 단독주택단지 주변에서 화려한 벚꽃 잔치가 펼쳐진다. 

❚신평길(일산동구 신평동)
벚꽃 시즌에 제2자유로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다 보면 한류월드IC와 신평IC 구간에서 자연스레 시선이 오른쪽으로 향하게 된다. 자유로 법면을 따라 벚나무들이 무리지어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드라이브를 하며 바라봐도 멋지지만, 신평IC로 진출해 잠시 차를 세워두고 감상하면 더 감탄스럽다.
신평길은 평화누리길 자전거도로로 사랑을 받고 있고, 최근에는 도심숲 산책로도 새롭게 조성됐다. 이왕이면 신평길과 나란히 이어진 장항수로까지 깔끔하게 정비된다면 금상첨화였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창릉천 둑방길(덕양구 삼송동)
북한산에서 발원해 한강까지 이어지는 창릉천은 고양시 서남부의 여러 마을들을 지난다. 창릉천 둑방 곳곳에 벚꽃길이 조성됐는데, 으뜸은 역시 삼송역 인근 구도심 마을의 둑방길이다. 벚나무의 수령이 지긋하다보니 벚꽃 개화 풍경도 더없이 풍성하기 때문이다.
둑방길 중간에는 마당이 넓은 카페가 자리하고 있는데, 특히 둑방과 바로 연결되는 야외 테이블이 인기다. 향긋한 커피향을 즐기며 하얀 꽃잎들이 봄눈처럼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둑방 아래로는 창릉천 수변공원이 잘 가꿔져 있다. 

❚일산호수공원(일산동구 장항동)
고양시를 대표하는 봄풍경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일산호수공원의 왕벚나무들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어느새 수령이 30년 가까이 된 호수공원의 왕벚나무들은 주변의 시원한 호수 풍경과 어우러져 멋진 봄날의 추억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호수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 풍경은 어디일까. 누군가는 폭포광장 건너편 산책로나 월파정 주변 풍경을 꼽기도 하고, 누군가는 아랫말산 벚꽃풍광을 담아낸 생태호수가 으뜸이라고도 한다. 호수를 천천히 한바퀴 돌며 ‘내가 찍은 으뜸 풍경’을 찾아내보자.     

❚성라근린공원(덕양구 성사동·화정동) 
일산에 호수공원이 있다면, 화정에는 성라근린공원이 있다. 국사봉 주변으로 쉼터와 산책로가 촘촘히 이어진 성라근린공원 역시 봄날이면 곳곳에서 화끈한 벚꽃잔치를 한차례 치른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바로 은빛마을 5단지 건너편 ‘고양둥이 숲’이다. 이 숲은 고양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축하하며 벚나무를 기념 식수하는 이벤트를 통해 꾸며진 까닭에 어느 곳보다도 높은 벚나무 밀도를 자랑한다. 벚꽃 시즌이면 가족과 연인들이 삼삼오오 돗자리를 챙겨와 봄꽃 피크닉을 즐기는 낭만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 고양시 벚꽃명소 BEST 8경을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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