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요즘, 고양신문을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지는 “이재준 편인데, 이동환이 되어서 어쩌나…”입니다. 새로운 시장하고도 잘 지내야 한다는 충고를 덧붙여 주시기도 합니다. 진심으로 걱정하는 분들과 ‘쌤통’이라 여기는 분들이 금세 분간은 되지만 둘 다 서운합니다. 우리가 그간 ‘모래성을 쌓았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고양에서도 수많은 지역신문이 창간과 폐간을 거듭했습니다. 그나마 고양신문이 유일하게 잘 버티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왜일까요. 발행인으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봅니다.

고양신문은 누구의 편에 선 적이 없습니다. 또 누가 시장이든 사적 이익을 위해 부탁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권력과 언론의 관계가 평행선이기 때문입니다. 권력은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언론은 비판이 존재이유입니다. 관계가 좋아도 서로 내일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각자의 길을 가며, 지역의 공익을 위해서는 협력하고 연대해야 합니다. 고양신문이 이재준 시장 편이었다고 말하면 제일 섭섭할 사람이 이재준 시
장일 겁니다. 고분고분 칭찬만 하지 않으면 권력은 다 못마땅해 합니다. 이동환 시장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양신문은 적정 거리를 두며. 잘 하는 일은 칭찬의 여론을, 못 하는 일은 비판의 여론을 대변할 겁니다.

고양신문은 누구의 편도 아닙니다. 또 누가 시장이든 유리하고 불리할 이유가 없습니다. 고양신문이 권력에 빌붙어 살아남았다면 권력이 바뀔 때 고양신문도 망했습니다. 권력은 4년, 길면 8년이지만, 고양신문은 33년을 살아있습니다. 고양신문의 미래가 고양시장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헤아려주시길 바랍니다.

고양신문의 생존과 성장은 독자와 시민에게 달려 있습니다. 33년을 그 분들이 밀어주고 이끌어 주셨습니다. 독자와 시민을 잘 대변하지 못한다면 고양신문의 미래는 없습니다. 언론시장의 변화에 의해 종이신문의 미래가 흔들릴 수는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종이를 넘어, 보도를 넘어, 시민의 삶에 더 밀착하겠습니다. 고양신문을 언론을 넘어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실 수 있도록 길을 찾겠습니다. 그간 보내주신 배려와 지지에 대한 보답이자 지역신문의 미래를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이재준 시장 편’이라는 지적에는 권력에 대한 비판의 사명을 제대로 하라는 충언도 담겨있다는 것을 압니다. 노력하겠습니다. 고양신문의 보도시선이 늘 객관적이었느냐고 묻는다면 이 또한 자신 없습니다. 성실하게 취재하지 못해서, 역량이 모자라서, 생각과 표현에 게을러서, 주관에서 헤어나지 못해서…. 숱한 이유가 우리의 객관성을 흔들리게 만듭니다. 합리화 하지 않고 정직하게 반응하겠습니다. 꼿꼿하고 유연하게, 깊
고 넓어지겠습니다. 보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다양성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언론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시장에게 잘 보이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도 기여하겠습니다. 숱한 부족함 위에서도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오늘을 허락해주신 독자 여러분들의 배려와 지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발행인 이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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