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              

코로나 겪으며 익숙해진 ‘타이레놀’
과다복용 인한 부작용 사례 증가
발열, 정상적 면역체계로 인식해야 

[고양신문]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타이레놀’이라는 상품명으로 전 국민들에게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해열진통제이다.

이부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비교하여 위장장애가 없고 알러지 유발율이 낮기 때문에 안전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임산부나 수유부에게도 비교적 안전하여 추천되는 약물이다. 최근에는 코로나 백신 접종 시 발생되는 발열, 근육통 등의 부작용에 대한 일차 선택약으로 언론에서 거론되며 코로나 감염율이 최대치일 때에는 약국에서 품귀현상이 생겨 일부에서 사재기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는 1정당 500mg의 용량으로 되어 있으나 650mg의 서방형(일정시간 약효가 유지되도록 한 제형)도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효과가 더 강한 것이 아니라 약물이 8시간 동안 서서히 유지되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카페인을 일정량(30~50mg) 함께 섭취하면 효과가 증대되기 때문에 약국에서는 이 두 성분이 함께 함유된 액상제형의 감기약 등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가장 익숙한 해열진통제로 자리잡은 타이레놀.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가장 익숙한 해열진통제로 자리잡은 타이레놀.

그러나 최근의 엄청난 아세트아미노펜의 소비량을 대하며 약사로서 이 약물에 대한 오남용의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 이 약물로 인해 지난 10년간 과다복용으로 숨진 사람이 2500여명이 넘고 매년 평균 10만여 명이 응급실을 찾는다. 이 때문에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는 판매허용량을 규제하려 하고 있으나 타이레놀Ⓡ의 제조사인 존슨앤드존슨의 엄청난 광고 물량과 로비 때문에 제동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물은 1일 복용할 수 있는 최대용량이 성인기준 하루 4g이기 때문에 가정안전상비약으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것은 8정(500mg/정)씩 포장되어 있다. 1일 기준량을 초과한 용량에서는 간 손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간기능이 정상인 성인에서 최대 타이레놀 용량을 하루 3g으로 할 것을 권고한다. 일주일 이상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더욱 유의하여야 한다. 

특히 음주자, 영양결핍자, 저체중, 고령, 간질환자, 아세트아미노펜 대사와 관련 있는 약물 사용자는 간독성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하루 총 용량을 낮추거나 복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임신부의 복용빈도에 따라 아이의 언어발달이 지연되거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자폐증(ASD)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의약품은 접근성이 좋으면 오남용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안전상비약으로 24시간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약이라고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의 감염 초기에 인체에서 열이 나는 것은 당연한 면역 반응이다. 이는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들이 대부분 열에 취약하므로 인체가 스스로 체온을 올려서 방어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열은 질병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면역반응인데, 이를 무시하고 무작정 해열제를 사용하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혼란을 겪게 되고 이는 면역계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펜데믹의 시대에 필수인 해열진통제를 사용함에 있어서 다시 한번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겠다. 
 

조기성 약사
조기성 약사

※ 칼럼 연재를 시작한 조기성 약사는 원당시장 앞에서 17년째 한국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동네 약사님’이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에 대한 공부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병을 이기는 건강법은 따로 있다』, 『감기는 굶어야 낫는다』 등의 저서를 펴냈다. 현재 고양시약사회 감사, 대한약사회 한약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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