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인 - 홍흥석 한강글로벌해운 대표

대학 재학 중 공인회계사 합격
미국에서 맞은 인생 터닝포인트
20개 넘는 사업 운영 경험 자산
해상화물 운송 사업에 새 도전  

홍흥석 한강글로벌해운 대표는 "해운업은 물류 운송 비용적 특성으로 봤을 때 절대 없어질 업종이 아니고 또 업종 특성상 업앤다운(Up&Down)이 심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업적으로 기회가 더 크다고 봤다"면서 "해상 화물운송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서 5년 이내에 국내 벌크선 업계 10위 안으로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홍흥석 한강글로벌해운 대표는 "해운업은 물류 운송 비용적 특성으로 봤을 때 절대 없어질 업종이 아니고 또 업종 특성상 업앤다운(Up&Down)이 심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업적으로 기회가 더 크다고 봤다"면서 "해상 화물운송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서 5년 이내에 국내 벌크선 업계 10위 안으로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신문] “저는 매일 아침 10년 만기 국채금리, 원-달러 환율, 달러 인덱스, 원-엔화 환율 등 각종 경제 지표를 직접 수첩에 기록합니다. 그러다 보면 순간적인 기분이나 감정을 자제하면서 큰 그림을 바탕으로 경제 흐름을 읽을 수 있고 사업의 방향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노자의 『도덕경』에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라는 말이 나와요. 스스로 만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로움이 없다는 뜻이죠. 살다 보니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보다 정말 더 중요한 것은 어느 선에선가 멈출 줄 아는 것임을 절감합니다.”

회계법인 정리하고 독립 사무실 내 
홍흥석 한강글로벌해운 대표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해 1년여간 집중해서 공부한 끝에 대학 재학 중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4년여간의 회계법인 생활을 정리하고 독립해서 세무회계사무실을 차렸을 때 나이가 불과 서른 살이었다. 비교적 편한 법인 생활을 뒤로하고 200만을 대출받아 독립한다고 하자 주위 사람들은 다들 무모하다고 했다. 그 무모함을 과감함과 결단력 그리고 용기로 승화해낼 수 있었던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바로 이듬해 찾아왔다. 

사무실을 내고 1년여쯤 지나자 일상이 느슨해짐을 견딜 수 없었다. 더 큰 세상을 보겠다며 1991년에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때 홍 대표는 뉴저지주 포트리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됐다. 하숙집 생활밖에 몰랐던 그는 현지에서 원룸이나 오피스텔 형태의 주거공간을 처음 경험하고 알게 됐다. ‘한국에 돌아가면 내가 직접 그런 주거공간을 만들어 보겠노라’고 결심했다.

한강글로벌 해운이 2021년 2월 도입한 벌크선 golden maple. [사진 = 마린트래픽 (MarineTraffic)]
한강글로벌 해운이 2021년 2월 도입한 벌크선 golden maple. [사진 = 마린트래픽 (MarineTraffic)]

시대 흐름 읽는 눈으로 IMF 위기 넘겨
“사업을 하려면 최소한 세 가지 중 하나는 꼭 있어야 합니다. 첫째가 돈, 둘째는 권력, 마지막 세 번째는 용기죠. 당시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오직 ‘용기’ 하나였습니다. 1994년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상태에서 일산 주엽고 옆의 땅을 사서 다가구 주택을 지으며 건축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돌아갈 다리를 없애기 위해 세무회계사무실 문은 아예 닫아버렸죠.”

그렇게 시작한 건축업계에서 한동안 ‘잘나갔’지만 그는 1996년 가을부터 1997년 봄까지 가지고 있는 모든 부동산을 처분하고 정리했다. 집값이 한창 올랐던 시기였기 때문에 조금 더 가보자고 욕심을 부릴 만도 했지만 ‘멈춰야 할 때’임을 알았다. 그 덕에 1997년 말 발발한 IMF금융위기 사태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수 있었다. IMF 위기를 거치고 나면 결국 한국에도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산운용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하에 1998년엔 투자자문사를 설립해 금융업에도 뛰어들었다. 

2021년 6월 도입한 벌크선 maple harbour. [사진 = 마린트래픽 (MarineTraffic)]
2021년 6월 도입한 벌크선 maple harbour. [사진 = 마린트래픽 (MarineTraffic)]

부동산 개발·임대업으로 사업 안정화 
“개인적인 경험상 세상의 변화를 가장 빨리 읽는 사람은 금융업계 종사자들이더군요. 그들은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이 많잖아요. 그것들을 연결해서 어디로 돈이 흘러갈지를 읽어 냅니다. 두 번째는 사업가, 세 번째가 자영업자, 네 번째가 정치인이죠. 가장 늦게 세상을 읽는 사람은 교수나 공무원인 거 같아요. 지난 통계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세상이 바뀌었다고 깨닫곤 하니 말이죠(웃음).” 

그가 다시 부동산에 뛰어든 것은 2000년대 초. 의약분업으로 수입이 급격히 늘어난 지방의 개업 의사들이 강남 대치동 아파트를 사는 것을 보면서 다시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되고 있음을 읽어 냈고, 지금의 한강세이프빌 빌딩을 지어 오피스텔 임대업을 시작했다. 361실이 있지만, 매년 공실률이 1%가 넘지 않을 정도로 20년간 안정적 운영을 해왔고, 곳곳에서 부동산 개발·관리·임대업을 이어왔다. 

올해 3월 도입한 벌크선 maple marina. [사진 = 마린트래픽 (MarineTraffic)]
올해 3월 도입한 벌크선 maple marina. [사진 = 마린트래픽 (MarineTraffic)]

변화 읽는 혜안과 멈추는 지혜도 필요
홍 대표는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엔 드디어 해운업에도 진출했다. 10년 전부터 해운업에 관한 책을 읽고 결심한 일이었다. 이유는 두 가지. 해운업은 물류 운송 비용적 특성으로 봤을 때 절대 없어질 업종이 아니고 또 업종 특성상 업앤다운(Up&Down)이 심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업적으로 기회가 더 크다고 봤다. 지난해 초 골든 메이플 선박을 시작으로 올해 3월까지 벌크선 3척을 도입했고, 선대를 확장하며 해상 화물운송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서 5년 이내에 국내 벌크선 업계 10위 안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사업을 할 때 두 가지 접근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기술자적 시각의 접근법이죠. 쉽게 말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열심히 해서 사업으로 일구는 거죠. 다른 하나는 시장주의자 관점의 접근법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읽어 내고 마켓을 선점하는 접근법입니다. 회계사인 저는 건축업, 임대업, 음식업, 휘트니스클럽, 금융업 등 20개가 넘는 아이템으로 사업을 해봤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도 100중 75는 실패했고, 25 정도 성공했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란 말이 있어요. 즉 사물의 전개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는 의미로, 어떤 일을 할 때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후배 기업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세상 변화의 흐름을 읽고 앞서 나가되 적정한 때에 멈출 수 있는 지혜를 갖추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