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쌓인 북한산 노적사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49재의 마무리 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종후 스님의 엷은 불경 소리와 함께 타오른 위패는 재가 되어 자유롭게 날아갔다.
눈 쌓인 북한산 노적사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49재의 마무리 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종후 스님의 엷은 불경 소리와 함께 타오른 위패는 재가 되어 자유롭게 날아갔다.

북한산 노적사 종후 스님 
영원한 평안을 위한 49재
참사 후 49일간 매일 기도 
“눈물 날 수밖에 없는 일,
사찰이 할 수 있는 위로“ 

[고양신문] 축제의 장을 찾았던 젊은이들을 맞은 건 지옥이 따로 없는, 아수라장. 이 아수라장에서 있는 힘을 다해 내쉬었을 마지막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점점 사그라드는 마지막 숨소리를 보듬고 위로하며, 영원한 평안을 비는 49재가 열렸다. 

북한산 노적사 종후스님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날부터 매일매일 젊은 넋들을 위한 불경을 외웠고, 7일마다 재를 올렸다. 16일, 7번 째 49재가 있었다. 노적사에서 46년을 보낸 종후스님은 이제 기력이 떨어져 큰 소리로 불경을 외울 수도 없는 상태였지만, 온 힘을 모아 소리를 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이 더 좋은 세상에서 영원히 평안하기를 바라는 49재 기원문은 엷은 소리를 타고 흘러 더 절절했다. 정성껏 준비한 제례상 앞에서 한 시간 정도 제례가 이어졌고, 눈 쌓인 마당에서 위패를 태우는 마무리 의식이 진행됐다. 위패가 재가 되어 허공으로 흩어지면서, 젊은 넋들의 생전 마지막 숨도 자유롭게 흩어지는 것 같았다. 49재는 오로지 종후스님의 마음이었다. 스님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였다. 

“이태원 참사는 누구나 눈물이 날 수밖에 없는 일이잖아요. 사찰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부디 다음 생에서는 더 평안하기를 기원하는 제례를 올리는 일 밖에는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기도하는 것 밖에는요.”

들릴까말까 한 엷은 말씀을 듣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니 눈물이 한줄기 쏟아지고 있었다.

정성껏 준비한 제례상에 위패를 놓고 있는 스님
정성껏 준비한 제례상에 위패를 놓고 있는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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