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사 재검토·이전 문제 없나

 

[고양신문] 신청사 재검토 결정에 이어 이전 논의까지. 이동환 시장 취임 후 신청사 건립계획에 대한 지속적인 변경이 이뤄지면서 이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이미 지출된 예산에 대한 낭비 문제뿐 아니라 설계변경 혹은 취소에 따른 법적책임과 구상권 청구, 나아가 저작권법 위반에 따른 국제적 소송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청사 건립계획 변경에 따른 주요 법적 문제와 쟁점에 대해 정리해본다. 
 

107억 설계용역 공중분해 되나
당면한 과제는 현재 진행 중인 총 107억원 규모의 신청사 건립 설계용역(기본 및 실시설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앞서 고양시는 지난 7월 4일 이동환 시장 취임 후 신청사 전면 재검토 발표에 따라 설계용역을 맡은 (주)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에 일시정지를 통보했다. 하지만 해당 용역은 두 달 뒤인 9월 2일 다시 재개됐는데 이유는 계약이행을 지체할 경우 물어야 하는 배상금인 ‘지체상금’때문이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계약의 경우 일시정지 최대 기한은 60일로 기간을 넘어가면 매일 약 80만원의 지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취재 결과 9월 2일 재개된 신청사 설계용역은 불과 한 달 뒤인 10월 19일 다시 중단돼 현재까지 정지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부서인 신청사건립단 측은 “이번에는 용역사 측이 먼저 중단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 공문내용을 살펴보면 고양시가 용역사 측에 ‘사업계획안이 결정되지 않아 과업내용을 지시할 수 없는 상황’임을 통보했으며 이로 인해 재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즉 고양시가 사실상 원인제공자라는 의미인데 이는 만약 계약변경, 파기로 인한 소송전에 돌입할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임홍열 시의원은 “서류상으로는 용역사에서 먼저 요청했다고 하더라도 추후 지체된 한달 반 기간에 대한 손해배상이 청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게다가 기존설계에 대한 변경이 이뤄질 경우 앞서 진행된 4개월의 매몰비용에 대한 구상권 청구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용역비 날리고 ‘줄줄이’ 소송 우려
신청사 건립사업 변경에 따른 법적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타당한 사유 없는 용역중단 시 발생하는 손실배상 문제를 비롯해 공무원들의 직권남용 문제, 나아가 추후 이동환 시장의 권한남용 논란까지 제기될 수 있다. 설계용역비는 건축물 공사비에 준해 책정되는데 석달 전 시 TF팀이 제시한 축소건립 방안에 따르면 계약규모의 5분의 1로 설계비가 낮춰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설계용역사와의 소송 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국제공모로 선정된 설계안인 만큼 앞서 고양시가 발표한대로 기본 설계개념을 변경할 경우 공동 컨소시엄에 참여한 해외 건축사들이 저작권 위반에 대한 국제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임홍열 의원이 지난달 신청사건립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신청사 설계용역 및 법률자문 자료’에 따르면 신청사에 대한 단계적·축소 건립 계획이 발표된 지난 9월 이후 설계용역의 계약해지 가능여부, 그리고 담당 공무원의 민형사상 책임범위에 대한 법률자문을 무려 3차례나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의원은 “어떤 식으로든 신청사 재검토 결정이 나오면 기존 설계용역계약을 파기해야 하는데 그러면 먼저 지출했던 53억 원의 예산손해는 어떻게 할 것이며 남은 비용에 대한 설계용역사의 손해배상 소송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무엇보다 시 재산손실에 따른 책임소재에 대해 심각하게 거론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전가능 ‘불투명’, 지역갈등만 격화
기존 설계용역 파기에 따른 법적 문제와 별개로 신청사 부지 이전을 추진할 시 맞이하게 될 장애물 또한 한 두가지가 아니다. 만약 요진 업무빌딩 신청사 이전을 추진하려면 우선 시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30%이상 변경이 발생할 경우 변경계획 수립 후 재의결)를 거쳐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덕양구 시의원들조차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통과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부서이전에 따른 비용예산 또한 마찬가지로 의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즉 신청사 이전 추진은 의회 도움 없이는 한발자국도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양선 노선변경 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될 수 있다. 현재 용역중인 고양선 노선은 세절역에서 고양시청역으로 되어 있는데 만약 시청 이전이 결정될 경우 노선변경 논의까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는 고양시청역 뿐만 아니라 기존 논의중이던 화수역과 식사역 트램연장사업까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미 행정절차가 대부분 마무리된 건립계획을 원점으로 돌리는 것도 모자라 이전까지 추진할 경우 심각한 주민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자치도시연구소장은 “행정절차와 의회동의를 거쳐 진행된 신청사 건립사업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는 민주주의적 관점에서도 옳지 않다”며 “지역 간의 갈등만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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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쯤 고양시에 기부채납될 백석동 업무빌딩.
내년 6월쯤 고양시에 기부채납될 백석동 업무빌딩.

신청사 대안으로 부각 ‘요진 업무빌딩’은 어떤 곳?


요진개발이 고양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백석동 업무빌딩이 신청사 구상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당 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9년 착공에 들어간 요진 업무빌딩의 현재 공정률은 약 90%로 실제 공사는 내년 3월쯤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가 끝나더라도 사용승인이 완료되어야 기부채납을 위한 ‘등기 이전’을 할 수 있는데, 등기 이전 시점은 내년 6월쯤으로 예상된다.

고양시청을 이곳으로 옮길 수 있는지 가늠해보려면 건물의 규모가 충분한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현재 이 건물의 설계 연면적은 6만6000㎡(지상20층 지하4층)다. 이중 법원 판결에 따라 전체 연면적의 99.5%를 고양시가 소유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건물 전체가 고양시 소유로 넘어온다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현재 고양시청 공무원들이 쓰고 있는 건물의 전체 연면적은 어느 정도일까. 고양시청은 본청(본관·신관)과 3개의 별관, 8개 동의 임시청사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데, 이를 모두 합산한 연면적은 약 3만㎡다. 

연면적만 따져보면 현재의 고양시청을 그대로 옮겨도 충분한 규모임을 확인할 수 있다. 요진 업무빌딩은 건물의 형태도 2개 동으로 분리돼 있어 의회동을 독립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당초 진행됐던 원당 신청사 설계규모인 7만4000㎡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가장 최근에 개청한 고양시 소유 빌딩 중 하나인 일산서구청과 비교해서는 연면적이 3배 이상 넓다.

위치적으로는 백석역과 근거리고, 덕양구와 일산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점, 시외버스 터미널과 가까운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단점이라면 처음부터 시청사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들과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시민개방형 청사로의 철학이 담겨있지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위치적으로 고양시의 3개 구청이 모두 중앙로나 큰길가에 있는데, 해당 건물이 중앙로 뒤쪽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시청이라는 상징성 면에서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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