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정보화 수준
세대별·소득별 격차 매우 커
생애 주기별 개선 전략 필요

[고양신문] 기술 발달과 함께 미디어의 형태와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개인이 정보를 생산하는 1인 미디어 시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력)’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아날로그 형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경기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평생학습시대 미디어 리터러시 제고 방안’ 보고서를 통해 확인된다.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글자를 읽지 못했던 100년 전과 달리 현재의 우리나라는 문맹을 벗어나 국민 대다수가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됐다. 지금은 다양한 미디어가 급증하면서 글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 미디어에 접근해 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새로운 문해력이 요구된다. 

읽고 쓰는 능력을 뜻하는 리터러시란 문해력, 나아가 이해력을 말한다. 디지털 미디어가 크게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소비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짜뉴스, 사생활 침해,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활용 능력에 따른 정보 격차 등 문제점도 함께 늘고 있다.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한 이유다.

국내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살펴보면, 2021년 기준 스마트폰 보유율은 92.8%, 유튜브 구독자는 37억명, 누적 조회수는 처음으로 1조를 넘어섰다. 방송산업은 2005년 525개 사업체 규모에서 2019년 1062개 규모로 102.3% 증가했다.

2022년 기준으로 일반 국민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100이라고 할 때, 디지털 정보화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70세 이상 노인은 46.6에 해당하는 반면, 20대는 125.4로 그 격차가 매우 크다. 학력이 높을수록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높고, 저학력자와의 정보화 수준 차이는 50점 가까이 차이가 났다. 또한 소득이 낮을수록, 농어촌 지역일수록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낮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 디지털 전환에 큰 어려움 없이 동참한 세대, 디지털이 익숙지 않은 아날로그 세대가 모두 공존한다. 각 세대는 서로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날로그 세대는 디지털 학습을 여러 번 반복해도 활용 능력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는 반면, 디지털 세대는 대면이 낯설고 불편하기만 하다.

교육부와 학교에서는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다루는 능력을 조기에 갖추도록 관련 내용을 교육 과정에 반영하고 있으나 성인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제고 방안은 미흡한 실정이다. 각 세대에게 필요한 리터러시도 서로 다르고, 정보 격차와 불평등을 교육으로 개선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에 경기연구원은 생애 주기별 미디어 리터러시 개선 전략으로 ▲정규교육 과정을 넘어 전 생애 및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문화운동 전개 ▲기술 문명을 다루는 능력에 대한 과신(過信) 진단 ▲독서와 토론을 통해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상상력과 창의력 개발 ▲대면 소통 경험을 늘려 감각 능력 개발 및 유지 등을 제시했다.

오재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기기 활용과 별개로 미디어를 이해하고 다루는 균형 잡힌 관점을 갖추기 위해서는 교육의 틀을 넘어 사회 재구조화가 요구된다”며 “계층별 불균형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아날로그적 리터러시와 디지털 리터러시를 서로 보완하는 세대 통합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오 연구위원은 “미디어 리터러시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다루는 능력과, 기기를 원활하게 다루는 능력을 모두 가리키지만, 학습 과정에서 두 가지를 혼용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디지털 시대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종이책 독서, 토론, 건전한 대면과 접촉 등 아날로그 형식을 적절히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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