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을 유지하는 아날로그 기록의 명가 - 주식회사 필경 남윤석 대표

3대째 이어온 인쇄업 가업
차별화 서비스로 신뢰 확보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나서
컨텐츠·유통 통해 사업 확장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행복”

남윤석 (주)필경 대표는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한 개인의 판단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BNI라는 기업인 모임을 통해 조직과 지속적 관계를 통한 성장이 더 효율적임을 알게 됐다"며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고 치열하게 몰두하다 보면 어제보다 성장하고 더 나아졌다고 느낄 수 있고,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윤석 (주)필경 대표는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한 개인의 판단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BNI라는 기업인 모임을 통해 조직과 지속적 관계를 통한 성장이 더 효율적임을 알게 됐다"며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고 치열하게 몰두하다 보면 어제보다 성장하고 더 나아졌다고 느낄 수 있고,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양신문] “디지털의 경험에는 잉크 냄새도, 바스락바스락 책장을 넘기는 소리도, 손가락에 느껴지는 종이의 촉감도 없다. 이런 것들은 기사를 소비하는 방법과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패드로 읽는다면 모든 기사가 똑같아 보이고 똑같게 느껴진다. 그러나 인쇄된 페이지에서 인쇄된 페이지로 넘어갈 때는 그런 정보의 과잉을 느끼지 못한다.” - 『아날로그의 반격 : 디지털, 그 바깥의 세계를 발견하다』, 데이비드 색스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p.215 - 

농부의 마음으로, 붓으로 밭을 갈다
남윤석 ㈜필경 대표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아날로그의 반격』에 있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몇 년 전 줄어만 가는 종이신문 독자의 숫자를 바라보면서 한창 고민이던 때 읽었던 책이었다. 디지털이 대세임을 감히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나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오면서 학생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수업을 듣고, 직장인도 재택근무를 하며 화상으로 회의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점점 더 디지털화되는 시대에도 아날로그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제 자리를 찾을 필요는 있다. 왜냐하면, 그 디지털 세상을 바라보는 내 눈은, 또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내 손가락과 나의 몸은 여전히 아날로그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16세의 나이에 홀연단신 서울로 상경했다고 합니다. 붓글씨와 손재주가 좋아 도장을 새기는 일을 하면서 추가로 인쇄일을 조금씩 시작하면서 ‘필경사’로서 사업을 키워 나가셨죠. 그러던 중 ‘대한민국 2대 국새’를 제작할 ‘명인’을 찾는다는 공고를 보고, ‘이것은 내 평생의 소명’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명인으로 선발돼 제작하신 ‘대한민국 2대 국새’는 1963년 1월 1일부터 1999년 1월 31일까지 총 36년 1개월간 사용됐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최장수 국새, ‘거북 국새’가 바로 그것이죠. 할아버지는 그때부터 정부와 서울시의 인쇄물들을 도맡아 제작하게 되면서 사업을 확장해 인쇄 부흥기를 맞았습니다.”

29세에 가업인 인쇄업에 투신
고양시로 이사 온 지 2년 된 새내기 고양시민 남윤석 ㈜필경 대표는 할아버지 대에서 시작한 사업을 아버지에 이어 3대째 가업으로 일구어가고 있다. 한창 새로운 희망을 위한 내일을 꿈꿀 나이인 29세에 인쇄업에 뛰어들었고, 벌써 만 10년이 됐다. 무엇이 한창 꿈을 먹고 살 나이였던 그를 흔히 ‘사양산업’이라 여기는 이 업종으로 이끈 걸까.

“아버지가 전산 프로그래머였어요. 당시 전산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무를 하다가 할아버지로부터 ‘귀사’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필경의 경영을 맡으셨죠. 본인의 전공을 살려 막 대중화되기 시작한 최신식 컴퓨터와 프린트기를 도입해 디지털 프린트로 업종의 진화를 이끄셨습니다. 그런데 인쇄업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이 되니 이미 50대에 접어들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셨죠. 저에게 20대에 뛰어들어 10년을 배우고 그 배움을 바탕으로 30대에는 가업을 새로운 변화와 도약으로 이끌면 좋겠다고 권유하셨고, 저도 고민 끝에 결심하게 된 겁니다.”

한국전쟁 이후 경제개발 과정에서 할아버지가 생존의 최전선에서 사업을 일궜다면, 아버지는 그 사업을 발전시키고 시대에 맞게 전환하면서 가족들 생계를 위해 헌신했다. 늘 활자 공장 속에서 홀로 컴퓨터를 켜고, 무언가 항상 바쁘게 움직이는 그런 모습이 남윤석 대표의 어릴적 기억 속 아버지 모습이다.

필경은 대통령 정부 증서, 공공기관 표창, 상패, 다이어리, 북 바인딩, 브로슈어, 명함, 카탈로그, 리플렛, 봉투, 플래카드, 메모지, 스티커 등 업무에 꼭 필요한 품목들을 주요 정부 기관에 꾸준히 공급하고 관리해왔다. 
필경은 대통령 정부 증서, 공공기관 표창, 상패, 다이어리, 북 바인딩, 브로슈어, 명함, 카탈로그, 리플렛, 봉투, 플래카드, 메모지, 스티커 등 업무에 꼭 필요한 품목들을 주요 정부 기관에 꾸준히 공급하고 관리해왔다. 

60년 역사와 전통의 인쇄 명가
필경은 1954년도에 설립돼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한국의 발전 역사와 함께해 온 60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종합인쇄의 명가다. 행정자치부, 인사혁신처, 서울시청과 구청 등 정부 주요 공공기관이 핵심 사업처로 매출의 약 50%를 차지한다. 주요 정부 기관의 인쇄물 관리를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다름 아닌 신용과 신뢰였다. 

대통령 정부 증서, 공공기관 표창, 상패, 다이어리, 북 바인딩, 브로슈어, 명함, 카탈로그, 리플렛, 봉투, 플래카드, 메모지, 스티커 등 꼭 필요한 품목들로 주요 정부 기관의 인쇄물과 필요한 물품 공급과 관리를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바탕은 할아버지 때부터 축적해온 전통과 실력이었다. 특히, 전북 전주에 있는 전통 한지와 연계 개발해 제작한 상장, 표창장, 임명장 등 정부 관련 문서는 필경만의 핵심 기술이자 노하우가 배어 있다. 

필경은 공공기관 표창장을 만들 때 일반 디지털 인쇄 대신 한지에 먹으로 인쇄한다. 디지털 인쇄는 50~100년 동안 유지되지만, 먹을 품은 한지는 500년에서 1000년까지도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 속에서 아날로그가 지닌 가치가 여전히 사라질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3대를 이어온 필경의 인쇄 제품과 서비스는 새로운 분야와 기존의 틀에 대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다르게 특화하고 차별화해 최종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받아보는 고객이 감동하고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이 남 대표의 설명이다. 필경을 만난 고객들은 핵심적인 사업영역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그렇게 함께하다 보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자연스레 생기리라는 것.

직원들에게도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 이직률이 높은 인쇄업계에서 최장은 10년 최소가 7년, 필경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가 10년이 넘게 된 것도 그가 경영 일선에 합류하면서부터다. 그는 현재 문화콘텐츠학 공학 박사과정 공부를 하면서 문화와 트렌드를 읽고 인쇄물의 문제점과 방향 그리고 미래에 관한 연구와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해법도 발견했다. 

기업인 스스로 시장 창출해야
“인쇄물은 아주 독특한 복제기술입니다. 세상이 디지털화되면서 아날로그적 촉감을 보유한 원본의 가치는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만지고 볼 수 있는 아날로그 인쇄물은 보존 가치가 크죠. 인간의 촉감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나온 게 없잖아요. 상장, 표창장, 임명장을 디지털로 주지 않고 아날로그 인쇄물로 제공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이제 인쇄업도 유통과 컨텐츠 산업으로 확장하면 무한한 가능성 또한 열려있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남윤석 대표는 최근 라이브 방송을 통해 동료 기업인의 컨텐츠와 제품 등의 판매와 유통에 나서고 있다. 거기에서 매출이 일어나면 부가적으로 그에 필요한 인쇄물의 제작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남윤석 대표
남윤석 대표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한 개인의 판단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BNI라는 기업인 모임을 통해 조직과 지속적 관계를 통한 성장이 더 효율적임을 알게 됐고, 이제 기업인 스스로가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됐습니다. 매주 화요일 새벽 6시 30분에 만나는 저희 모임 회원들이 의기투합한 이유이기도 하죠. 요즘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보니 누구나 다 똑똑합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치열함을 가지고 일에 임하는 사람은 오히려 더 적어진 것 같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고 치열하게 몰두하다 보면 누구나 다 성장할 수 있는데 말이죠. 개인이든 기업이든 어제보다 성장하고 더 나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 아닐까요.”

㈜필경
전문분야 : 고객 맞춤형 디지털 인쇄
본사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12길 58
현장 : 경기도 파주시 거문이길 22-9
전화 : 02-712-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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