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예지 서울척탑병원 뇌신경센터 원장의 건강칼럼

[고양신문] 누구나 한 번쯤은 스트레스나 불안감 등을 이유로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룬 적이 있을 것이다. 바쁘고 힘든 업무 속에서 누적된 스트레스, 불안, 긴장감 등이 건강에 가장 중요한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수면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는 요즘 수면장애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6년에 약 49만명이던 수면장애 환자가 2021년엔 70만명으로 늘었다. 

수면장애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불면증이다. 수면 환경이 적절한데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상태가 최소 2주 이상 지속하는 경우를 말한다. 주요 양상은 ‘입면 장애’인데, 자리에 누웠을 때 도저히 잠이 오지 않고 잠이 들었다가도 새벽에 깼을 때 다시 잠을 청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른바 자율신경계 기능이 과하게 각성한 조기 각성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불면증으로 인해 야간에 각성이 나타나면 활동해야 할 주간에는 만성피로 무기력증에 빠지게 된다.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생활을 유지하고 직업을 영위할 신체적 심리적 안정감이 무너지게 되고 지속적인 긴장 각성으로 인해 또 다른 신경 질환인 불안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증 등이 동반되거나 이미 가지고 있는 신경 질환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

불면증은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인지 기능 장애와 더불어 일상 내 피로와 졸음으로 인한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불면증이 만성화가 되면 비만과 고혈압, 당뇨 등의 내과 질환으로 발현할 수 있는 만큼 평소 잠을 못 자는 날들이 많다면 자신이 수면장애가 아닌지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수면장애의 대처와 맞물려 수면제로 이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수면제의 장기 복용은 도리어 올바른 수면을 방해하는 큰 요인이다. 수면제도 향정신성 의약품류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오남용했을 때 약물 의존성이 커지고 증세가 더 나빠질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수면장애도 분명한 질환의 종류임을 인식하고 신경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치료 시에는 무조건 약물치료를 하기보다는 생활습관과 수면 패턴 조정이 포함된 인지행동치료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 좋다.

인지행동치료 과정에서 수면 일기를 작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과 하루에 카페인 음료는 얼마나 마시는지, 운동은 얼마나 했는지 등의 기록을 하면 맞춤 훈련과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권예지 서울척탑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권예지 서울척탑병원 뇌신경센터 원장

수면은 우리 삶에서 1/3의 시간을 차지한다. 잘 자고 잘 일어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만큼 수면장애가 걱정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경과를 찾아 진료받기를 권한다.

권예지 서울척탑병원 뇌신경센터 원장(신경과 전문의)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