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의 일산농협 조합장

전국 최초 로컬푸드판매거점센터 개장 
고양시 농산물 전국 거래처로 직배송
기존 도매시장 거래 ‘2.5배’ 농가소득  
“농산물 유통 패러다임 바꿀 것”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서 신선한 농산물을 고르고 있는 고객.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서 신선한 농산물을 고르고 있는 고객. 

[고양신문] 농업인들은 애써 기른 농산물이 제 값을 못 받는다고 하소연하고, 소비자들은 농산물가격이 비싸 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한다. 이유가 뭔지는 모두가 안다. 농산물 유통 단계가 너무 복잡해 최종 소비자가격이 산지 가격에 비해 몇 배나 껑충 뛰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일산농협이 팔을 걷고 나섰다. 최근 일산동구 장항동에 문을 연 ‘일산농협 로컬푸드판매거점센터’가 바로 해법의 출발점이다. 이름 그대로 농민들에게는 고수익을, 소비자들에게는 건강한 농산물을 선사하는 로컬푸드직거래의 규모와 범위를 크게 확장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과감한 추진력으로 일산농협의 거시적인 목표를 차근차근 실현하고 있는 김진의 일산농협 조합장은 전국농협로컬푸드직매장협의회장이기도 하다. 김진의 조합장을 만나 로컬푸드판매거점센터 준공의 의미와 비전을 들어보았다.  

"거점센터를 활용한 농산물 직거래로 농가소득증대의 획기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하는 일산농협 김진의 조합장.
"거점센터를 활용한 농산물 직거래로 농가소득증대의 획기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하는 일산농협 김진의 조합장.

거점센터의 규모는.

3500여 평 넓은 부지에 건평 1500평 규모로 완공한 거점센터는 집하장과 저온저장고, 농산물소포장 작업장, 교육장 등을 갖췄다. 바로 옆에는 600여 평 오프라인 직매장도 내년 초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기능을 하는 곳인가.

고양은 각 지역농협에서 운영하는 로컬푸드직매장이 가장 많은 곳이다. 믿을 수 있는 신선한 농산물을 직접 구매할 수 있어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농업인들이 상품을 하나하나 직접 가져와 진열해야 하기 때문에, 규모와 범위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분명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설이 바로 이번에 문을 연 거점센터다. 쉽게 말해 농민들이 매일 저녁 거점센터에 그날 수확한 농산물을 가져다 놓으면 일산농협의 배송차량이 수도권, 나아가 전국의 거래처로 대신 상품을 전달해 주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되면 농민들은 땀흘려 얻은 농산물을 헐값에 도매시장에 내다 팔지 않아도 된다. 

전국 최초로 장항동에 문을 연 일산농협 로컬푸드판매거점센터.
전국 최초로 장항동에 문을 연 일산농협 로컬푸드판매거점센터.

농민들에게는 어떤 이익이 있나.

농산물을 도매시장에 넘기지 않고 로컬푸드 직거래를 하면 평균 2.5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여러 단계를 거치며 부풀려진 유통마진을 생산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혜택을 고양시 모든 농업인들이 누릴 수 있도록, 거점센터 납품의 문턱을 일산농협 조합원 뿐만 아니라 고양시 모든 농업인들에게 열어놓았다. 거점센터에 납품하는 농업인은 현재 1500 농가를 넘어섰다.    
  
직거래 규모를 늘리려면 안정적 거래처 확보가 관건일텐데.

일산농협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안정적 납품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현재 전국 500여 곳 납품처를 확보했고, 대표적 유통브랜드 중 하나인 이랜드그룹과 손을 잡고 백화점 납품을 늘리고 있다. 이번에 거점센터가 문을 열었으니 앞으로 거래처 확장에 더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농산물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인가.

그렇다. 농협이 직접 나서서 전국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로컬푸드 직거래를 위한 거점센터를 마련한 경우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돼 수년 안에 고양시 농업인들의 소득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장항점 모습.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장항점 모습.

센터 운영에 대한 부담은 일산농협이 져야 할텐데.

시설과 배송체계 운영을 위한 수수료를 10%로 낮게 책정했다. 초기에는 당연히 운영부담이 있겠지만, 거래 규모가 커지면 저절로 해결된다. 현재 납품량이 연간 1000억원 규모인데, 이를 2000억원까지 끌어올리면 농협도 손해를 안 보고 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 그 시점을 하루빨리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새로운 유통 모델을 만들려는 과감한 시도가 놀랍다. 

농업도 이제 규모의 경제로 대응하지 않으면 해법을 찾기 어렵다. 농민과 농협이 손을 잡고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일산농협이 증명해 보이려고 한다. 이제 시작이다. 5년 앞을 내다보며 추가적인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일산농협의 커다란 비전이 실현되면, 그 혜택은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다.  

아침 일찍 로컬푸드직매장을 찾아 상품을 진열하는 농업인.
아침 일찍 로컬푸드직매장을 찾아 상품을 진열하는 농업인.
내년 2월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자유로점 건물. 
내년 2월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자유로점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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