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나의 첫 유물 박물관』

발로 뛰며 만난 우리 역사 대표유물
일러스트와 그래픽으로 한눈에 딱!
“선조들의 지혜·미학 담은 타임캡슐” 
 

3권으로 출간된 『나의 첫 유물박물관』(최경원 글·그림, 빨간콩)
3권으로 출간된 『나의 첫 유물박물관』(최경원 글·그림, 빨간콩)

[고양신문] 먼 옛날 우리땅에 살았던 선조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선사시대와 삼국시대의 문화와 생활의 비밀을 담고 있는 유물들을 일러스트와 그래픽으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세 권의 책이 나왔다. 어린이책 전문출판사인 ‘빨간콩’이 한걸음한국사 시리즈로 출간한 『나의 첫 유물박물관』(최경원 글·그림)의 1권은 선사시대를 다뤘고, 2·3권은 삼국시대를 담아냈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기획됐지만, 청소년이나 성인들도 흥미롭게 책장을 펼칠 수 있을 만큼 담고 있는 내용이 풍부하다.

책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해 시대별 대표 유물들을 소개한다. △1권 <선사시대관>에서는 주먹도끼, 빗살무늬토기, 반달형 돌칼, 청동거울과 거푸집, 비파형 동검 등 한반도 역사의 여명기를 연 선사시대 유물 15개를 소개했고 △2권 <삼국시대관1>에서는 4묘호의 벽화, 투조 금동보관, 철갑기병대, 금동대향로, 금동신발 등 삼국시대 일상의 변화를 이끌어 온 대표 유물 10점을 다뤘다. △이어지는 <삼국시대관2>에서도 백제 전돌, 적칠관목주자, 가야의 투구, 기마인물형토기, 황남대총금관 등 10개의 유물들을 선정해 지역에 따라 찬란하게 꽃피운 문화의 흔적들을 살폈다. 

[이미지제공=빨간콩]
[이미지제공=빨간콩]

이 책의 장점은 저자가 수십 년간 전국의 박물관과 미술관, 유적지를 발로 뛰면서 직접 찍은 사진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그린 일러스트를 함께 실어 역사의 유물들을 입체적이고 생동감있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단순히 유물의 외형만 보여주던 기존의 자료들과는 달리, 유물의 형태와 디자인은 물론 구조와 기능까지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유물이 사용될 당시의 상황을 인포그래픽 등의 그림으로 재현해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듯 살아있는 역사를 상상하도록 돕는다. 한마디로 ‘우리 유물, 아는 만큼 보인다’는 책의 모토를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다.

책은 최적의 배경 설명을 통해 각각의 유물들이 박물관에 박제된 화석이 아니라, 저마다 당대에 사용됐던 실용적이면서도 미학적인 도구였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맨 처음 등장하는 주먹도끼는 ‘이동성에 걸맞도록 가장 합리적으로 디자인된 구석기 시대의 스마트 도구’라고 설명하고, 무덤 속의 디즈니랜드라고 명명한 고구려 오회분 4묘호 벽화를 보면서는 ‘대단히 현대적인 감각으로 추상화되어 있고,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색감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한다.

[이미지제공=빨간콩]
[이미지제공=빨간콩]

또한 백제문화의 타임캡슐로 불리는 금동대향로에 대해서는 발가락 부분에 연결된 구름 모양의 장식에 주목하며 ‘형태의 아름다움이나 기능적 아이디어가 아주 뛰어난 부분인데, 이것만으로도 이 향로는 국보가 될 가치가 충분하다’는 찬사를 보낸다.

글과 사진은 물론 일러스트, 인포그래픽을 모두 작업한 최경원 작가는 ‘현디자인연구소’의 대표이자 한국문화를 현대화하는 디자인 브랜드 ‘훗 컬렉션’을 운영자이기도 하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박물관과 미술과, 유적지를 직접 탐방하는 일을 즐긴다는 최 작가는 그동안 『우리 미술 이야기』, 『끌리는 디자인의 비밀』, 『디자인 인문학』 등의 책을 펴내며 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디자인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남긴 문화인류학적 성취를 살피고 있는 최경원 작가는 특히 식민지와 산업화과정 속에서 소외됐던 우리의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책을 펴낸 빨간콩 출판사 이정욱 대표는 “우리 유물을 좀 더 깊이 바라보고 우리 민족이 얼마나 지혜로웠는지를 깨닫게 해 주는, 모두를 위한 역사 교양서”라며 일독을 권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