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파주 해맞이 명소 BEST 5]

접근성 좋고 시야 탁 트인 전망포인트
바라보는 위치 따라 해뜨는 지점 달라 
북한산·한강 어우러진 풍광에서 ‘찰칵’

고양시 인근 해맞이 포인트와, 각각의 지점에서 조망되는 일출 포인트를 그려넣은 지도. 
고양시 인근 해맞이 포인트와, 각각의 지점에서 조망되는 일출 포인트를 그려넣은 지도. 

[고양신문] 매일같이 뜨고 어디서나 뜨는 게 태양이지만, 사람들은 굳이 새해 첫날, 특별한 곳에서 해돋이를 마주하고 싶어한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새해의 결심을 다짐하기도 하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해가 뜨고 지는 거대한 자연의 섭리 덕분에 또다시 우리의 삶이 지속된다는 사실을 이때만큼은 새삼스레 돌아보곤 한다.

고양시 인근에서 해맞이를 하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 소개에 앞서 최고의 해맞이 포인트를 선정한 기준을 살펴보자. 당연히 조망이 탁월해야 하고,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북한산 백운대를 아무나 오르기는 어려운 법. 차를 세워두고 20분 이내에 올라갈 수 있는 곳으로 꼽아봤다.

새해 첫날 태양이 어느 지점에서 떠오르느냐도 중요하다. 태양이 떠오르는 방향은 계절에 따라 매일같이 달라지는데, 동지(冬至)와 가까운 1월 1일의 태양은 동남쪽으로 한참 기울어진 각도에서 솟는다. 반대로 6월 하지(夏至) 무렵에는 당연히 동북쪽으로 한참 올라간다. “해는 무조건 정동쪽에서 뜨는 거 아냐?”라고 묻고 싶은 독자가 계시다면, 중학교 지리 교과서를 다시 펴 보시기를. 

고양시 인근 해맞이 포인트와, 각각의 지점에서 조망되는 일출 포인트를 한 장의 지도에 그려넣었다. 지도를 보는 순서는 아래쪽부터 위쪽으로다. 고양 땅의 진산(鎭山)인 북한산 백운대 머리 위로 떠오르는 새해 일출을 찾아가는 게 오늘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알람이 울렸다. 장갑과 털모자와 목도리로 단단히 무장하고 해맞이를 나서보자. 

행주산성 정상 조망. 1월 1일 태양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노을공원 위로 떠오른다.
행주산성 정상 조망. 1월 1일 태양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노을공원 위로 떠오른다.

행주산성 정상, 하늘·노을공원

고양시를 대표하는 일출 명소는 행주산성이 자리하고 있는 덕양산 정상이다. 덕양산은 높이가 124m에 불과한 나지막한 산이지만, 조선시대 한양도성을 수호하는 동쪽 외사산(外四山)이자 행주대첩의 빛나는 역사를 품고 있는 산이다. 

행주대첩비가 우뚝 솟아있는 산마루에 올라서면 동북쪽으로 고양땅과 북한산이, 동남쪽으로 서울과 한강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줄기를 따라 강변북로가 시원하게 뻗어있고, 마곡철교와 가양대교, 월드컵대교가 차례로 한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덕양산 정상에서 새해 첫날 해가 떠오르는 방향은 바로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다. 한강 왼쪽 고양땅은 강변북로를 사이에 두고 대덕생태공원과 덕은지구가 마주보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서울 강서구와 영등포구, 여의도의 빌딩숲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멀리 관악산의 실루엣이 거대도시 서울을 감싸안고 있다. 노을공원과 가양대교가 고양과 서울의 경계이기 때문에, 서울 동편에서 떠오른 새해의 첫 햇살이 고양땅으로 상서로운 서광을 비추는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장소라 느긋한 일출을 즐기기는 어렵다. 행주산성공원의 주차장도 넉넉한 편은 아니라서, 차를 가지고 가려면 서둘러 집을 나서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북적이는 분위기 속에서 새해를 맞고 싶다면 덕양산 해맞이 행사가 으뜸이다. 

정발산 평심루 조망. 1월 1일 태양은 서울 인왕산과 안산 사이에서 떠오른다.
정발산 평심루 조망. 1월 1일 태양은 서울 인왕산과 안산 사이에서 떠오른다.

정발산 평심루, 인왕산과 안산

덕양구의 일출 명소가 덕양산이라면, 일산 주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일출 명소는 정발산 정상의 평심루다. 정발산의 높이는 87m로 덕양산보다도 더 낮지만, 일산신도시 한가운데를 지키는 녹지공원이기에 새해 첫날을 정발산 평심루에서 맞으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일산신도시 조성의 화룡점정처럼 세워진 누각인 평심루는 동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방향으로 고양의 주산인 북한산이 정면으로 조망된다. 하지만 1월 1일의 태양이 북한산 머리 위로 떠오르는 건 아니다. 앞서 말했듯 동남쪽 하단 방향으로 떠오르기 때문에, 평심루에선 서울 인왕산과 안산 사이로 뜨는 태양을 보게 된다. 북한산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행주산성 정상에서보다는 한참 위로 올라왔다. 날이 맑으면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둥근 해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고봉산 일출전망대 전망. 1월 1일 태양은 북한산 향로봉 위쪽으로 떠오른다.
고봉산 일출전망대 전망. 1월 1일 태양은 북한산 향로봉 위쪽으로 떠오른다.

고봉산 전망대, 은평구 향로봉 

전망 포인트가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일출 지점도 점점 북한산 백운대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이번에는 고봉산 전망대를 찾아가보자. 군사시설을 보호하는 철책 안에 갇혀 수십 년 동안 접근이 금지됐던 고봉산 정상에 2년 전 전망대가 개장하자 많은 시민들이 환호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산(一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변 지역을 사방으로 내려다보는 탁월한 조망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고봉산 전망대는 일몰을 배웅하는 서쪽 A전망대와 일출을 마중하는 동쪽 B전망대를 따로 조성했다. A전망대에서는 중산·탄현·덕이지구와 송포들녘, 한강하구, 파주 심학산과 김포 문수산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반대편 일출 전망대에서는 왼쪽부터 개명산, 도봉산,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웅장한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봉산 전망대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새해의 태양은 북한산 산자락에 어깨를 걸친다. 하지만 아직은 주봉인 백운대에서 오른쪽으로 한참 내려온, 서울 은평구 향로봉 위로 붉은 기운을 밝힌다. 

하지만 고봉산 전망대는 동시수용인원 제한이 있다. 안전을 고려해 A전망대는 50명, B전망대는 60명 이상 올라가지 못하는 것. 지난 1월 1일에도 시청 안전요원이 200명 이상 몰려든 해맞이객을 통제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60명 안에 들 자신이 없으면 다른 날을 기약하는 게 좋다.   

파주 검단산 살레길전망대 조망. 1월 1일 태양은 북한산 주능선 동장대 위쪽으로 떠오른다. 
파주 검단산 살레길전망대 조망. 1월 1일 태양은 북한산 주능선 동장대 위쪽으로 떠오른다. 

검단산 살레길 전망대, 북한산 동장대 

이제 파주로 훌쩍 올라왔다. 북한산 조망이 탁월하기로 소문난 검단산 살레길 전망대도 강추다. 검단산은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이웃하고 있는 야산이다. 두 봉우리 사이로 자유로가 지나간다. 오두산에서는 한강하구와 북녘땅이 코앞인 서북쪽 풍광이, 검단산에서는 한강과 자유로가 시원하게 뻗어올라간 남쪽 풍광이 한눈에 조망된다. 검단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5분만 올라가면 전망대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살레길 전망대의 매력이다.

새해 첫 날 북한산 일출을 맞이할 수 있는 포인트는 살레길 전망대에서 왼쪽 솔밭 오솔길을 따라 100m 올라간 지점이다. 오솔길이 꺾어지며 시야가 트이면, 드넓게 펼쳐진 교하들녘과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공릉천 하구, 금촌시가지와 장릉숲, 운정신도시가 조망된다. 그 뒤를 배경처럼 감싸고 있는 북한산의 자태를 한눈에 바라보노라면 말 그대로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새해 첫 날의 태양은 북한산 주봉을 오른쪽으로 살짝 비껴간 지점에서 떠오른다. 북한산 주능선 동장대 부근이다. 이제 백운대까지 거의 다 왔다. 

파주 헤이리 노을숲길전망대 조망. 1월 1일 태양은 북한산 백운대 바로 위로 떠오른다. 
파주 헤이리 노을숲길전망대 조망. 1월 1일 태양은 북한산 백운대 바로 위로 떠오른다. 

헤이리 노을숲길 전망대, 드디어 백운대!

새해 첫날 북한산 백운대 일출을 알현하기 위한 여정의 종착점을 드디어 찾았다. 바로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뒷동산인 노을숲길 전망대다. 이곳은 몇 해 전 파주시에서 언덕마루까지 0.7km 길이의 완만한 데크길을 조성한 산책명소다. 느린 걸음으로 올라가도 15분 남짓이면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에 닿을 수 있고, 성격 급한 이들은 지름길 경사로로 직진할 수도 있다. 

노을숲길 전망대는 오늘 소개한 5개의 전망포인트 중에서 유일하게 360° 전망을 선사하는 곳이다. 시야에 들어오는 도시들을 차례차례 꼽아보면 파주와 고양, 연천과 양주, 서울과 인천, 김포와 강화, 그리고 북녘 개풍군과 개성시까지 열 손가락을 꼬박 채운다. 나지막한 언덕 정상의 전망치고는 품은 지평이 참 넉넉하다.

무엇보다도 이곳에서는 북한산의 중심인 삼각산(백운대·인수봉·만경봉) 머리 위로 새해 첫날의 태양이 떠오르는 벅찬 풍경을 목도할 수 있다. 삼각산 실루엣을 감싼 붉은 기운이 점점 환해지다가, 눈부신 불덩이가 백운대 위로 솟아나는 장관을 올해도 볼 수 있으려나?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새해 첫 태양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지점에서 떠오른다. 고봉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을 바탕으로 1월 1일의 전망대별 일출 지점을 표시해보았다. ①헤이리 노을숲길 전망대-북한산 백운대 ②검단산 살레길 전망대-북한산 동장대 ③고봉산 전망대-북한산 향로봉 ④정발산 평심루-서울 인왕산·안산
새해 첫 태양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지점에서 떠오른다. 고봉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을 바탕으로 1월 1일의 전망대별 일출 지점을 표시해보았다. ①헤이리 노을숲길 전망대-북한산 백운대 ②검단산 살레길 전망대-북한산 동장대 ③고봉산 전망대-북한산 향로봉 ④정발산 평심루-서울 인왕산·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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