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의 k-도시… 』 2000권 금세 동나
기업인 "총선 출마자 챙기기도 바쁜데"
"인사권자..." 공무원·산하기관장 북새통

23일 킨텍스에서 열린 이동환 고양시장 출판기념회. 
23일 킨텍스에서 열린 이동환 고양시장 출판기념회. 

[고양신문] 이동환 고양시장이 23일 자신의 저서 『이동환의 k-도시 이야기』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출판기념회가 열린 킨텍스1전시장 그랜드볼룸에는 임기를 절반 넘게 남겨둔 현직 시장의 출판기념회에 걸맞게 3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행사장 밖에는 끝없이 늘어선 축하화환이 로비를 가득 채웠다. 

행사 1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선 참석자들은 판매대 앞에서 이름을 적은 봉투를 접수하고 책을 수령했다. 참석자들이 몰려 주최 측이 준비한 책 2000여 권이 순식간에 완판되자 주최 측 안내에 따라 봉투를 내고 명함과 주소를 남기는 참석자들이 많았다. 

봉투를 접수하고 책을 수령하는 판매대. 
봉투를 접수하고 책을 수령하는 판매대. 

『이동환의 k-도시 이야기』는 이동환 시장의 세 번째 저서다. 이 시장은 출판기념회 초청 인사에서 “경제자유구역 후보지 지정, 1기신도시 재건축, 창릉천통합하천사업, 자유로 지하고속도로 등이 하나하나 추진되어, 시민이 진정 바라는 고양의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말로 민선8기 고양시의 행보를 자평한 후, 이러한 성과들과 연계한 향후 시정 방향을 책을 통해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 시점에 출판기념회를 갖는 데 대해선 “취임 일 년 반이 지난 지금의 소회와 미래의 구상을 밝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역 지자체장이 임기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축사를 한 이재오 전 의원은 “다른 시장들은 다음 선거에 임박해 책을 내는데, 이동환 시장은 임기 초반에 시정 철학과 소신을 책을 통해 밝히려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줄을 서서 행사장으로 입장하는 참석자들.
줄을 서서 행사장으로 입장하는 참석자들.

하지만 이번 출판기념회가 불편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인사권을 쥔 현역 시장이 출판기념회를 한다는데 어떻게 얼굴을 안 비출 수 있나”라며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거의 다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단체장은 “다른 단체장들이 다 같이 참석해 눈도장 찍어야 한다고 해서 가족여행 스케줄을 취소하고 왔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 기업인은 “주말마다 총선 출마자들 출판기념회 챙기느라 피곤할 지경인데, 현직 시장까지 출판기념회 초청장을 보내와서 어이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장에는 고양시 주요 공무원들, 산하기관 관계자들뿐 아니라 지역 협회장, 단체장, 기업·경제인, 보훈·직능단체 대표 등이 대거 참석했다. 

국민의힘 한 총선 예비후보자는 “지금은 총선 출마자들에게 포커스가 주어져야 하는 시간이다. 시장이 하필 왜 이때 출판기념회를 연 건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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