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자들에게 전하는 한 시민의 당부

[고양신문] 이제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텔레비전을 켜서 뉴스를 보면 거대 양당의 공천도 거의 확정이 나는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현재 당의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결과에 순순히 승복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공천에서 배제된 모 예비후보는 당사 앞에서 분신까지 시도하였다. 

누군가는 공천장을 받고, 누군가는 공천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는 제도 아래에서 ‘조용한 공천’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독특한 나라라서, 제아무리 대법관을 지냈건 메이저급 언론사 기자 또는 사장, 장관 심지어는 대통령이 유고 시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국무총리를 역임하였던 분들도 국회의원을 한 번 해보기 위해서 시민들의 출퇴근길에 팻말을 목에 걸고 머리를 숙인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은 단순히 시민의 대표자가 아닌, 권력의 핵심이라고 말하더라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권력의 핵심’이 되기 위해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였던 인물들이 당수의 직인이 찍혀있는 공천장 한 장을 위해 사활을 걸었는데, 자신이 ‘공천 부적격’이라니. 순순히 이해될 수 있으랴.

그들을 일반 직장인에게 대입해 본다면 그들의 울부짖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본인은 나름대로 열심히 업무에 임했다고 생각하였는데, 사측에서 본인을 해고하였다면 고분고분 해고 통보를 따를 수 있겠는가? 정 방도가 없다면, 자신을 내쫓은 회사 건물을 발로 툭툭이라도 차든지, 친구들과 호프집에서 회사를 씹기라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바로 ‘직업 정치인’이라는 단어다. 모름지기 정치인은 직업이 되어선 안 된다. 정치인을 직업으로 생각하는 순간, 본인들이 재선, 3선을 해서 생계를 이어 나가는 것이 정치의 주된 목적이 되어버린다. 

과거 조선 시대 정치가들과는 달리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은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위정자가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을 보면 과연 국민을 두려워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과거 성어 중에 군주를 배에 백성을 물에 비유하여 배는 물과 함께 갈 수도 있으나 수틀리면 물은 배를 뒤집어버릴 수도 있다는 ‘군주민수(君主民水)’라는 고사성어가 존재한다.

자신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과 자신과 대비되는 의견에 대해 격하게 반대하는 시민을 보았을 때 정치인은 인간적으로는 불쾌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이윽고 본인의 정치인이라는 자아를 깨닫고 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들의 고충과 이견을 들어줘야 한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반대하는 목소리는 본인에게 그저 같잖게 여겨지거나 거슬리니 무시 또는 차단하기에 급급해 보인다.

국회 밖에선 자기가 종사한 분야에 대하여 베테랑이시지만, 이제 국회에 들어가 ‘새내기’ 역할을 맡으실 고양시 예비 의원들에게 부탁드린다. 잘 아시겠지만, 우리 고양시는 백만 명이라는 시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특례시’이다.

전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수가 많은 기초자치단체의 국회의원으로서 나름대로 위치도 있으실 것이고 권한도 많으시겠지만, 그만큼 자신의 배를 뒤집을 수 있는 물도 넘쳐흐른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요즘 대중교통을 타러 갈 때 많이 뵙게 되는 것 같다. 지하철에서 인사해 주시고 출근하는 차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셨던 지금의 본인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