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성 한국항공대 교수 - ‘UMA과 AAM 기술의 과거 현재 미래’ 고양경제포럼 강연

내년 킨텍스~김포 항공택시운항  
새 교통수단으로 떠오른 UAM 
AAM으로 개념 더욱 확장해야
장기적으론 수소연료전지 사용
버티포트 비상 활공 고려 조성 

배재성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세계적으로 UAM보다는 AAM이라는 개념이 보편화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도시 내에 한정된 UAM을 넘어 AAM으로 항공 교통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세계적으로 UAM보다는 AAM이라는 개념이 보편화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도시 내에 한정된 UAM을 넘어 AAM으로 항공 교통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신문] 무인기와 드론의 급속한 발전으로 최근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교통) 시험 운행 소식이 보도되고 또 이슈화되면서 새로운 항공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양시에서도 대화동에 약 5500평 규모의 UAM 버티포트(Vertiport: 수직이착륙 항공기 터미널)가 조성돼 2025년부터 이른바 ‘항공택시’가 뜰 것으로 보인다. 항공택시는 국토부 UAM 수도권 실증사업으로 킨텍스에서 김포공항까지 약 14km 구간에서 테스트 운항을 할 예정이다. 

2020년 수립한 ‘K-UAM 로드맵’에 따라 국토부는 실증사업을 거쳐 2026년부터 물류·관광·공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UAM 서비스를 확대해나가서 성장기에 접어드는 2030년부터는 전국에 24곳에 버티포트를 조성해 22개 노선을 운영하고, 성숙기에 접어드는 2035년부터는 버티포트 52곳과 203개의 노선으로 확장하며 자율비행까지 시도한다는 발전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CES 2024’에서 공개안 AAM 기체 ‘S-A2’ {이미지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CES 2024’에서 공개안 AAM 기체 ‘S-A2’ {이미지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UAM 기술 어디까지 왔나
하지만 이제 UAM을 뛰어넘어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교통)으로 그 개념을 더 확장하고 기술적 발전 추세와 발맞추면서 조금 더 긴 호흡으로 항공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양경제포럼(회장 이상헌)이 13일 소노캄고양에서 주최한 초청 강연에서 배재성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국내 UAM 기술은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한 발표에서 기술적 관점에서 UAM과 AAM의 과거와 현재에 관해 설명하고 미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 UAM은 도시 권역을 수직이착륙하는 개인용 비행체로 이동하는 공중교통체계를 의미한다. 사실 1965년 12월부터 미국 맨해튼~JFK공항 간 헬기가 운영되기도 했는데 1977년 5월 팬암사의 헬기가 랜딩기어 문제로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나면서 도심 항공 교통은 오랫동안 중단된 채 시간이 지나왔다. 

UAM의 역사와 발전 과정 [출처 = 배재성 교수 발제 자료]
UAM의 역사와 발전 과정 [출처 = 배재성 교수 발제 자료]

친환경·첨단기술로 주목
최근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체(부품)개발부터 MRO(항공기 수리‧정비‧개조), 운항, 관제, 인프라 등 종합적 산업생태계에 기반을 둔 UAM은 새 항공교통수단으로 떠올랐다. 특히 2010년대 이후 전기 배터리를 통한 추진 시스템이 가능해지면서 친환경·첨단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배재성 교수는 “세계적으로 UAM보다는 AAM이라는 개념이 보편화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도시 내에 한정된 UAM을 넘어 AAM으로 항공 교통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는 AAM에 대해 전기 항공기 또는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를 포함해 첨단기술을 갖춘 항공기로 통제 혹은 비 통제된 영공에서 두 지점 사이의 사람과 물건을 운송하는 시스템이고, 특히 새로운 항공기 유형에 적용되는 신기술의 집합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성숙 단계별 AAM의 미션 [출처 = 배재성 교수 발제 자료]
성숙 단계별 AAM의 미션 [출처 = 배재성 교수 발제 자료]

UAM은 AAM의 하위 개념
배 교수는 “지역 거점 사이의 항공 이동을 위한 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Regional Air Mobility, RAM), 항공 앰블런스와 같은 공공서비스, 개인 여가용 기체 등을 포괄하고 있어 결국 UAM도 AAM 속에 포함되는 하위 개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이러한 AAM 사업의 확장을 위해 독립 법인 ‘슈퍼널(Supernal)’을 설립하고 미국 ‘CES 2024’에서 ‘S-A2’를 공개하기도 했다. S-A2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AAM 기체다.

종류별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eVTOL 개발 초기에는 멀티콥터 타입이 대부분이었지만, 운용반경이나 IT·전기 배터리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정익·회전익 복합형, 틸트로터 등의 개발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출처 = 배재성 교수 발제 자료]
종류별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eVTOL 개발 초기에는 멀티콥터 타입이 대부분이었지만, 운용반경이나 IT·전기 배터리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정익·회전익 복합형, 틸트로터 등의 개발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출처 = 배재성 교수 발제 자료]

이날 특강에서 배재성 교수는 자신의 주 전공 분야인 항공기체의 개발 내용을 동영상 자료 등과 함께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기체 설계는 모든 새로운 운송 시스템의 출현보다 먼저 이루어졌고, 특히 안전성이 담보돼야만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다”며 “자동차나 배는 고장 나면 가던 길에서 멈추면 되지만 하늘을 나는 항공기는 결코 그럴 수 없기에 기체에 대한 ‘안전’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AM은 수소연료전지 필요
항공기 시스템 안전성 평가에서는 기준이 10억 시간당 사고 1건이라는 ‘10억 분의 1’이 적용되고, 항공기는 ‘표준’이 아니라 ‘인증’을 적용하는 이유다. 미국 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FAA)이 항공기설계와 모든 부품 승인이라는 ‘형식증명’뿐 아니라 형식 설계에 따른 복제 제품 제조 승인, 그리고 민간항공기로 운항에 필요한 ‘감항증명’ 절차를 모두 거쳐야만 시험비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바로 ‘안전’ 때문이란 설명이다.

배 교수는 UAM과 AAM 모두 전기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AAM은 장기적으로는 수소연료전지의 사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고, 버티포트에 대해서도 “처음엔 수직 이륙을 하더라도 연료 절감과 비상상황에 대비한 활공을 위한 거리와 공간 확보 등을 고려해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교수는 "버티포트 조성 시 항공기의 바상 착륙이나 활공을 위한 거리와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배재성 교수 발제 자료] 
배재성 교수는 "버티포트 조성 시 항공기의 바상 착륙이나 활공을 위한 거리와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배재성 교수 발제 자료] 

오준환 도의원 지원 조례 추진
배재성 교수의 발제 후에는 오준환 경기도의원이 ‘경기도 도심항공교통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추진 경과와 주요 내용을 소개하며 “경기도와 고양시가 도심항공교통산업을 선도하는 지자체가 되는 것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넓은 땅에 사는 경기도민의 이동권 증진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는 허희영 항공대 총장, 하성용 중부대 교수, 김종명 소노캄고양 총지배인, 배병복 원마운트 회장, 양형승 신우파워텍 대표, 천순봉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등 학계와 지역 경제인들은 물론 경기교통공사 민경선 사장과 한종학 모빌리티전략팀장,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전문위원실 고태호 수석전문위원과 김정민·조지현 팀장 등이 참석해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미래항공교통 산업의 나아갈 길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준환 경기도의원이 ‘경기도 도심항공교통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준환 경기도의원이 ‘경기도 도심항공교통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자체-민간 중심 교통서비스 준비 필요
하성용 중부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 교수는 “고양시가 내년부터 버티포트 실증사업을 진행하기는 하지만 각종 규제에 묶여 있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고, UAM 산업을 활발히 전개해나갈 고양시의 조직도 아직은 미약한 거 같아 아쉬움이 크다”며 “고양시에서 하루속히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서 한종학 경기교통공사 모빌리티전략팀장은 “그동안 산업적 측면에서 국토부나 항국항공우주연구원 같은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이 중심이 돼 UAM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이제 교통서비스 측면에서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경기도나 고양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나서서 제 역할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고, 민경선 경기교통공사 사장도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경기도가 도내 각 기초자치단체, 그리고 민간기업과 연계한 협의체를 만들어 UAM과 AAM을 경기도의 주력 미래교통서비스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3월 13일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고양경제포럼 전경.
3월 13일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고양경제포럼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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