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탄소제로숲’으로 기후 안보를 넘어 기후 평화의 길 열자

[고양신문] 네팔의 홍수로 수많은 인명 피해와 난민이 발생한 배경에는 펄펄 끓는 지구로 인한 히말라야 빙하의 급격한 융해와 이상 폭염이 있다. 탄소 배출 책임이 거의 없는 빈국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가혹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강대국들은 이러한 기후재난을 인류 공동의 과제로 해결하기보다는 난민 유입 막기, 자원 확보 쟁탈전, 공급망 재편 등 지정학적 이익과 국가 안보의 관점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기후 의제가 안보 측면만 강조되면 협력보다는 갈등이, 상생보다는 장벽이 먼저 세워진다. 군사력을 증강하고 국경을 닫는 방식으로는 매년 뜨거워지는 지구와 이로 인한 자연재해를 결코 막을 수 없다.

네팔의 비극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서 있는 한강 하구의 이웃 도시, 고양시와 파주시, 김포시의 현실을 보면 기후재난은 이미 문 앞까지 와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및 한강 하구 수위 상승과 100년 빈도를 훌쩍 넘는 기습적인 극한 폭우가 결합하면서 배수가 지연돼 도시 전체가 잠기는 복합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저지대 주택가와 반지하 주거 공간이 흙탕물로 뒤덮이고 도로와 공장이 마비되는 풍경은 한강 하구에 접한 경기 서북부 지자체들이 기후위기의 가장 최전선에 노출돼 있음을 방증한다.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소리와 한강 하구의 수위가 차오르는 경고음은 본질에서 같은 기후위기의 비명이다.

이제는 갈등을 유발하는 안보 논리에서 벗어나 탄소 배출 저감과 취약국 지원을 평화의 가치로 연결하는 ‘기후 평화(Climate Peace)’ 관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기후 평화는 기후변화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하고 환경 난민을 포용하며, 국경을 초월한 연대를 통해 생태계와 인류의 공존을 도모하는 개념이다. 고양과 파주, 김포의 복합침수가 보여주듯 전 지구적 탄소 감축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재앙은 부메랑이 되어 우리 모두에게 돌아온다. 평화는 총칼이 아니라, 지구 공동체의 안전을 함께 책임지는 연대에서 시작된다.

기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열쇠는 바로 에너지 전환이다. 인류가 수 세기 동안 의존해 온 화석에너지는 기후변화의 주범일 뿐만 아니라 자원 독점과 확보 경쟁으로 인해 끊임없이 전쟁과 국제 분쟁을 초래해 왔다. 반면 태양, 바람, 물을 이용한 재생에너지는 특정 국가가 독점할 수 없는 평화의 자원이다.

우리가 화석에너지 사용을 멈추고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분쟁의 씨앗을 제거하고 기후재난으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가장 확실한 평화 운동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기후 평화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담론은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먼저 시작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기후위기를 추상적인 두려움이 아닌 내 삶을 지키는 ’기후대응‘과 ’기후 안전‘의 당당한 수요자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고양시 내에 일상 속에서 대안을 직접 만지고 경험할 수 있는 확실한 기후 중립 지대를 구축해야 한다. 그 구체적인 모델로 친환경 휴식을 넘어선 ‘고양탄소제로숲’ 조성을 제안한다. 

고양탄소제로숲은 단순히 나무만 심는 녹지 공간이 아니라 혁신적인 기후 테크(Climate Tech) 기업들의 기술을 집약하고 검증하는 거대한 실증 실험실(Living Lab)이 되어야 한다. 숲 내 시설물에 태양광, 지열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실증 인프라를 도입하고 AI 기반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을 시범 운영해 기후 산업을 육성하는 고양시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나아가 시민들을 위한 생생한 교육과 체험의 장으로 기능해야 한다. 네팔의 홍수와 우리 지역의 복합침수 같은 기후재난을 가상현실로 체험하며 기후 안전의 중요성을 깨닫고, 재생에너지가 일상에서 어떻게 생산·소비되는지 눈으로 확인하면서 자원순환과 에너지 자립을 스스로 실천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 돼야 한다. 도시 한복판에서 탄소 배출이 ‘제로(0)’가 되는 공간을 경험할 때 시민들은 비로소 기후 평화를 이끌어갈 진정한 주체로 변화할 것으로 믿는다.

심온 고양탄소제로숲 집행위원장
심온 고양탄소제로숲 집행위원장

이러한 생각과 현실을 바탕으로 고양탄소제로숲은 계속되는 기후 평화 그리고 에너지 전환 운동을 진행할 것이다.

심온 고양탄소제로숲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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