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한동안 한반도 동남쪽에 머물던, 습기를 가득 품은 뜨거운 공기가 산맥을 넘어 수도권까지 올라왔다. 4일 고양시 최고 기온은 39도까지 올랐다.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폭염이다. 3일과 4일 이틀 연속 일산문화광장과 일산호수공원을 찾았다. 한낮의 폭염이 광장도 공원도 텅 비워버렸지만, 해가 진 이후에는 풍경이 어떻게 달라질까 궁금했다.

스마트폰 속 시각은 분명 저녁 6시30분인데, 기온은 여전히 35도다. “이래도 되는 거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래도 사람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다. 넓은 광장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발길이 이어진다.

4일 저녁 6시30분 일산문화광장. 해가 기울자 비로소 광장을 가로질러 걷는 이들이 보인다.  
4일 저녁 6시30분 일산문화광장. 해가 기울자 비로소 광장을 가로질러 걷는 이들이 보인다.  

일명 ‘떡꼬치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일산문화광장 상징조형물(정확한 이름은 ‘바람곶’이다) 앞에 한무리의 사람들이 리더의 인솔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몸을 풀고 있다.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는 듯 모여든 러닝 동아리 회원들이다.

일산호수공원은 ‘러닝 마니아들의 성지’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홀로 달리는 이도 있고, 삼삼오오 페이스를 맞춰 달리는 이들도 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열대야의 러닝이 마니아들에게는 또 다른 쾌감인 듯하다.  

활기찬 동작으로 몸을 푸는 러닝 동아리 회원들. 
활기찬 동작으로 몸을 푸는 러닝 동아리 회원들. 
'퇴근 후 러닝'을 즐기기 위해 삼삼오오 일산호수공원으로 향하는 이들. 
'퇴근 후 러닝'을 즐기기 위해 삼삼오오 일산호수공원으로 향하는 이들. 

광장에서 호수로 넘어가는 중앙 녹지육교에 오르니, 제법 바람이 시원하다. 비로소 노을이 물드는 호수 풍경을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나들이를 나온 외국인 일행이 가로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일산의 시그니처 풍광을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중앙육교 가로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는 이들.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시원하다. 
중앙육교 가로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는 이들.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시원하다. 

저녁 8시, 주제광장 쪽에서 빠른 비트의 음악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강사를 따라 줌바댄스를 추고 있다. 동작이 착착 맞는 회원도 있고, 뒤쪽에서 대충 따라하는 초보도 있다. 현수막에는 일산동구보건소가 진행하는 ‘달빛마당 야간공원운동’이라고 적혀있다. 기온은 여전히 31도지만, 함께 모여 공원댄스를 즐기는 이들의 열정도 못잖게 뜨겁다. 

밤 기온은 자정 무렵이 돼야 30도 아래로 내려갈 듯하다. 말로만 듣던 초열대야에 근접했다. 그래도 일상은 아랑곳없이 이어진다. 누군가는 달리고, 누군가는 산책하고, 누군가는 함께 몸을 흔들며 낮동안 탈진했던 몸과 마음을 충전한다. 공원이 있고 광장이 있어서 참 고맙다. 

신나는 리듬에 맞춰 '달빛광장 공원운동'을 즐기는 이들. 
신나는 리듬에 맞춰 '달빛광장 공원운동'을 즐기는 이들. 
해가 져도 실외로 나설 엄두가 안 나는 이들에게는 냉방이 잘 되는 카페가 천국이다. 
해가 져도 실외로 나설 엄두가 안 나는 이들에게는 냉방이 잘 되는 카페가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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