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2회 고양포럼
'일산 사저 기념관 어떻게 활성화할까'

김택근 "일산사저에서 4대 업적 이뤄, 특화해야"
이바다 "수동적 관람 우려...공간 확장, 시민주도해야"
조례 제정·기념일 지정 등 구체적 대안 쏟아져

고양포럼 발제를 맡은 김택근 김대중 평전 집필작가(오른쪽)와 토론자로 나선 이바다 평화누리 상임대표.
고양포럼 발제를 맡은 김택근 김대중 평전 집필작가(오른쪽)와 토론자로 나선 이바다 평화누리 상임대표.

[고양신문]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를 맞아, 고양시 정발산동에 자리한 일산 사저 기념관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8일, 고양김대중포럼 주관으로 열린 제132회 고양포럼은 ‘김대중 대통령 민주주의 유산, 일산 사저 기념관 어떻게 활성화할까’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고양시가 매입한 일산 사저를 살아있는 시민 교육과 민주주의의 산실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공론의 장으로 펼쳐졌다.
포럼에는 정범구 고양김대중포럼 대표(전 주독일 대사)를 비롯해 민경선 고양시장, 이기헌 국회의원(고양병), 김영환 국회의원(고양정), 이재준 전 고양시장, 김달수 전 고양시장인수위원장, 이성한 도의원, 신인선·최성원·장윤정 시의원 등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정범구 고양김대중포럼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범구 고양김대중포럼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어느 한 정파 아닌 민족의 지도자… 고양시 자산으로 거듭나길"

정범구 고양김대중포럼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어느 한 정파의 지도자가 아닌 민족의 지도자로 불려야 한다”며 “가신 지 17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우리 곁에서 민주주의와 평화, 미래 세대의 먹거리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사저 활성화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민경선 시장은 “시민의 자산으로 매입된 일산 사저가 지니는 무게와 중요성을 깊이 공감한다”며 “과거 폐쇄됐던 단절을 극복하고, 시민과 국민이 김대중 정신을 이해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시 차원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산 사저가 위치한 지역구의 이기헌 국회의원은 “일산 사저는 김 전 대통령이 네 번째 대선을 준비하며 한반도 평화와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구상한 역사적 공간”이라며 국회 차원의 협조를 약속했고, 김영환 국회의원 역시 “사저가 고양시민과 국민 모두에게 기억되는 기념관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제를 밑은 김택근 김대중 평전 집필작가
이날 발제를 밑은 김택근 김대중 평전 집필작가

4대 업적의 산실… "승리와 햇볕정책으로 특화해야"

이날 발제를 맡은 김택근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김대중 평전 집필작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산 사저 거주 시기를 “정치 인생의 꽃을 피운 시기”로 평가했다.
김 작가는 일산 사저에서 이뤄진 4대 업적으로 △대북 포용 정책(햇볕정책)의 산실 △헌정 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 교체 현장 △IMF 외환위기 극복 대책 본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발전 병행 철학의 잉태를 꼽았다.
그는 향후 기념관 운영 방향과 관련해 “모든 것을 다 담으려 하면 변별력을 잃고 실패한다”며 “수많은 고난을 이겨낸 ‘불굴의 승리 현장’이라는 점과 ‘남북 화해를 이끈 햇볕정책의 산실’이라는 두 가지 테마에 집중해야 고양시만의 독보적인 기념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이바다 평화누리 상임대표는 현재의 사저 운영이 수동적인 관람에 머무를 수 있음을 우려하며 공간적 확장과 시민 주도의 운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인근 정발산 공원 관리과 부지를 활용한 방문객 주차장과 시민 교육관 조성 △교육관과 사저를 잇는 역사 스토리텔링 기반의 ‘가칭 김대중 산책로’ 조성 △지하 대피실과 응접실 등을 활용한 체험형 공간 운영 등 3대 축을 제안했다. 아울러 “행정 기관 주도가 아닌, 시민사회가 기획·운영에 참여하는 민관 협치 방식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객석 자유토론에서는 시민들과 각계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제안과 아이디어가 쏟아지며 포럼 열기를 더했다. 
객석 자유토론에서는 시민들과 각계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제안과 아이디어가 쏟아지며 포럼 열기를 더했다. 

평화벨트 구축부터 조례 제정까지

이어진 객석 자유토론에서는 시민들과 각계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제안과 아이디어가 쏟아지며 포럼의 열기를 더했다.

홍영표 고양시민회 대표는 정권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시민 공동 운영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김호영 콘텐츠 기업 대표는 청소년과 MZ세대를 겨냥해 ‘우리 동네 이웃, 고양시민 김대중’이라는 친근한 브랜딩 전략을 제안했다.

제도적 뒷받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윤용석 전 시의원은 “사저가 시민과 호흡하기 위해 노벨평화상 수상일과 대통령 당선일(12월 29일)을 고양시 자체 기념일로 지정하고, 안정적 운영을 위한 관련 조례를 제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성한 도의원은 “고봉산 철책 개방지, 금정굴 평화공원, 호수공원 평화통일교육전시관, 장항습지 등 고양시에 산재한 역사·환경 유산을 일산 사저와 선으로 잇는 거대한 ‘평화벨트 콘텐츠’를 구축해야 한다”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이영아 전 고양신문 대표는 고양시 공유 자산인 일산 사저의 장점을 살린 국가유산 등록 추진을, 홍미식 고양자전거연대 대표와 지양미 역사학자는 청소년 대상 현장 학습 거점화를 각각 주문했다.
토론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재준 전 시장은 “과거 고양시가 추진했던 통일정보자료센터가 최근 북한도서관으로 명칭이 와전돼 불리는 등 평화 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청소년 평화 인권 영화제 등 문화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는 실천적 예산 편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제132회 고양포럼은 일산 사저가 단순한 유물 보존 공간을 넘어, 시민의 일상 속에서 호흡하는 민주주의와 평화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폭넓은 합의를 이끌어내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자리를 끝까지 지킨 참가자들이 포럼이 끝난 후 기념촬영을 했다.
자리를 끝까지 지킨 참가자들이 포럼이 끝난 후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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