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무용계 생존연대, 전국 250여 단체 참여
관련 법안 2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위원회 계류
"다음 세대 무용인들 안정적 활동 토대 마련되길"

[고양신문] 세계 무대에서 한국 무용수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무용계에서는 대학 무용학과 감소와 일자리 부족, 창작환경 위축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전국 무용인들은 안정적인 활동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무용진흥법 제정을 비롯한 국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장르와 세대, 지역과 단체를 아우른 ‘범무용계 생존연대’(이하 생존연대)는 지난 18일 ‘대한민국 무용계 생존과 미래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문화예술지원기관에 무용진흥법 제정과 무용인 일자리 확대, 창작환경 개선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생존연대는 지난 9일부터 전국 무용인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청년 무용인을 비롯해 조흥동·최청자·배정혜·양성옥 등 원로 무용인까지 참여해 18일 현재 서명자는 5562명에 이르렀다. 대한무용협회와 전국 독립무용단 등 약 250개 단체도 뜻을 모았다. 생존연대는 서명 참여자 1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용계가 공동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갈수록 좁아지는 활동 기반이 있다. 2013년 전국 52개 대학에서 운영된 것으로 알려진 무용학과는 생존연대 집계 기준 2026년 현재 30개 안팎으로 줄었다. 전문교육을 받은 청년 무용인 가운데 안정적인 직업을 찾지 못해 전공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공연과 창작 기회까지 감소하면서 무용수뿐 아니라 안무가와 교육자 등 무용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생존연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지원 사업과 연계해 무용인의 일자리와 복지 확대에도 힘써왔다. 그러나 개별 사업만으로는 무용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생존연대가 제시한 요구사항은 ▲무용진흥법 제정 ▲전국 단위 무용행사와 무용인 지원기관 지원 확대 ▲국·공립 및 지역 전문무용단 확충 ▲창작·공연 활동 지원 강화 등 네 가지다.

생존연대 관계자는 “지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공연장 대관료와 시설·기술 용역비로 쓰이다 보니 정작 창작자와 무용수에게 돌아가는 몫은 크지 않다. 현실적인 제작비를 반영한 지원 확대와 공공 공연시설 대관료 감면, 무용 전용극장과 지역 전문무용단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용계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무용진흥법 제정이다. 현재 무용은 「문화예술진흥법」과 「공연법」에서 문화예술의 한 분야로 규정돼 있지만 무용 진흥을 별도로 다루는 법률은 없다. 무용계는 창작과 공연, 교육, 전문인력 양성, 연구와 복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려면 독립적인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제처의 국민참여입법센터 국회입법현황을 보면 제22대 국회에서는 배현진 의원 등 10명이 2025년 3월 「무용진흥법안」을, 김재원 의원 등 14명이 같은 해 6월 「무용진흥 및 발전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두 법안은 2025년 8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상정된 뒤 소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배현진 의원안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년마다 무용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전문인력 양성, 창작 지원, 지식재산권 보호, 국제교류와 해외 진출, 무용단체 육성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담겼다. 무용 조사·연구와 공연 제작·보급 지원, 자료 수집·관리, 교육 등을 맡는 국립무용원을 두고 그 소속으로 지방무용원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장미영 고양시무용협회장은 “무용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일회성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히 청년 무용가들이 전공을 살려 지역에 정착하고 창작과 공연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지역에서 무용가로 성장하고 활동할 기회가 넓어진다면 지역 무용계의 지속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무용진흥법이 조속히 논의돼 다음 세대 무용인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존연대는 서명 참여자 1만 명을 목표로 무용계의 목소리를 모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무용계가 요구하는 것은 한시적인 지원 확대가 아니라 창작과 공연, 교육, 복지, 일자리가 서로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활동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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