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시정질문
공소자 의원(중산1·2·고봉·일산2동)

공소자 시의원이 24일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공소자 시의원이 24일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의회 삭감 펜스비, 다른 사업으로 편법 발주
시 "법적·예산상 근거 없이 추진된 것"
설치·복구비 1억여원 투입, 호수공원 훼손 지적
민경선 시장 "위법 확인 시 엄중 문책할 것"


[고양신문] 민선 8기 당시 시의회가 전액 삭감했던 고양국제꽃박람회 외곽펜스 설치 예산이 명칭만 바뀐 채 다른 사업비에 포함돼 버젓이 집행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고양시의회 공소자 의원(더불어민주당, 중산1·2·고봉·일산2동)은 24일 열린 제30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재)고양국제꽃박람회의 편법 예산 집행과 보고 누락, 그리고 관리·감독 부실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진상 규명과 특정감사를 촉구했다.


삭감된 1억3300만원, 두 달만에 ‘전시펜스’로 부활
공소자 의원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16일 2026년도 본예산안을 심의·의결하면서 재단 출연금 항목 중 시민 통행 제한과 예산 낭비 논란이 일었던 ‘외곽펜스 설치비’ 1억33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따라 펜스 관련 예산은 0원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재단은 불과 두 달 뒤인 올해 2월 27일 '2026고양국제꽃박람회 디자인 게이트 및 전시펜스 설치 사업'(1억9450만원)을 긴급 공고하며 과업 내용에 ‘유료구역 경계 약 1000m의 전시펜스 설치·철거’를 포함시켰다. 명칭만 ‘외곽펜스’에서 ‘전시펜스’로 바뀌었을 뿐, 유료구역 동선 통제라는 목적과 재질(매쉬 펜스)은 당초 삭감된 사업과 동일했다.

공소자 의원은 “의회의 예산 심사는 단순한 총액 승인이 아니라 세부 목적과 산출근거를 심사하는 것”이라며 “의회가 전액 삭감한 사업을 기존 잔여 예산 범위 내에 과업으로 끼워 넣어 발주한 것은 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시 "법적·예산상 근거 없었다" 시인, 의회 사전보고도 없어
고양시 또한 이러한 편법 집행의 위법성을 사실상 시인했다. 고양시는 시정질문 서면답변서를 통해 “펜스 설치를 과업에 포함한 것은 법적·예산상 근거를 두고 추진한 것은 아니다”라며 “관람객 안전과 보안 우려로 부득이하게 통합 발주했다”고 밝혔다.

공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재단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펜스 예산 삭감을 결정한 당일(2025년 12월 12일) 전임 이동환 시장에게 과업 조정안을 대면 보고했다. 반면 시의회에는 사업 입찰공고가 나간 지 11일이 지난 뒤에야 간담회 형식으로 사후 보고해 의회 사전보고 약속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치 이후의 혈세 낭비와 시설 훼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펜스 설치·철거에 소요된 5500만원 외에도 호수공원 보도블록 타공 및 파손에 따른 긴급복구비로 4950만원이 추가 산출돼, 펜스 관련 계획에 반영된 금액만 총 1억45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부족한 복구비를 마련하기 위해 셔틀버스 운영 용역과 텐트 임차비 등 다른 일반운영비에서 4202만원을 임의로 이동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감사로 책임 묻고, 개방형 축제로 패러다임 바꿔야"
공 의원은 지난 5월 8일 행사장 내 고양시 공식홍보관 간판 낙하 사고(6명 부상)를 언급하며, 3월 취임한 현 재단 대표이사를 비롯한 지휘·감독 체계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했다. 공 의원은 “내부 결재와 시 일상감사, 재단 종합감사라는 세 번의 검증 기회가 있었음에도 걸러지지 않았다”며 “특정감사를 통해 의사결정 라인과 결재권자의 책임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 의원은 해마다 반복되는 통제와 복구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호수공원을 전면 개방하는 ‘개방형 꽃박람회’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공 의원은 “시민의 휴식처인 호수공원을 펜스로 가로막아 상실감을 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입장료와 대규모 경계펜스 없이 누구나 즐기고 지역 상권과 상생하는 축제로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경선 고양시장은 “펜스 사업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고 특정감사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법과 원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답했다. 이어 개방형 꽃박람회 전환 제안에 대해서도 “관련 부서 및 재단과 함께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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