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총원장, 고소 피해자에 일방적 해고

고양시의 한 유치원에서 셔틀버스 운전기사가 보조교사들을 성추행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Y유치원 보조교사 A씨와 B씨는 지난 12일 운전기사 C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양경찰서에 고소했다. 특히 A씨는 성추행은 물론 1년 전 발생했던 성폭력 사건까지 함께 증언했고 다른 보조교사들의 피해 증언도 이어지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고양경찰서는 보조교사 A씨와 B씨에 대한 피해진술을 확보하고 운전사 C씨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C씨는 성추행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고양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C씨를 조사 후 귀가시켰는데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 보조교사들이 운전기사 C씨를 경찰서에 고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Y유치원 총원장은 운전기사 C씨 뿐만 아니라 피해자 A씨까지도 해고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A씨가 본지에 전달한 녹음테이프에는 "같이 뒹굴었든", "선생님이 더이상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유치원 시끄러운거 싫고, 억울하면 법으로 해서 발찌를 채우든 해라” 등 총원장이 A씨를 해고하며 발언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유치원측의 일방적인 해고와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태도에 불만을 토로하던 피해자 A씨와, A씨의 언니는 피해사실을 ‘다음 아고라’에 올리는 등 사건을 공론화시키는 방법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지난 해 7월 24일 직원 회식을 마친 후 운전기사 C씨가 2차를 강요해 어쩔 수 없이 2차를 간 후 집으로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C씨가 일방적으로 동승해 자신을 C씨의 집으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A씨는 “C씨의 집에서 입에 담지 못할 변태적 성폭력을 당했으나 한 때 조폭이었다고 협박하는 C씨의 보복이 두렵고 당시 큰 수술을 두번이나 치른 한 엄마가 돌아가실까봐 두려워 피해사실을 폭로하지 못한 채 비참한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성폭행 이후에도 C씨로 부터 수차례 성추행을 당하는 등 더 이상 수모를 견딜 수 없어 언니에게 그동안의 피해사실을 모두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동생의 억울한 상황을 들은 언니는 A씨와 같은 성추행 피해자인 보조교사 B씨와 함께 운전기사 김씨를 고양경찰서에 고발했다. 피해자 A씨는 자신처럼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B씨 이외에도 더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추가 증언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씨와 다른 피해자들에 따르면 성추행은 고용이 불안정한 보조교사들을 상대로 주로 이루어졌고 특히 운전기사 C씨와 함께 차량 등하교를 담당했던 교사들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퇴사했으나 해당 유치원 근무 당시 C씨와 함께 차량지도를 해온 D씨는 “어깨를 주무르는 것은 기본이고 껴안으려고도 했다”며 “한번은 커피를 사주겠다며 손을 꽉 쥐고 끌고 갔다”고 말했다. D씨는 “퇴직을 이유로 차량지도를 인수인계 해준 보조교사는 C씨를 조심하라고 경고했고 또 다른 보조교사 역시 C씨 때문에 유치원을 그만둔다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다른 보조교사 E씨의 경우 알려준 적 없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연락이 와 “주말에 뭐 하느냐, 혼자 사느냐, 우리 집에 와서 같이 놀자”라는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불쾌감을 느낀 E씨가 응대를 하지 않자 C씨는 유치원에서 “왜 전화를 안 받냐”며 앞을 가로막는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C씨가 보조교사는 물론 아이들에게도 과다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피해자 A씨는 C씨가 “자신의 차량에 탑승하는 아이들에게 필요이상으로 신체 접촉을 시도하며 뽀뽀를 강요하기도 했고 여자아이를 무릎 위에 앉혀놓고 팔과 허벅지를 쓰다듬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D씨는 “유치원 버스가 순회 중 아이를 기다리기 위해 잠시 정차할 때마다 항상 차 뒤쪽의 아이들에게 다가가 여자아이들만 무릎에 앉히며 뒤에서 껴안았다”고 말했다.

해당 차량을 이용하던 한 아이의 상담을 행한 전문아동상담센터의 F원장은 “좀더 시간을 갖고 상담해봐야 하지만 우선 입을 맞추려 하고 껴안았다는 등의 내용을 아이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아직 심각한 상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충분히 성추행이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상담 치료를 받지 않으면 추후 성조숙증이 올 수 있는 다양한 예후가 보인다”고 말했다. F원장은 또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같은 버스를 이용한 다른 아이들에게도 있을 수 있다"며 "상담을 통해 피해상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장에 C씨는 A씨 측이 올린 아고라 청원 글에 의견을 남겨 "너무 억울하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라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사실을 밝히고 법적으로 모든 피해를 고발하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해당 유치원의 총원장은 "해당 사건에 대한 사실 여부가 아직 불분명하고 이 부분은 법에 맡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생각되어 수사를 의뢰해놓았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기사가 아이들에게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봤다는 증언은 보조교사의 일방적인 것으로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고양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고소자의 말이 맞다면 당연히 구속시켜야 하지만 경찰서는 고소자의 말만 의존할 수 없고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하고 또 합의 등 다른 해결점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성추행 피해자들이 여럿 있기 때문에 동시에 진술을 해준다면 정상이 참작돼 죄가 무거워질 수 있다”며 “성추행이 폭력사건 정도로밖에 취급되지 않고 있는 현행법의 문제를 개선해야 억울한 피해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소재 Y유치원 관련 반론보도  
 

본지는 지난 7월 22일자 사회면에 '고양시의 한 유치원 운전기사가 보조교사들을 성추행하고 아이들에게도 과다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증언이 있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보도의 대상으로 거명된 유치원은 "운전기사의 보조교사들 성추행 문제는 보조교사들의 고소에 의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아이들의 경우는 학부모들로부터 정황상 그랬을 것이라는 심증만 있을 뿐 어떠한 사실적 확인이 된 바가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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