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간담회 통해 학부모들에게 유감 표명
경찰 미온적 태도에 분통, 적극적 수사 촉구도


유치원 운전기사가 보조교사를 성폭행하고 성추행해왔다는 논란과 함께 아이들에게까지 성추행을 해왔다는 의혹이 일면서 해당 유치원생의 학부모를 비롯한 네티즌들이 성토에 나섰다. 사건을 접한 이들은 운전기사 C씨(47)뿐만이 아니라 보조교사 A씨(28)까지 해고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치원에 대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어나면서 해당 유치원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유치원 측은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사태 수습을 위해 지난 25일에는 학부모 간담회를 열었다. 유치원 측은 간담회 개최 후 홈페이지에 “이 사건을 접한 후, 단순 남녀 사이의 문제라고 판단하고 정확한 조사를 하지 못했다"며 "유아들의 안전사고가 없을 것이라 확언하여 안전에 대한 대처방안을 즉시 하지 못해 학부모님들께 염려를 끼친 점을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글을 개제했다. 또한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유아들의 심리상태확인을 위한 전문적인 심리검사와 유치원과 차량내부에 CCTV설치하여 홈페이지를 통해 가정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설명하는 자리에서 뒤의 담임선생님들이 울고 계시더라. 해당 보조교사도 유치원도 아이들도 학부형도 모두가 피해자인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그러나 또 다른 학부모는 유치원 홈페이지에서 이날 간담회를 정리한 문서를 확인하고 “주된 내용은 기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아동성추행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고 사건을 명확히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중요한 이야기는 쏙 빼놓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변호사를 대동해 사과부터가 아닌 해명하는 모습에서 아직까지 유치원만 보호하려는 모습을 지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졸업을 반 학기 남겨둔 아이들의 부모들은 더욱 애가 탔다. 아이디 76poong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1년 반 동안 그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다녔는데 정말 너무 화난다. 남은 한 학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치원을 자퇴한 학부모의 경우 이날의 간담회에 대한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A씨의 진술을 통해 성추행 여부가 의심되어 심리치료 중에 있는 아이의 아버지는 “간담회가 아이들 성추행 문제로 주최됐다고 하던데 그러면 버스에 탑승한 아이들도 연락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학부모들만 불러서 간담회를 열어봤자 이거 저거 해달라고 하는 요구 밖에 나오지 않는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표했다.

해당 관할인 고양경찰서에서는 아동성추행 문제가 불거지면서 유치원 CCTV와 교사 16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였으나 아직까지 추행이 있었다고 밝혀질 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CCTV가 최대 10일 정도로 밖에 녹화되지 않았고 유치원 내에만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증거는 없었다”고 전했다.또한 “아동성추행의 경우 친고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고소가 있어야 논할 수 있는 범죄이다”라며 “320명 가량되는 원생들을 일일이 수사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신중하게 처리하려고 하는 상태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학부모들이 사건에 대해 대부분 알고 있는 상태이다”라며 “필요하다면 직접 수사를 의뢰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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