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시민학교 2강 - 박종관 건국대 교수 강연

생태관광·지리여행지로서 탁월한 가치
전문가들의 적극적 전략수립 필요

북한산성 시민학교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는 박종관 교수
북한산성 시민학교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는 박종관 교수

[고양신문] 고양시의 명산 북한산의 북한산성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시민학교가 열리고 있다. ‘북한산성 세계유산 가자’라는 타이틀로 진행 중인 북한산성 시민학교 두 번째 시간으로 박종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의 강연이 21일 열렸다.  박 교수는 세계유산학과 교수이자 자연 지리 연구자로 그동안 우리나라 세계유산 선정 시 입지 연구를 맡아온 인물이다.
‘북한산의 지리와 환경’을 주제로 ‘북한산성 유역의 지형 경관 가치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 박 교수는 “북한산을 오르기만 하지 말고, 뜯어보고 알고 감상하자”면서 말문을 열었다. 강의를 요약한다.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참가자들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참가자들

▮북한산의 유산적 가치

모든 물건은 고유의 가치가 있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 즉 보편 타당하면서도 현저한 유산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멀리서 북한산의 인수봉과 백운대를 바라보며 ‘저 안에 과연 산성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품는다. 높이 830미터의 산속에 길이 12.7㎞의 산성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임팩트가 크다. 이런 곳이 서울 한복판에 있고, 고양시 관내에 있다.

▮북한산성 성벽지의 지형 분석

북한산성 유역의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지리정보시스템)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형 분석을 했다. 대서문부터 시작해 부왕동암문, 청수동암문 등 성곽이 지나가는 길을 보면 풍화작용이 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강암 산속에 산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지형적으로 흔치 않다. 북한산성은 북한천 유역 분수계를 따라서 축성된 것으로 독특하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북한산성 유역 지형 경관의 매력

북한산은 1억8000만 년 전에 형성된 화강암 지역이자, 절리(joint, 금), 그루브(groove, 빗물), 풍화 현상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절리는 화강암이 땅속에서 천천히 노화되어 압력이 없어지면서 생긴다. 실같은 선과 금으로 된 절리는 수직과 수평의 방향성을 가지며 그 연장선은 능선과 연결된다. 거무죽죽한 그루브는 빗물이 흘러간 흔적으로 움푹한 모양이다. 한가운데 하천이 흘러가는 지형을 따라 만들어진 성곽과의 조화미는 아름답다. 등산을 하면서 절리를 구경하고,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바위들을 보면서 감탄해 보자.

▮3가지 눈으로 보기  

북한산을 이해하려면 서울의 지질 구조와 주요 산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점점 마이크로 스케일로 내려가야 한다. 즉 새의 눈, 벌레의 눈, 화석의 눈으로 봐야 한다. 세상은 비가 올 때 바뀐다. 산에 올라가서 아래에 있는 하천을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하고, 한 장소의 사계절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형의 기복이 왜 저렇게 됐는지 끊임없이 물어보고, 내 앞에 있는 자연체와 대화하자. 돌에 금이 간 것을 보고 만지고, 과학적 지식을 더하면 감상의 폭이 넓어진다.

▮북한산성을 복합문화유산으로

북한산성은 입지가 무척 독특하지만, 문화유산 단독으로 하기에는 미흡하다. 북한산의 가치와 입지적 가치를 고려해 자연유산까지 포함한 복합문화유산으로 가는 것이 맞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산성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한다. 생태관광지와 지리여행지, 그리고 사람과 역사를 함께 묶는 스토리텔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모여 적극적으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산성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한 참가자들
북한산성 세계유산 등재를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한 참가자들
북한산성 시민학교 2강을 마친 후 원효봉 코스 현장탐방을 출발하는 모습
북한산성 시민학교 2강을 마친 후 원효봉 코스 현장탐방을 출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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