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선 시장 첫 참석 “민선9기 내 평화공원 실현”
전임 시정서 멈춘 사업, LH 공공택지 편입 재협의
김영환·김성회 의원 “제도 격상·부지 재편입 총력”
유족회 “잔여 부지 매입, 유해 영구 안치 매듭지어야”

[고양신문] 전임 시정 4년 동안 조례 무력화와 예산 삭감, 전담 부서 폐지라는 파행을 겪으며 멈춰 섰던 금정굴 평화공원 조성 사업이 민선9기 출범과 함께 재추진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국가폭력으로 희생된 민간인의 넋을 기리는 ‘제34회 고양지역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합동위령제전’이 지난 10일 황룡산 기슭에 위치한 일산서구 탄현동 산23-1 금정굴 민간인 학살 현장에서 진행됐다.

민선9기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위령제는 민경선 고양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전임 시정의 행정적 방치와 사업 후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임기 내 조성을 공언했다. 현장에서는 평화공원 건립의 실질적 열쇠인 탄현 공공주택지구 사업 구역 내 현장 재편입, 66㎡(약 20평) 규모의 잔여 사유지 매입, 세종시에 임시 안치된 유해 153구의 영구 안치 대책 등 핵심 과제들이 정·관계 인사들을 통해 일제히 거론됐다.

이날 위령제에는 민경선 고양시장과 김미수 고양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김영환(고양정)·김성회(고양갑) 국회의원, 이재준 전 고양시장, 전·현직 도·시의원, 송영주 진보당 고양시지역위원장, 김기옥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 전국 유족회 관계자, 시민사회 인사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민경선 시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민경선 시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김미수 시의회 의장
김미수 시의회 의장

민경선 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전임 시정에서 빚어진 파행을 언급하며 유족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민 시장은 “그동안 고양시가 약속을 충실히 이행했어야 함에도 지지부진하고 오히려 후퇴하는 일이 있었다”며 “고양시를 대표해 유족분들께 용서를 구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민선9기에서는 단순한 ‘희망고문’에 그치지 않고 평화공원 조성이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시·도의원 및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미수 고양시의회 의장 역시 시의회 차원의 전폭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김 의장은 2018년 제8대 고양시의회 입성 당시 자신의 ‘1호 조례’로 ‘고양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조례를 제정하면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줄 알았으나, 민선8기 이동환 시장은 예산도 세우지 않고 담당 부서마저 폐지하는 등 참담한 시간을 보냈다”며 “지역 시·도의원과 국회의원, 민경선 시장이 뜻을 모아 이번 임기 내에 반드시 매듭을 짓겠다”고 강조했다.

김영환 고양시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영환 고양시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성회 고양시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성회 고양시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이날 현장에서는 평화공원 조성을 가로막아 온 행정적 걸림돌과 구체적 해법도 함께 논의됐다. 해당 지역구인 김영환 국회의원은 경기도의원 시절인 2012년 경기도 민간인 학살 희생자 지원 조례 통과 과정을 회상하며, 금정굴 평화공원 사업 정상화를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김 의원은 “탄현동 공공주택지구 사업 부지에 금정굴 발굴 현장을 포함해 평화공원으로 조성하려던 계획이 추진됐으나, 전임 이동환 시장 재임 시기 사업 구역에서 현장이 제외되는 후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경선 시장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이 문제를 핵심 과제로 다뤘고, LH와의 협의를 통해 금정굴 현장을 사업 구역 안쪽으로 다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부지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김성회 국회의원은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적 개선 성과를 소개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행정안전부 장관 선에서 점검하다 보니 국토교통부나 경찰 등 타 부처 간 이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권고 이행 점검 권한을 국무총리로 격상시켜 총리실 차원에서 부처 간 쟁점을 직접 조정하도록 법 체계를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사 피해자들의 소멸시효 배제 등 억울함을 풀기 위한 법적 뒷받침도 국회에서 끝까지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유족 측은 평화공원 조성과 더불어 타 지역에 임시 안치된 희생자 유해의 영구 안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최승호 금정굴유족회장은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가 국가폭력에 의한 학살로 규정하고 평화공원 건립을 권고한 지 19년이 흘렀지만 현장은 여전히 방치돼 있다”며 “공원 건립을 위해서는 현장 수직 경계 중 아직 매입되지 않은 잔여 부지 약 66㎡(20평)를 고양시가 추가 매입하는 결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굴된 유해 153구가 세종시 추모의 집에 임시 보관된 지 수년째”라며 “행정안전부의 세종 국가추모공원 건립 추진 과정에서 화장 방식이나 DNA 감식 등 유족 간 입장 차이가 있는 만큼, 영구 안치 시설 마련에 정부와 지자체가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인규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이사장은 “과거 ‘빨갱이’라는 낙인 속에서 싸워온 유족들은 국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이끌어내는 진전을 이뤄냈다”며 “이제 남은 과제는 좁고 갇힌 산기슭의 학살 현장을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음 세대를 교육하는 평화·인권의 공간을 완성하는 일”이라며 고양시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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