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고 '2026 인문고전살롱' 2차 강연
오승용 PD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할 것인가'
[고양신문] 고양시 신원고등학교(교장 유미경)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미디어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갖춰야 할 비판적 사고력과 시민적 책임 의식을 탐구하는 독서·토론 공론장을 열었다.
신원고는 지난 21일 교내 시청각실에서 『속이는 미디어, 분별하는 사고력』의 저자인 오승용 KBS PD를 초청해 ‘2026 인문고전살롱’ 2차 저자 초청 강연을 개최했다. 신원고등학교 창의역량부(담당교사 박병욱)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사전에 저서를 읽고 모둠별 토론을 거친 재학생 95명과 지도교사 등 총 11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저자의 주제 강연과 학생들이 사제동행 모둠 토론을 통해 준비한 질문을 바탕으로 진행한 질의응답 등으로 총 90분 동안 이어졌다.
AI 시대의 시민성… 저자가 던진 네 가지 질문
이번 2차 강연의 핵심 주제는 ‘AI 시대의 시민성’으로, 강의는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할 것인가’로 진행됐다. 오승용 저자는 KBS에서 제작기술감독과 디지털콘텐츠 제작 PD로 재직하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공영방송의 역할과 지역언론 연구 등을 주요 관심 분야로 다루고 있다.
오 저자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참석한 학생들에게 정보 수용자로서의 태도를 성찰하게 하는 네 가지 질문을 먼저 건넸다. △내 감정은 누구의 것인가 △무엇이 빠져 있는가 △나는 왜 확인하지 않았을까 △나만의 원칙은 무엇인가이다.
이 네 가지 질문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수용자가 겪는 감정적 동조 현상과 편집된 정보의 이면, 확증 편향으로 인한 검증 누락 문제를 짚어내고, 정보를 수용·유통할 때 적용할 개인의 주체적 기준을 세우도록 유도하는 물음이다. 오 저자는 강연을 통해 디지털 네트워크 공간에서 이용자가 누르는 ‘공유’ 버튼 하나가 공동체에 던지는 한 표가 되는 시대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보를 보고 믿고 타인에게 퍼뜨리는 일련의 행위에 대해 시민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제동행 모둠 토론으로 39개 질문 도출
신원고 인문고전살롱은 일회성 특강에 그치지 않고, 학생과 교사가 사전 독서와 토론을 통해 도출한 질문을 중심으로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구조로 운영됐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학생들과 지도교사가 총 19개의 ‘사제동행 모둠’을 구성했다. 참여 학생과 교사들은 강연 전 대상 도서를 성찰하며 읽고, 모둠원 전원이 작성한 발제문에서 핵심 쟁점을 찾아 사전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학생들은 오 저자가 던진 네 가지 질문을 사제동행 토론의 출발점으로 삼아, 추상적인 개념 대신 자신들이 학교와 일상에서 직접 겪는 구체적인 미디어 사례를 분석 대상으로 올렸다. 각 모둠은 △교내 학생회 선거 홍보 영상 사례 △AI 판별 도구의 기술적 오류 사례 △플랫폼 추천 알고리즘 작동 사례 등 일상 속 주제를 놓고 심층 토론을 벌였으며, 이 과정을 통해 총 39개의 질문을 만들었다.
50분간의 본 강연이 끝난 뒤 이어진 40분간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19개 모둠이 만든 39개의 질문 가운데 엄선한 질문들을 중심으로 저자와의 문답이 진행됐다.
현장 질의응답에서 8조 모둠(문하늘·양채민 학생)은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유지하고 누구도 믿지 못하는 태도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비판적 태도와 지나친 불신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디어 리터러시의 균형점을 물었다. 또한 사전 엄선된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을 들으며 현장에서 새롭게 떠오른 학생들의 ‘꼬리 질문’도 연이어 제기돼 활발한 상호 문답이 이뤄졌다.
‘RAS 교육’·‘AI 중점학교’ 연계… 12월 행동 강령 제정
신원고의 ‘인문고전살롱’은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2학기부터 추진하는 'RAS(Reading·Arts·Sports) 경기 문예체 교육'을 일선 학교 현장에서 구체화한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올해 경기도교육청 지정 ‘AI 중점학교’ 사업을 연계해 ‘AI 시대, 인간은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연간 관통하는 큰 주제로 삼았다.
유미경 신원고 교장은 이번 행사의 취지에 대해 “1차 강연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물었다면, 이번에는 ‘나는 어떤 시민인가’를 묻는 자리였다”며 “AI가 만든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학생들이 스스로 확인하고 판단하는 습관을 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신원고 인문고전살롱은 오는 11월 4일 『AI는 차별을 인간에게서 배운다』의 저자인 고학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초청해 ‘AI 시대의 공정성’을 주제로 3차 강연을 이어간다. 이어 오는 12월에는 그동안의 강연과 사제동행 모둠 토론 결과를 종합하는 교내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학교 구성원이 함께 만든 ‘AI 시대 우리의 행동 강령’을 도출해 신원고 학생들의 실천 지표로 삼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