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사회복지사·대학생 협력 
환자 맞춤형 돌봄 모델 구축
20명 대상으로 시범 적용 준비
내년 3월 비영리단체 운영 목표

[고양신문] 일산서구 주엽동 효림요양병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의료·복지 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와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늘리는 새로운 노인돌봄 모델 구축에 나섰다. 효림의료재단이 추진하는 ‘더멋진 AI 케어랩스’는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협력해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관심사에 맞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요양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받는 고령환자와 파킨슨병, 뇌졸중 후유증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다른 사람과 교류하거나 여가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적다. 의료·간호·간병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환자 개개인의 취향과 정서적 욕구까지 살피기에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효림요양병원 관계자와 대학생들이 ‘더멋진 AI 케어랩스’ 회의를 하고 있다. 
 효림요양병원 관계자와 대학생들이 ‘더멋진 AI 케어랩스’ 회의를 하고 있다. 

효림의료재단의 경영과 사회공헌 업무를 맡아온 주세호 관리이사는 이러한 돌봄 현장의 어려움에 주목했다.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만큼 좋아하는 활동을 찾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정서적 안정을 얻도록 돕는 일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주세호 관리이사는 “요양병원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의료적 치료만이 아니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시간도 중요하다. AI가 반복적인 업무를 덜어준다면 의료진과 돌봄 인력이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AI는 업무 덜고, 의료·복지 인력은 환자 돌봄에 집중
‘더멋진 AI 케어랩스’는 AI가 의료진이나 돌봄 인력을 대신하는 방식이 아니다. 업무 기록과 교육자료 작성, 프로그램 준비 등에 AI를 활용해 행정 업무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이를 환자 돌봄에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세호 효림의료재단 관리이사
주세호 효림의료재단 관리이사

현재 가정의학과 3명, 한방 진료 1명, 정형외과 1명 등 의료진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의료진은 환자의 건강 상태와 활동의 안전성을 살피고, 사회복지사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관리한다. 실습생과 자원봉사자는 의료진의 교육과 지도로 환자와 대화하거나 여가활동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효림요양병원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더멋진 재활복지프로그램’의 시범 운영모델을 설계하고 현장 적용을 준비해 왔다. 초기 대상은 고령환자와 파킨슨병, 뇌졸중 후유증, 루게릭병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환자 약 20명이다.

환자의 신체 상태에 따라 침상 중심, 휠체어·앉은 자세 중심, 보행 가능 등 세 유형으로 구분하고 음악 감상과 대화, 인지활동, 생활 지원 등 적합한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환자가 좋아하는 활동과 참여 반응, 건강상 주의사항을 기록해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필요한 돌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대학생 서포터즈 5기 운영, AI 돌봄 플랫폼도 개발
청년들의 참여도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5기째 운영 중인 대학생 서포터즈는 약 3주 동안 노인돌봄 현장을 경험하고 AI 콘텐츠 제작과 돌봄 관련 실무 과제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의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활동 결과를 포트폴리오로 정리한다.

사회복지 실습생을 중심으로 간호·물리치료·작업치료 등 관련 전공 대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체계도 구체화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전 6시부터 8시까지는 의료·복지 종사자와 청년들이 온라인으로 모여 AI 활용법을 공부하고, 현장의 반복 업무를 줄이거나 환자에게 적합한 활동을 만드는 방법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환자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더멋진 AI 케어플랫폼’ 애플리케이션도 개발 단계에 있다. 환자별 선호 활동과 참여 기록, 건강상 주의사항, 인수인계 정보를 한곳에 모아 담당자가 교체돼도 필요한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상했다.

효림의료재단은 우선 효림요양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운영모델을 완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뉴얼과 교육·기록 체계를 정비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면서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 참여율, 안전사고 여부, 운영 부담 등을 살펴 효과를 검증한다는 구상이다.

2027년 비영리단체 설립 목표, 지역 돌봄기관 협력 모색
장기적으로는 고양시 소재 대학과 의료기관, 복지시설, 시니어 단체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요양병원에서 축적한 경험을 요양시설과 방문요양·방문간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산학협력과 공공·민간 협력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AI 케어플랫폼은 영리사업이 아닌 비영리 형태로 운영할 구상이다. 2027년 3월을 목표로 비영리단체 등록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용 규모가 커지면 전담 인력을 채용해 운영 조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지원사업과 비영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참여도 모색하고 있다.

주세호 관리이사는 “이 사업은 기술을 개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사람들과 웃고 대화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비영리 형태로 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의료·복지기관과 협력해 더 많은 환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효림요양병원의 새로운 돌봄 실험은 이제 현장 적용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단계에 있다. AI가 반복 업무를 줄이고 의료·복지 인력이 환자 곁에 머무는 시간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 환자의 정서적 만족도와 돌봄 서비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앞으로의 운영 결과가 보여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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