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도시마케팅을 위한 제언 ①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1월 12일 공포됨에 따라 수원·고양·용인·창원 등 4개시는 2022년 1월13일 특례시로 출범하게 됩니다.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부터는 일부 자치분권과 인사권 이양, 예산, 재정증대의 혜택이 예상되기에 획기적인 도시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초자치단체를 넘어 광역시급의 ‘특례시’로 거듭난 고양시의 질적·내적 성장과 효율적인 도시마케팅을 위한 전문가 칼럼을 연재합니다. - 편집자 주 -
[고양신문] 고양시가 오랜 기다림 끝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았다. 2014년부터 100만 도시로 진입한 후 6년 만에 ‘특례시’란 날개를 새로 달았다. 몸집은 광역시만큼 커졌는데 ‘기초단체’란 작은 옷을 입고 중앙정부나 경기도의 지휘와 통제를 받고 살았으니 그동안 영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는 광역과 기초사이에 끼였지만 중간급으로 진일보 격상된 고양시의 위상에 대해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이번 ‘특례시’ 지정은 그 자체로 뚜렷한 권한이나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무늬만 특례시인 측면도 있다. 당장 행정주소도 특례시란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수원, 창원, 용인 등 다른 특례시와 협력하며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고 중앙정부, 경기도와 재정 등 여러 분야에 대한 분권 협상도 진행해야 한다.
특례시 지정 후 100만 인구 사수를 위해 창원시는 결혼 시 1억원 대출 후 셋째를 출산하면 대출금 전액을 탕감해주는 ‘결혼드림론’을 꺼내들었다. 고양시도 올해부터 셋째 이상 자녀를 출산한 가정에게 신생아용품을 지원하는 다복(多福)꾸러미를 내놓았다.
108만 고양의 꿈, ‘특례시’가 날개 되려면
올해부터 고양시에서는 역사상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초대형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장항지구에 들어서는 일산테크노밸리, 고양방송영상밸리, CJ라이브시티를 비롯해 킨텍스 제3전시장, 고양시신청사 건립, 화전·원당성사지구도시재생사업등이 진행되고, 지하철 GTX-A노선과 경전철 고양선등 교통 인프라 확충도 예정돼 있다.
외형적으로는 ‘고양 특례시’로 발전할 위용을 어느 정도 갖추어갈 수 있겠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동안 도시의 발전과 확장에 있어 건설, 교통 등 인프라의 중요성만 우선시 하거나 콘텐츠, 소프트웨어는 부실한 채 하드웨어중심의 개발사업으로 진행되는 우(愚)를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특례시’로 지정되고 대규모 건설·하드웨어 인프라가 확충된다고 해서 고품격 일류도시가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떻게 해야 고양시가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벗어 던지며 고품격 자족도시로 변할 수 있을까?
외형은 커졌지만 도시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산업과 경제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양시는 킨텍스로 상징되는 컨벤션산업과 화훼산업 등이 그나마 내세울만하다. 하지만 관련 산업규모가 작고 연관된 상주기업도 적어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엔 한계가 있다. 앞으로 조성될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단지는 미래 유망기업과 콘텐츠가 유치되지 않는 한 덩그러니 건물만 있는 속빈 강정에 불과할 수도 있다. ‘특례시’의 든든한 배경을 갖춘 만큼 실속 있는 고양시의 미래를 위해 이제부터 내실 있게 속살을 찌워야 할 때다.
매력 넘치는 문화콘텐츠로 도시 채워야
최근 들어 도시 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면서 각 도시들은 다양한 형태의 콘셉트와 비전을 제시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문화도시, 관광거점도시, 국제관광도시, 역사도시, 경제도시, 교육도시, 미식도시 등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상주인구와 관광객을 늘리기 위한 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고양’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아쉽게도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적 콘셉트와 메시지, 핵심 키워드가 애매모호하다. 뚜렷한 관광자원과 산업도 없다. 과거 화훼와 ‘꽃박람회’의 유명세로 인해 ‘아름다운 꽃의 도시’라는 콘셉트가 한동안 통용되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흐릿한 잔상으로 남아있다. 행주산성과 행주문화제, 서오릉으로 과연 역사도시를 표방할 수 있을까?
컨벤션 연관산업이 부족한 채 킨텍스 전시장만으로 마이스산업 도시라고 할 수 있을까? 남북한 해빙시대에 대비한 평화거점도시도 고양시만의 전유물이 되긴 어렵다. 호수공원일대 지역은 고양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관광지이자 휴식처임에는 분명하지만 미래 고양시를 대표하는 관광콘텐츠라고 자부하기엔 다소 부족하다.
고양 ‘특례시’는 걸출한 스타급 문화요소 보유가 필수적이다. 현재의 콘텐츠 자원을 더욱 세련되고 감성 있게 다듬고 정감 있는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독보적인 자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기왕에 그런 자원이 없다면 이제부터라도 새로 만들어야 하고 고양시의 매력을 한껏 발산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
현실적으로 고양시는 군사보호지역, 한강수계보호, 수도권 과밀억제 등 각종 규제로 인해 문화관광, 영상콘텐츠, 소프트웨어관련 산업 외에 대규모 산업단지 유치는 불가능하다. 반도체 등 제조산업단지를 보유한 여타 특례시인 수원, 용인, 창원과 비교 해봐도 지극히 불리하다.
고양방송영상단지를 비롯해 장항지구에 조성되는 특화단지는 훌륭한 미래 핵심자원으로 기대할만하지만 그에 덧붙여 특화 콘텐츠, 소프트웨어, 감성 아이콘 요소를 물씬 녹여내야 한다. 산업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문화감성적 프로그램으로 무장한 세계적 문화단지로 키웠으면 한다. 이미 고양에 둥지를 튼 4개 방송제작스튜디오와 함께 시너지를 내고 대한민국에서 능력 있고 ‘끼’있는 방송영상, 문화예술인들이 고양시를 찾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문화예술아카데미의 대명사인 한예종(한국종합예술학교)의 유치는 더욱 절실하다.
창릉신도시가 들어설 덕양구도 여러모로 발전 요소가 많이 있다. 화정, 행신, 능곡, 원당, 원흥 지역은 아직은 다소 부족하지만 ‘될 성 부른 떡잎’처럼 훌륭한 콘텐츠자원으로 발전시킬 요소가 많다. 고양시의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고양 특례시의 창창한 미래를 위해서도 알토란같은 문화관광콘텐츠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제부터 고양특례시를 문화로 특화하자.
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