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환 산업 생태계가 통합된 지속 가능한 도시 재구조화 나서야
[고양신문] 먼 미래의 문제로 여겨지던 기후위기가 현실이 됐다.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터전이어야 할 도시가 극단적인 기후변화 체험장으로 변했다. 이 시점에 고양시는 일산신도시 재건축과 창릉 3기 신도시 조성 등 대규모 도시 재구조화라는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 고양시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외형적 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후 중립 도시로의 체질 개선이다.
‘기후중립’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대책에 집중하는 ‘탄소중립’을 넘어선다. 도시 내 온실가스의 실질 배출량을 'Zero(0)'로 만드는 것은 물론, 도시 열섬 현상과 기습적 폭우 등 도시 기후 변화와 생태계의 불균형을 극복하는 생태적 균형 회복을 의미한다. 도시 재구조화 단계에서 기후 중립을 위한 명확한 솔루션이 필요한 이유다. 고양 시민이 앞장서서 내놓은 해답은 바로 '탄소제로숲' 조성이다.
‘탄소제로숲’은 고양시 도시 재구조화의 거울이 되어야 할 기후 중립 도시 모델이다. 숲을 없애고 건설한 도시를 다시 숲으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삶의 터전인 도시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숲과 같이 생태계 일부로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유럽연합(EU)은 이미 ‘2030 기후중립 및 스마트 도시 미션’을 통해 유럽 전역에 100여 개 실증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기후변화 대응은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편중되어 온 경향이 있다. 건물과 도로가 밀집한 도심 지역에서 빈발하는 도심 열섬 현상과 국지성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토양 사막화 같은 생태적 문제 해결 대책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도시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은 '빗물순환'과 '그린인프라'의 고도화에 있다.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빗물의 증발과 침투 및 저류가 균형 잡힌 도시 빗물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건물입체녹화, 띠녹지, 빗물정원 등을 연계한 그린 인프라가 도심 홍수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지표면 온도를 낮추고 건기 수자원을 확보하는 최상의 도시 기후 조절 솔루션이다.
‘탄소제로숲’이 제시하는 하나의 방안은 생활폐기물을 유용한 에너지와 자원으로 고부가가치화(Waste to Value)하는 산업적 솔루션이다. 소각 중심의 처리 방식이 아니라 지역 여건에 맞게 에너지나 자원으로 전환하는 다양한 혁신기술의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 폐기물을 처리 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선순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함께 빗물이 순환하며 생태적 기능이 살아 있는 그린 인프라, 그리고 폐기물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는 선순환 산업 생태계가 통합된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이 ‘탄소제로숲’이다.
고양시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비롯한 우수한 연구 인프라와 친환경 기술 기업, 그리고 시민 사회의 높은 환경 의식이 존재한다. 지자체와 지역 기술진, 시민이 함께 손을 잡고 기후 중립 솔루션을 도시 재구조화 전반에 이식해야 한다.
김현수 ST FUTURE 대표(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