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최종 조정…‘시 70%·조합 30%' 분담

대지권 미등기 최대 장애물 넘어
민 시장 "후속 절차 전폭 지원"

지난 3일, 일산서구청 가와지대강당을 가득 메운 주민과 관계자들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 결정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지난 3일, 일산서구청 가와지대강당을 가득 메운 주민과 관계자들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 결정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고양신문] 일산서구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 5159세대 주민들의 발목을 16년간 잡아온 ‘중복지적’ 오류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실마리를 풀었다.

고양시는 지난 3일 일산서구청 2층 가와지대강당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중복지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 조정회의’를 열고, 관계기관 3자 간 최종 합의 조정서에 서명했다. 이날 자리에는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 민경선 고양시장, 김영환 국회의원, 이윤승 경기도의원, 김학영·김수진 고양시의원, 김우상 한국농어촌공사 기반사업이사, 심병욱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장과 이라희솜 주민대표를 비롯한 하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로써 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국유지 전면 무상귀속 확정에 이어, 멈춰 섰던 덕이지구 대지권 등기를 가로막던 가장 큰 행정적 암초가 공식적으로 치워졌다.

16년 만에 극적인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 고양시, 국민권익위원회, 한국농어촌공사, 덕이지구 조합 등 3자 대표들이 조정서를 들고 서명 완료를 알리고 있다.
16년 만에 극적인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 고양시, 국민권익위원회, 한국농어촌공사, 덕이지구 조합 등 3자 대표들이 조정서를 들고 서명 완료를 알리고 있다.

16년 묵은 갈등, 어떻게 풀렸나
덕이지구 중복지적 사태는 1982년 지적분할 당시 덕이동 산92-32번지 일원의 임야도 정리가 누락된 데서 출발했다. 이후 도시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행정 착오가 겹치며 한국농어촌공사 소유의 구거(도랑) 부지와 사유지 간 토지 경계가 겹쳐 등록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2011년 입주한 5159세대 주민들은 온전한 토지 지분(대지권)을 등기하지 못해 집을 매매하거나 대출을 받을 때 제약을 겪어왔다.
이번 중재의 최대 분수령은 보상금 분담 비율이었다. 조정안에 따르면 보상금은 한국농어촌공사와 조합이 각각 선정한 감정평가기관 2곳의 평가액을 산술평균해 산출한다. 이어 과거 지적소관청으로서 행정적 과실 책임이 있는 고양시가 70%를 부담하고, 사업 정상화와 신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전향적인 결단을 내린 덕이조합이 30%를 분담해 농어촌공사에 지급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는 자칫 수년에 걸친 장기 소송전으로 치달아 주민 피해가 가중될 수 있던 사안을 기관과 조합의 전격적인 협력으로 매듭지은 결과다. 고양시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 고양지사와 사전 협의를 마쳤으며, 오는 11월 30일까지 지적공부 정리와 등록사항 정정·말소 절차를 속전속결로 마칠 계획이다.

민 시장 "16년 멍에 벗을 소중한 계기"
민경선 시장은 이번 조정을 두고 오랜 세월 고통받아온 주민들의 숙원을 푼 뜻깊은 결실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민 시장은 "이번 국민권익위원회의 최종 조정을 통해 덕이구역 5159세대 주민들이 16년간 겪어온 재산권의 멍에를 내려놓을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시정 철학을 바탕으로 시민의 눈높이에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는 민생 행정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 시장은 이번 조정이 단순한 서명에 머무르지 않고 최종 대지권 등기로 완성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취임 직후 관련 부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하며 문제 해결에 속도를 냈던 고양시는, 11월 말까지 예정된 중복지적 말소는 물론 향후 조합이 진행할 환지계획 변경과 준공 등 후속 행정 절차 역시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민경선 고양시장이 조정회의 직후 현장 인터뷰를 통해 16년 묵은 중복지적 문제 해결 소회를 밝히며 최종 대지권 등기까지 시 차원의 신속한 행정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민경선 고양시장이 조정회의 직후 현장 인터뷰를 통해 16년 묵은 중복지적 문제 해결 소회를 밝히며 최종 대지권 등기까지 시 차원의 신속한 행정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실제 등기까지 남은 절차와 과제는
행정적 난제가 풀렸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온전한 ‘내 땅 찾기’를 위해서는 후속 절차의 속도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복지적 정리가 곧바로 대지권 등기의 완료를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개별 세대 등기까지 완료되려면 11월 말 중복지적 말소 이후 △조합의 환지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인가 신청 △고양시의 신속한 인가 △준공검사 신청 및 인가 △환지처분 공고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쳐야 한다. 인허가의 핵심 요건인 환지계획 수립과 준공 신청은 조합이 직접 주도해야 하는 만큼, 고양시의 행정 지원과 조합의 기민한 행정 추진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은 “취임 후 합의가 난항을 겪는 현장을 직접 찾아 돌파구를 열고자 했다”며 “이번 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인 만큼 관계기관 모두가 주민 재산권 회복을 위해 끝까지 성실히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라희솜 하이파크시티 대지권등기협의체 회장(5단지 회장)은 “눈물겨운 난관을 뚫고 여기까지 온 것은 주민과 행정, 정치권, 조합, 권익위가 한마음으로 뭉친 결실”이라며 “주민들이 16년간 간절히 기다려온 것은 지적 정리 자체가 아니라 내 집의 온전한 대지권 등기인 만큼, 조합과 행정이 하나가 되어 하루빨리 등기 완료라는 로드맵을 현실로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병욱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장 역시 “저 또한 입주민으로서 이 문제를 가장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며 “권익위의 헌신적인 중재에 깊이 감사드리며, 조합 차원에서도 남은 환지 절차를 신속히 밟아 연내 사업 마무리를 목표로 총력을 다하겠다. 입주민들의 신뢰와 고양시의 전폭적인 인허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덕이지구 중복지적 현장 조정회의를 마친 뒤 관계기관 대표들과 하이파크시티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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