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일 고양시청 문화재 전문위원

우리나라의 진산(鎭山)이며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는 북한산의 정상, 백운대의 정확한 위치는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 1-1번지이다. 이곳이 고양시에서 가장 높고 아픔다우며 그 웅대한 정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북한산은 경기도 고양시를 비롯하여 양주시, 서울시의 도봉구, 강복구, 성북구, 종록, 은평구에 걸쳐 있는 큰 산이다.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 불리는 이름도 북한산과 함께 삼각산, 화산, 부아악, 북악, 국망봉, 국사봉 등 다양하다.

전체적인 북한산의 모습은 북에서 남으로 길게 이어진 형상으로 이 산에서 시작된 물이 고양과 양주, 서울을 지나 한강으로 들어간다. 또한 산언저리에 북한산을 등대고 사는 이가 1천만이 넘으니 북한산은 시로 우리에게 있어 생명이요 정신의 산이며, 어머니의 산인 셈이다.

북한산은 그 오랜 역사만큼이나 많은 문화유산이 자리해 있다. 우리나라의 여러 산성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사적지 북한산성을 비롯하여 비보의 진흥왕 순수비, 보물로 지정된 태고사의 원중국사탑과 비, 그리고 승가사 마애여래석가좌상, 삼천사 마애여래석가입상이 북한산 안에 모셔져 있다. 그 외에도 임금의 임시 거처지인 북한산성의 행궁터, 160여칸의 거대한 사찰이었던 중흥사터, 금위영 이건기비, 효자 박태성의 묘, 백운대 정상의 3?1운동 암각문, 상운사의 불상과 봉성암의 부도 등 많은 문화재가 산성 안이나 북한산 기슭에 자리해 있다. 성밖에는 아직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비지정의 문화유산도 북한산의 그 오랜 역사의시간을 우리에게 말없이 전해주고 있다.

이곳 북한산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산신제와 굿이 열린다. 마을에서 가장 큰 행사인 굿은 부왕사 옆의 굿당에서 통상 3년에 한번 음력 4월초에 열리고, 이 굿당에서 멀지않은 중성문에서는 매년 10월초에 산신제를 지내며 의상봉 중턱의 나무 아래에서는 8월초에 또다른 산신제를 모신다. 마을의 안녕과 발전, 질병예방, 산짐승으로부터의 안전, 등산객의 무사고와 가정의 행복, 그리고 북한산에서 희생된 많은 새움체에 대한 발원 등을 기원하며 정성을 쏟은 것이다.

북한산을 삼각산이라 불리우게 한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의 세 주봉은 분명 우리 고양땅에 속해 있다. 민족의 염원을 담아 새긴 3?1운동 암각문이 있는 최고봉 백운대가 그러하고, 인자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할아버지의 수염과 같은 인수봉이 우리시 북한동의 1번지를 이루고 있다. 만 가지의 경치를 가진 만경봉의 태반이 고양 땅이다. 북한산의 큰 봉우리 25개 가운데 우리시에 있거나 서울과 경계를 이루는 봉우리가 22개나 된다. 산속에 살고 있는 북한동 사람들도, 인수봉 아래의 대피소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내는 인명구조대도 고양 땅에 속해 있다.

그러나 북한산은 결코 우리 고양시만의 산은 아니다. 북한산은 수천년의 역사를 우리와 함께 해온 한민족의 산이요 역사의 산이다. 고대의 치열한 전쟁의 아픔은 물론 근대의 일제와 한국전쟁의 피의 역사, 그리고 태평시대에 수많은 이들에게 쉼터와 삶의 보금자리를 내어준 생명의 산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산은 수많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이제 북한산의 문화재가 쓰러지고 없어지는 것을 더 이상 놓아둘 수는 없다. 그리고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고 가다듬어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주고 자손 대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북한산의 역사와 생명을 일러주어야 한다. 우리 민족의 명산 북한산이 아무리 아름답고 민족과 함께 지내온 위대한 산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아이들이 이 산을 미래의산, 정신의 산으로 삼지 않는다면 북한산은 거대한 바위덩어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지켜내야 하는 미래의 산, 민족의산, 생명의 산, 북한산은 대한민국 높빛 마을, 우리의 고양의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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