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KOC위원, 올림픽CC 사장

한가위 명절을 보내면서 우리의 독특한 가족문화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가족과 떨어져 살수 없는 것이 우리 삶의 특성이다. 그런데 그 ‘어울림’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가 하면 ‘삶의 질’이 높아진 만큼 ‘나눔’을 실천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하다.

어울림과 나눔은 일맥상통한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저마다의 역할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사람의 도시 어울림’ 전시마당과 토론마당이 덕양어울림누리에서 열렸다. 사람?도시?자연의 조화를 모토로 한 이 행사는 도시가 지향해야 할 어떤 시사점을 던져줬다.

또한 고양문화재단이 펴내는 ‘높빛 세상’ 소식지는 첫머리에서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삶은 윤택해지고 풍족해진 듯하나 무언가 막힌 것 같은, 또는 단절된 것 같아 답답할 때가 많다. 그래서 생활의 선진화, 도시의 현대화가 가속될수록 조화와 소통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제는 고양시민만이 아니라 서울시민들의 발길이 잦아진 덕양어울림누리에 들어서면 문화예술과 스포츠문화가 마주하여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질적인 것 같으면서도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두 수레바퀴-'삶의 질'은 생활의 건강을 바탕으로 하여 문화가 꽃피는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 상생의 정신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10년 전 정부조직개편으로 문화부와 체육청소년부가 통합하여 문화체육부로 새로 출발할 때, 예술인들 사이에 반론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뒤 체육이란 글자가 빠져 문화관광부로 바뀌자 이번에는 체육인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했었다. 지자체의 조직에서도 변화가 많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니라 행정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 즉 통합정신이 아닐까.

이제 고양시는 그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어울림’이란 말 그대로 예술과 체육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통합행정의 능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나와 너’가 아니라 ‘우리’로 하나 되는 진정한 ‘어깨동무’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본다. 내 몫, 네 몫을 따지며 영역을 다투는 울타리를 깨버렸으면 싶다.

어울림누리의 공연장, 전시장과 새롭게 문을 여는 체육관, 빙상장이 어우러지려면 운영주체의 전문성을 살려야 함은 물론 서로 호흡을 같아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시설관리공단이라 하더라도 건물이나 조경과 같은 하드웨어의 관리 못지않게 운영 소프트웨어의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제 아무리 시설이 훌륭하다 해도 프로그램이 제대로 짜여지고 깔끔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막대한 투자의 효과를 살리기 어려운 것은 뻔하다.

또 하나 주문한다면 현대사회의 흐름대로 민간주도, 사람중심으로 가야한다. 관의 경직성은 곧 비효율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문화체육의 특성을 살리는 소프트마인드가 필요할 것이다. 지난번 ‘사람의 도시’전시회에서 보듯 덕양어울림누리를 조화를 이루어가는 상생의 ‘사람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준비단계에서, 또한 조직과정에서 좀 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