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고양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

창릉천은 북한산에서 발원하여 서울 은평구 일부 지역과 고양의 덕양구를 따라 흘러 한강으로 합류하는 하천이다. 지난 9월 고양의제21, 고양환경운동연합, 고양녹색소비자연대 등의 고양시 환경단체와 은평연대, 생태보전시민모임,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등의 은평구의 단체들이 모여 창릉천 네트워크(준)를 만들며 하천을 탐사했다.

지축역 주변의 중상류 지역을 거슬러 올라 북한산의 상류 지역까지 걸어가며, 생태보전 시민모임의 여진구 처장님으로부터 창릉천 주변의 새와 식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화도교 부근에 고수부지가 많고 운동장이나 경작지로 이용되는 구간이 많기는 했지만 아직은 아이들과 물고기와 새가 어우러지는 생물과 인간이 교류하는 생명력 넘치는 하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창릉천변 길을 걸으며, 고개를 들어 멀리 북한산 자락을 바라보니 남쪽의 앵봉산, 서오능, 진관근린공원을 지나 북쪽의 북한산, 노고단 자락으로 이어지는 녹색축이 온전하게 한폭의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다.

뚝방길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북한산에서 한강까지 이으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생태하천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었다. 더구나 서오능과 연결하면 고양의 역사 문화 투어 코스로도 제격일 것 같았다.
아야기를 나누며 한적한 뚝방길을 걷고 있는데, 중대 백로 서너 마리가 우아한 자태로 아늑한 하중도를 지나 북한산을 향해 날개짓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자세히 살펴보니 후투티, 할미새, 꼬마물떼새, 흰뺨 검둥오리, 왜가리, 쇠백로, 청둥오리, 물총새 등이 이곳에 보금자리를 꾸미고 살고 있었다.

예전에는 장어가 창릉천의 발원지인 사기막골까지 올라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수중보에 막혀 물고기들이 넘나들 수 없는 곳이 많다고 하니 안타깝다.
시멘트 공장의 오염물질과 하수관로들이 창릉천 물을 오염시키고 있지만 다양한 새들의 낙원이며, 온갖 물속 식물과 수서 생물들이 안식처인 창릉천이 삼송지구가 개발되더라도 이런 자연스런 모습을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장어가 사기막골까지 올라오는 창릉천’
‘새들을 항상 관찰할 수 있는 창릉천’
‘자전거로 북한산에서 한강까지 달릴 수 있는 창릉천’
‘지금처럼 북한산을 바라볼 수 있는 창릉천’

이런 창릉천의 모습은 청계천처럼 수조원을 투자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 상태로 아름답게 보전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가능한 일이다.

이제 삼송지구 개발이 눈앞에 다가왔다. 삼송지구 개발로 이 아름다운 창릉천 뚝방길은 넓은 차도로 바뀌고, 후투티와 꼬마물떼새의 보금자리는 주차장이나 조깅코스로 변할 위기에 처했다.우리 창릉천 네트워크는 창릉천이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할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탐사활동, 대안제시 운동, 복원운동 등을 함께 펼쳐 나가기로 했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다양한 수서 생물들과 물고기와 함께 노닐 수 있는 창릉천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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