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재 고양시 시립도서관장

내가 근무하는 마두 도서관에도 가을이 다시 찿와 왔다. 오전 근무를 마친 후 동료직원과 같이 내 초등학교 시절 친구 이름과 같은 최남식씨를 만난다. 그는 정성과 친절을 근본으로 도서관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분이다.내가 마두도서관으로 부임한 후 시간이 지남에 직원 외에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그와는 이야기 중 어느 정도 문학적인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지금도 나는 내가 맨 처음에 왔던 마두도서관의 겨울을 가끔씩 회상한다. 눈 내린 산자락에 위치한 도서관은 정발산 공원 설경과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놓고 있었다. 그날 마침 겨울방학 독서교실 수료증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흰 눈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그 다음 지하 구내식당으로 직갔었다. 

직장인이면 누구나 경험했겠지만 새 근무지의 서먹한 분위기와 전날 먹은 술로 속은 아파서 그날 시킨 음식이 아마 해장국이었는데 왜 그리 밥알이 딱딱하게 느껴지고 목이 메어 오던지 처음 맛본 본 식당의 맛은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사무실의 일이나 아니면 기타 다른 일로 매일은 못가지만 지하에 있는 구내식당을 일주일에 한 두 번은 내려 가 신세를 지고 나는 식당의 많은 메뉴 중에서도 골고루는 좋아하지는 않지만 소문난대도 돈가스를 즐겨 먹는다. 그에 말에 의하면 맛 소문이 나기 시작한 마두 도서관 식당 음식 메뉴는 한 때는 도시락을 싸온 이용자들이 식당 이용객으로 전환되었다고 은근히 자랑도 한다.

도서관의 인근이 공원이기 때문에 놀러온 가족들 하며 도서관 주변사무실의 사람들도 삼삼오오 들르기도 하고 다른 이들도 도서관식당이 뭐 그렇겠지 하며 하다가 지금은 주 고객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구내식당이 이용자는 물론 많은 이에게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업무는 아니지만 도서관의 일을 거들어 주는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을 늘 고맙게 생각하고 또 사람들의 일상에서 먹는 일의 중요한 일임을 부인할 수없게 된다.

도서관의 시설중 식당과 매점은 편익시설이고 사실 법적인 설치규정은 없으며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공공도서관의 시설기준 중 도서관의 입지조건으로 주민의 인지와 접근이 용이한 곳에 위치하는 것이 한국도서관기준에 명시되어있으며 도서관의 시설중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사항이다.

또 중앙관은 가능한 한 도심지의 번화가에 건립하고 분관은 주택지역과 근접한 상가, 시장, 업무 활동지역의 부근으로 큰길 교차로 근처에 위치로 한다. 이런 기준면에서 본다면 고양시립도서관의 본관격인 마두도서관은 일산 신도시 건립시 이미 계획된 도서관으로 일반원칙에 모든 조건에 완벽하지 않으나 일산신도시의 주산인 정발산을 배경으로 한 외관미는 국내외 도서관에 보다 뒤지지 않는다.

도서관업무엔 처음이고 사서직도 아닌 행정적인 나는 관장으로 발령 후  타 도서관을 알기 위해 작년엔 국립중앙도서관에서부터 시작해 올핸 어린이 도서관건립에 대한 자료준비 차 청주도서관과 비롯해 심지어 여름휴가지엔 남아공 케이프 타운 도서관과 하바드대학 도서관까지 연수는 아니지만 들러보고 왔다.

그러나 건축 문화상을 수상한 건축미에도 불구하고 본관의 내부 공간이 넉넉하지 않고 쾌적하고 여유있는 공간을 이용자에게 완벽하게 제공할 수 없으나 이에 비해 화정 백석 신설 분관있어 다행한 일이며 본관을 비롯한 행신 원당의 기존의 도서관들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내용으로 한 활용방안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한다.

지난주에 2006년도 주요 예산 업무보고회가 있었다. 나는 시장님께 우선 마두도서관의 주차난 해소 방안으로 도서관 광장 화단을 활용한 주차장면수의 증면과 행신도서관의와 외벽 보수공사에 대해서 보고를 드린바 있고  연차적으로 계속 보수 보완 해 나가려고 한다.

그리고 보니 올해가 만기인 구내식당에서도 운영이 재계약되어 기뻐하며 그의 특유한 빠른 말투로 주방의 에어컨 설치 등을 건의했던 내용을 들어주지 못해 그를 볼 때 마다 미안하나 다시 한번 검토 해봐야할 듯하다.

3층 옥상에서부터 지하 어린이 자료실까지는 나의 훌로아 워킹 코스(Floor working cours)이며 오늘은 구내식당에서 그의 경영철학을 들었다.
행정경험이 있는 그가 구내식당의 사랑의 마음을 전제로 한 팀웍의 방법을 실행하며 멋진 인생을 위해 라틴댄스도 배우고 자신을 열심히 불태운다고 하나 구내식당에 가면 늘 흘러나오던 '마이 웨이'를 요즈음은 웬일인지 들을 수 없다.
 
내일은 식당에 가면  마이 웨이 곡을 신청 해야지 아마 내게도 가을이 이만큼 와서일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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