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경 강촌수필 회원

강제보다 운전자 의식에 맡기자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모든 도로에는 과속 방지턱이 속속 설치되고 있다. 사고를 막아보자는 것이지만 운전자들은 과속 방지 턱을 지날 때면 속도를 급격히 줄여야 할 뿐 아니라 넘는 순간 차에 닫는 충격으로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자동차가 많은 대신 사고도 많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만들어 진 것이 과속 방지턱이다. 과속 방지턱은 안전을 위해서 고안된 도로 설치물로 사고 예방면에서 요긴한 면이 있다. 그러나 과속 방지턱은 지극히 후진적 방책일 수밖에 없다. 안전에 대한 자발적 의식개선을 요구 하는 것이 아니라 강제적 억지조치일 뿐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과속 방지턱을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다. 대신 각종 표지판이 곳곳에 합리적으로 설치되어 있어 비록 좁은 길이라도 자동차가 물 흐르듯 안전하게 빠져 나간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이들 교통 표지판을 철저히 지킨다. 자신의 생명과 타인의 생명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표지판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과속 방지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다시 민원이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과속 방지턱을 설치하고 있다.

과속 방지턱의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밤길에 느닷없이 나타나는 과속 방지턱에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짐차에 실려 있던 귀중한 상품들이 파손되기도 한다. 또한 방지턱으로 인해 소모되는 연료는 어마어마한 낭비다.

우리의 자동차 문화는 아직까지 후진적인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동차를 운행하다 보면 전국 어디에서나 교통안전 표지판은 말 할 것 없이 이정표마저 불합리하게 설치되어 있는 것을 수 없이 발견하게 된다. 이는 교통정책의 전문성과 효율성 그리고 담당 공무원들의 후진적 의식수준을 반증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제는 과감히 우리의 국민의식을 믿고 전국 도로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과속 방지턱을 과감히 철거해야 한다. 우리 몸 안의 피가 잘 돌아야 건강해 지는 것처럼 효율적인 도로를 유지하여 자동차 흐름이 잘 이루어져야 건강한 나라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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