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봉사회 고양지구협의회장 윤찬녀

대한적십자사가 반포된지 올해로 벌써 100년이 됐다.
1905년 고종황제의 “널리 구제하고 고루 사랑하라”는 칙령으로 대한 적십자사 규칙이 반포되고 운영되어오던 중 나라마다 한 개의 적십자사만 둘 수 있다는 규정으로 1909년 일제의 강압에 의해 일본과 합병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다시 대한적십자사를 찾아 지켜온 선배 봉사원들의 땀과 노고로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이 탄생했다.

지난 10월 27일은 대한적십자사가 100주년을 맞는 날로 전세계 170여개국 적십자 대표들이 우리나라에 모여 제15차 국제적십자사 연맹총회를 열기도 했다. 지금까지 연맹 종주국인 미국 이외에는 국제총회를 열어본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우리가 총회를 유치하게 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제는 지역에 있는 많은 봉사회도 나름대로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 나가야 할 때라고 본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고양지구협의회]도 그동안 많은 자원봉사를 해왔다고 자부한다.
혈액사업, 지역보건사업, 안전사업, 청소년 적십자사업, 이산가족찾기사업, 인도법보급 등 적십자사 고유의 전문 봉사활동은 기본이다. 여기에 고양지역 봉사원들은 연례행사처럼 재해지역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파주·연천 수해현장 이재민 긴급구호활동과 고성산불현장에 지원을 나가기도 했다.

또한 평상시에는 지역봉사로 독거노인, 장애우 및 불우 청소년 등 지역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분들을 위해 밑반찬 나누기, 목욕봉사, 겨울철 김장봉사, 장애우 및 노인들의 호수공원 나들이 봉사를 매년 벌여왔으며 최근에는 다른 단체들과 함께 내고장 하천 살리기와 추억의 꽃길 가꾸기 행사도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수많은 봉사활동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지원과 관심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것 같다.
올해 시는 사회단체 보조금으로 95개 단체에 10억2천만원을 지원했지만 인구 100만이 가까운 도시에서는 적은 감이 있다. 순수 봉사단체에 지원된 금액만 따지자면 이보다 더 적은 돈이 지원됐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수많은 어려운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몇몇 단체들의 생색내기용으로 사용하는 예산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흔히 자원봉사원을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등불이라고 한다. 이 등불은 잠시 타고 마는 등불이 아니다. 연말에 반짝하는 1회성 행사로 불우이웃을 찾는 것은 진정한 자원봉사가 아니다. 누가 알아줘야만 보람을 느낀다면 도움을 받는 이들도 고마움이 덜할 수밖에 없다.

이웃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있다면 이제는 실천해야 한다. 아직도 고양시에서는 봉사해야 할 곳이 많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봤다면 같이 거들어야 한다. 자원봉사자가 많은 사회가 따뜻하고 성숙한 사회라고 한다. 자원봉사는 이득을 추구하지 않는 자발적인 구호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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