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동주민자치센터 ‘작품전시회’ 열어

일년 내내 땀 흘리며 정성껏 준비해온 고양동주민자치센터 ‘제4회 작품전시회’가 지난달 28일 열었다.
개막식에서 박대훈 주민자치위원장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치센터에서 배우고 익힌 수강생들을 격려하면서 “언제나 참여하는 고양동 주민이 되어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주민자치센터는 총 18개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올 1월부터 현재까지 센터 이용인원은 13,500여명에 달한다. 특히 노래교실, 꽃꽃이, 종이공예, 바둑교실, 레고닥터, 서예교실, 미술 등의 강좌를 통해 주민들의 문화활동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안은정 간사는 경과보고를 통해 밝혔다.
인사말에서 장승순 동장은 “주민들이 창작 의욕과 작품 활동으로 생활의 활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며 전시된 작품들에서 작은 행복이 담긴 것을 느낀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어 노래교실(이춘선 강사) 수강생들의 공연은 전시장의 열기를 더해 주었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전시장에는 미술 동호회원들의 작품이 걸렸다. 오순식 강사의 작품은 통일의 염원을 담은 듯 백두산이 보이는 무궁화를 그려놓았다. 소질보다는 노력하는 사람만이 누리는 기쁨 때문에 8년째 그림을 그린다는 길경애씨의 작품 ‘모녀’는 외동딸 새봄이(10세)를 그림으로 옮겼다고. 전시장 벽면 아래에는 옛날에 사용하던 국수틀, 소코뚜레, 물레, 풍구 등 민속품들이 전시되어 옛 선조들의 생활 모습을 잠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동사무소 2층 지역 특산품 코너에는 꿀, 생활도자기, 전통찻상, 표고와 느타리 버섯, 장미꽃 30단이 전시되었고 특히 박대훈 주민자치위원장이 밭에 파종하여 8월말경 화분으로 옮겨심었다는 배추화분들이 눈길을 끌었다. 고구마, 호박, 밤 등 가을 농산물로 가득 채운 지게도 정겨워 보였다.
테이블에 죽 나열된 우승 트로피는 바둑교실의 발자취를 잘 말해주고 있었다. 바둑교실 윤갑웅 강사는 교육청장배에서 이지형군(초등6)이 강호들을 물리치고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자치센터의 큰 성과이었다며 “소심한 아이들이 결단성과 침착성, 집중력이 생기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김희태씨는 장미꽃 재배와 농사가 본업이지만 틈틈이 먹을 갈아 붓글씨를 쓴지가 8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는 행초소체로 명신보감 개성편에서 참을 인에 대한 글을 한 획 한 획 힘차게 써내려 갔다. 고인자 강사의 꽃꽂이 작품은 버려지는 편백나무와 단충나무를 재활용해 호접란과 함께 자연을 그대로 옮겨다 두었다.
꽃 박람회에서 꽃 장식연출과 외국의 경험을 토대로 이곳 수강생들에게 꽃의 즐거움을 전해주며 보람을 찾는다고. 이밖에도 이미강자씨의 보랏빛 양초와 장미꽃으로 연출한 파티테이블 장식과 말채를 휘어서 1주일이 걸려 종으로 만든 김영숙의 작품에서는 성탄절이 얼마 안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복도 한 켠에는 ‘백설공주 일곱난장이’ 중 마녀가 사과 가져오는 장면을 머메이드지와 구김 주름지로 3개월에 걸쳐서 종이액자를 만든 오경옥의 작품도 돋보였다. 잎새들을 모두 떨궈내고 겨울채비를 서두르는 나무들과는 사뭇 다르게 그들은 또 다른 시작을 전시회를 통하여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2일에는 고양동의 새로운 명소인 ‘걸어다니는 도서관’이 개관했다.‘벽제관지’가 이웃하고 있고 마을 들머리에 위치한 30평 규모의 도서관에는 4천권 정도의 책을 비치해 놓고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서 사서를 한 적이 있다는 이민희 사서는 “청소부터 종합적으로 혼자서 관리하고 있는데 주인의식이 더 생겨서 출·퇴근의 피곤함도 잊는다”고 말했다. /박영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