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쿠폰으로 시 행사 할인혜택

전업주부라면 아이가 학교로 등교하기 전에 부스스한 얼굴로 교통지도를 하러 나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별 문제 의식이 없다가 한해 두해 지나다 보면 왠지 이게 아니라는 반감이 든다.

꼭 그렇게 불려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전업주부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 학교의 경우는 학기 초에 녹색어머니를 뽑는데 저학년들은 할 사람이 많지만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할당인원을 채우기가 힘들다.

모든 학부모에게 의무적으로 서게 하는 학교의 경우에는 매일 빠지는 인원들이 꽤 많아서 제대로 된 교통지도를 하기 힘들다고 한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교통 도우미가 이렇게 되어서는 안된다.

녹색어머니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경기도 광주에 사는 친구로부터 그 해법을 들을 수 있었다. 광주시는 녹색 서는(등하교길 교통지도를 이렇게 표현한다) 엄마들에게 쿠폰을 나눠준다는 것이다.

자원봉사로 인정하고 쿠폰으로 나눠줘 그것으로 시에서 하는 행사 등에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노동이 가치있게 여겨지고 나중에 나이가 들면 그 쿠폰으로 다른 봉사를 받을 수 있는 적금처럼 여길 수 있다고 했다. 어쨌든 광주시가 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전업주부가 많은 고양시에 보완될 여성정책 중 하나는 여성들이 사회에서 나올 수 있게 육아와 보육의 짐을 사회가 덜어 주어야 하고, 또 하나는 그 노동력이 유용하게 쓰여지겠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중 하나가 녹색어머니를 비롯한 모성과 순수한 자원봉사라는 이름으로 댓가없이 동원되고 있는 갖은 봉사활동에 대한 유급화가 필요하다.

나는 녹색어머니 대신 녹색지킴이로 명칭을 바꾸어 아이들의 등하교길을 엄마만이 아닌 지역민 전체가 책임진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학부모 도우미도 학교차원에서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실행하길 바란다.

김수경 /황룡초 학부모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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