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거부하며 손짓만으로 의사표현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공사를 반대하며 경북 안동의 개인 수행처에서 단식해온 지율스님(48)이 지난 5일 일산 동국대학교병원으로 입원했다.

이날 오전 11시 45분쯤 신륵사 주지 세영스님 등과 함께 엠뷸런스를 타고 안동을 출발한 지율스님은 오후 3시께 일산 동국대병원에 도착해 응급실을 통해 3층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중환자실에서 담당의사가 지율스님의 몸 상태를 체크한 후 곧이어 담당의사인 김영권 교수(중환자실장, 심장혈관내과), 신륵사 주지 세영스님, 불교인권위원회장 진관스님, 불교환경연대 최경애 사무국장, 에코붓다 백혜은 사무국장, 정토회 박석동 기획홍보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이뤄졌다.

입원 당시 지율스님의 몸 상태는 혈압 94/59, 맥박 70 정도의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체중은 현재 31Kg으로 단식한지 100일이 넘으면서 평상시(55Kg)보다 상당히 많이 빠져있어 담당의사인 김영권 교수는 ‘마른 암환자와 같은 모습’같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비교적 의식은 괜찮은 편이며 말은 알아들을 수 있으나 탈수가 심한 상태이고 오랜 단식으로 기력이 떨어져 말은 거의 못하고 있다"며 근력이 많이 떨어져서 손을 잡을 수 있지만 손을 들긴 힘들고, 발가락도 움직일 수 있지만 발을 들긴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는 수분 공급이 가장 필요하지만 지율스님이 링거액을 거부하고 있어 함께 활동했던 스님들과 가족을 포함한 지인들이 물 섭취와 수액 주사를 맞을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단, 혈액검사에 대해서는 수긍을 하며 중환자실에 오자마자 채혈, 혈액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신경학적인 검사와 시력의 이상 여부를 위한 안구 검사도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지율스님은 검사 거부나 수긍에 대해서는 손짓으로 의사표현을 하고 있다.

한편 동대병원측은 지난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수축기 협압이 8~90정도로 입원시보다 저해된 상태이고 맥박수는 빨라져 상태가 더욱 악화되있다고 밝혔다. 특히 "하체의 감각저하가 심해 중추신경계로 진행될 수 있으며 심전도 이상이 발견되 심장 상태도 악화되고 있다"며 심각한 칼로리, 비타민, 미네랄 부족 및 전해질 이상으로 언제든지 생명의 위허을 초래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동대병원측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지율스님을 밀착감시하고 있지만 수분섭취를 제외한 어떤 치료도 거부하고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율스님이 몸 상태가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경북대병원이 아닌 일산 동국대학교병원으로 오게 된 경위는 양 `한방 협진이 가능한 병원의 특성상 회복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때문. 기존에 한방 치료를 받은 바 있는 지율스님의 의지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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