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봉/고양예총 회장

지난 2005년의 고양시는 20대의 이상을 품은 젊은 청년처럼 왕성한 열정으로 땀 흘려 노력한 한해였다. 또한 (사)고양시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고양예총)도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땀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각 협회가 벌인 풍성했던 활동은 고양시가 문화의 도시란 자긍심을 갖게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는 지금까지 쌓아온 문화예술활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정립해야 할 시기이다. 우리에게 기대와 목표가 있다면 그 기대에 부응하는 노력을 통해 목표인 꿈은 이뤄진다.

그러나 목표는 나, 우리, 그리고 나아가 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가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가치있는 이상이 실현돼야 모두가 함께 기뻐할 수 있으며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문화예술계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 하나 올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과를 받아들이는 겸손의 정신이 절실하다. 성경에 “하나님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군의 경성함이 허사로다” 라는 말이 나온다.

인간이 아무리 좋은 일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돕지 않으면 뜻하는 바대로 되지 않는다. 이 가르침은 우리에게 겸손의 미덕을 권한다. 겸손을 통해 나의 울타리가 우리의 울타리가 되고, 우리의 울타리가 사회의 울타리로 넓어진다.

이제 고양예총이 첫발을 디딘 지도 어언 12년이 되었다. 앞으로 개관하게 될 일산아람누리와 현재 활발히 공연을 유치하고 있는 덕양어울림누리라는 최적의 예술문화자원을 갖춘 고양시는 훌륭한 예술인재와 공연장의 만남이라는 확고한 문화예술시스템을 갖추게 된 셈이다.

한 도시의 순수문화예술이 부흥하려면 먼저 그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하고 시에서는 제도적 배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여기에 문화재단은 예술인들과 관객을 긴밀히 연결시켜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술에 관심을 갖고 사랑해 줄 수 있는 좋은 관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로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대중문화와 인터넷 게임에 열광하고 순수예술분야는 외면당하고 있다. 그러나 순수예술을 통한 정서함양과 성숙만이 사회를 올바로 변화시킬 수 있다.

물질적 풍요의 추구만이 아닌 순수예술을 통한 정신적 풍요도 추구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점차 인정이 사라지고 폭력이 난무하며 각박해져가는 것을 막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정서를 위해 순수예술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공연문화에 있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초대권 문화이다. 많이 관람한 공연은 성공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한 공연이라고 치부되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 지역의 문화 예술이 진정 발전하고 꽃을 피우려면 관람자의 안목이 높아야 하고 적어도 티켓을 구입하고 관람하는 문화가 이뤄져야 한다.

순수예술 종사자들은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만들고, 기업이나 시 당국은 후원을 하고, 시민들은 기꺼이 관람료를 지불하고 작품을 즐길 수 있을 때 아름다운 문화의 도시를 꽃피우게 될 것이다. 

필자 또한 시민이자 예술인의 한사람으로서 문화예술의 향기가 넘쳐나는 고양시의 한해가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