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화수중 학교운영위원장

  3월이 시작되면  첫 아이가 입학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아이 입학으로 또 다른 삶의 전환기를 맞이하며 옆집 엄마의 염려 속에서 나만 고상한 척 학교를 외면한 때가 엊그제 같아요.

그러다 정말 다른 엄마들은 어떤 고민을 하며 사는지 궁금해 무작정 114에 학부모단체 안내를 받았고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에서의 건강한 학부모 역할에 대한 사례들을 만나며 저도 함께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학부모의 제반 고민을 혼자가 아닌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을 3년째 하고 있지만 첫 출발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대로 자기 생각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며 첫해를 보냈지요.

'우리 앤 공부도 못하는데…/그거 돈 많이 내야 하는 것 아닌가?/소신껏 말하다가 찍히면?'
이런 오해로 학부모 대다수는 운영위 참여를 거북해 합니다. 오해는 대부분 나 자신의 편견에서 시작되고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운영위에선 학칙 및 예결산 심의, 교복공동구매 등으로 학부모부담 줄이기, 학교교육계획에 의견반영하기, 또한 교육감 및 교육위원 선거권 등을 가지며 교육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 다음 해 저는 급식소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학부모들이 가진 문제의식을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운영위원 소임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지난해는 화수중 운영위원장이 되어 학년별 학부모회의 의견수렴을 한 뒤 학운위에 반영하는 의사소통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또한 운영위원회의에 해당 학년 학부모가 직접 참관하도록 했어요. 예를 들면 수학여행지에 산불이 나서 안전이 우선인 학교의 입장과는 달리 그럴수록 더 산불 난 지역으로 가야  산교육이고 그 지역경제를 살리는 상생의 선택이라는 의견을 모아 2학년 대표들이 참관한 가운데 학운위에서 표결을 거쳐 설악산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학교운영위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화수중학의 활동을 설명해드리면 학부모 총회 때 연중사업계획 설명을 시작으로 

△졸업앨범전시회 참여, 교복공동구매로 학부모 부담 덜기 △학부모 급식교육 △급식후원의 날을 통한 급식모니터링과 자발적인 급식후원금 모금 △식자재업체 방문, 위생 점검 △10주년 개교기념축제 도우미와 음료, 빙과 판매 수익금으로 발전기금 기탁 △병마와 싸우며 트럭에 사는 일가족 돕기 등

이런 행사는 여러 운영위원과 학부모, 학교의 뒷받침이 없으면 안 될 일이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개인이 이미 가지고 있는 참여의식과 잠자고 있는 문제의식을 서로 자극해 함께 하는 삶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고 합니다.

‘첫째가 고수요 둘째가 명창’이라는 말처럼 고수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웃집 아줌마와 괜한 잡담과 치맛바람만 일으킬 게 아니라 훌륭한 추임새로 소리꾼들의 실력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하는 고수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저는 살리는 일을 하는 주부 즉 살림주부입니다. 가끔은 남편, 아이, 선생님 기 죽이는 일도 하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에 기운을 모아 교육의 한 주체로서 멋진 추임새를 넣는 고수가 되고자 합니다.

이제 새학기가 시작되면 새로이 학교운영위를 구성하게 됩니다. 학부모님들이 보다 많이 운영위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에 주저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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