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민회 ‘차와 함께 하는 회원의 날’ 가져

시민단체 회원모임이 모처럼 술 대신에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고양시민회는 지난 25일 유림회관 5층 예절실을 빌려 그곳에 비치된 다구를 이용해 차를 마시며 ‘2월 회원의 날’ 행사를 가졌다. 회원의 대부분이 남성인 시민회는 그동안 회원의 날 모임이 술자리로 이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이날은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백호 단원문화원장이 참석해 차의 유래와 차 달이는 법, 차를 통한 대화의 유용성 등을 설명했다.
김 원장은 “중국 다도는 실용성을 강조해 주전자에 많이 끓여 자주 마시는 식이며, 일본은 형식미를 강조해 무릎을 꿇고 엄격한 격식을 갖추기를 요구하는데 반해 우리 다도는 격식를 강요하지 않고 대화를 중요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백호씨는 우리나라에서 차를 많이 마신 시기는 고려시대였다며 지금의 ‘차례’라는 말도 이 시기 명절제사에는 차를 올리는 것에서 연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선이 건국하면서 고려왕조의 문화를 뒤바꾸면서 차를 배척하고 제사상에도 술이 올라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차문화는 조선 후기에 실학자들에 의해 다시 부흥하는데 여기에 앞장선 사람들이 호를 다산이라고까지 지은 정약용과 김정희, 초이선사 등이었고 이들에 의해 한국식 다도가 완성되었다고 차 문화의 역사를 설명했다. 그러나 한일합방 이후 일본에서 공부한 지식인들이 일본식 차문화를 접하고 우리나라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의 영향으로 형식을 강조하는 일본식 다도만이 다도로 잘못 알고 있다고 김 원장은 지적했다.
김백호씨는 차의 장점으로 “몸의 탁기를 정화시켜 세상을 바로 보게 하고, 타인과의 소통을 이루며, 대립이 아닌 어울림으로 조화를 이뤄내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에서 차를 통해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원장은 단체나 모임에서도 ‘차 마시는 모임’을 가질 것과 가정에서도 자녀들과 함께 ‘차 마시는 날’을 실천해 볼 것을 권했다.
이날 차 마시는 모임에 참여한 임철호 시민회 대표는 “남녀가 처음 만날 때처럼 어색하기도 하지만 마음이 끌리면 너 없으면 못살겠다고 하듯이 분위기에 마음이 간다”며 “앞으로 여러 모임과 회의 때 차를 먼저 마시며 진행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권영애 시민회 사무국장은 “다구를 갖춰 차를 마셔보긴 처음인데 분위기가 좋고 마음이 평안해진다”며 참여 소감을 밝혔다.
성균관유도회 고양시지부가 운영하는 유림회관 5층 예절실에는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다구와 다상이 마련돼 있으며 사용을 원하는 단체는 유도회(☏962-0612)로 신청하면 손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